울산 CJ대한통운 택배분회장 고공농성 돌입

"36일째 파업해도 회사측 한 차례도 공식 협상 안 해"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울산지부 CJ대한통운 택배분회 백상식(43) 분회장과 배찬민(47) 조직담당자가 13일 새벽 3시 서울 여의도에 있는 광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지난달 8일부터 36일째 ‘약속 이행’을 회사에 요구하며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다. 회사측은 법원에 파업과 관련해 노조관계자에게 31억원의 손배가압류를 신청했다. 울산분회는 조합원 전체가 3일부터 서울로 올라가 대시민 홍보전 등을 진행한다.

  백상식 CJ대한통운 울산분회장(왼쪽)과 배찬민 조직담당자가 3일 오전 새벽 3시에 서울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출처: 백상식 분회장]

고공농성에 돌입한 백상식 분회장은 3일 새벽 5시 50분 전화통화로 “CJ대한통운 회사 측이 언론을 향해 노조 요구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고 호도해 파업이 고립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사실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고 했다. 백 분회장은 태풍이 오는데도 고공에 올라간 이유를 "택배노조 투쟁을 알리는데는 이 길 말고 답이 없었다"고 했다.

울산 CJ대한통운 택배분회는 노사가 2013년에 합의한 ‘확약서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택배 기사는 개별사업자 등록증이 있는 개별사업자라서 노동조합으로 인정할 수도 없고 단체교섭 대상이 안 된다”며 공식 협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CJ대한통운택배 노사는 지난 2013년 △금전적 패널티와 차등수수료 폐지 △근거 없는 사고처리 책임 부과 금지 △편의점 집화마감시간 단축 노력 등을 약속하는 ‘확약서’를 문서로 남겼다. 하지만 최근 회사는 택배기사들에게 기사 책임 없는 고객 원물대(물건값)를 수수료에서 차감하는 등 확약서 내용을 지키지 않았다.

택배노조는 “노조는 임금인상(수수료 인상)이나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2013년에 회사가 약속한 확약서 내용을 이행하라는 것과 확약서를 다시 공식 문서로 남기자는 것이 파업을 벌이는 이유”라고 여러차례 밝혔다.

택배노조는 지난달 8일부터 조합원 91명이 전원 파업에 동참해 전면파업을 벌였다. 회사는 화물연대울산지부장에게 10억원, 백상식 분회장 등 5명에게 3억원, 조합원 78명에게 10억원 등 총 31억원의 손배가압류를 법원에 신청했다. 또 파업과정에 이상락 화물연대 경남지부장이 ‘특수공무집행방해’로 지난달 16일 구속됐다. 백상식 분회장도 폭행, 재물손괴, 업무방해 등을 이유로 형사고발된 상태다. 백 분회장은 "울산에 봉고차 등을 이용해 택배 아르바이트하는 아주머니가 몇 분 계시는데 회사는 비조합원인 그분들에게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했다.

  울산 CJ대한통운 택배노조가 지난달 총파업 출정식 뒤 회사 앞에서 '확약서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출처: 울산저널 용석록 기자]

  경찰이 화물연대 조합원을 강제연행하는 장면 [출처: 화물연대울산지부]

지난 2013년 5월 CJ GLS와 대한통운택배가 통합하면서 나온 회사와 택배기사 계약서에는 금전적 패널티(벌금)와 수수료 삭감 조항이 있었다. 당시 이에 반발한 택배노동자가 파업을 벌여 택배부문장에게 ‘금전적 패널티와 차등수수료 폐지’ 등의 내용이 적힌 ‘확약서’를 받았다. 노조는 최근 회사가 다시 금전 패널티를 적용되는 등 문제가 생기자 지난 3월 회사측에 교섭공문을 발송했으나 회사는 불참했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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