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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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의 300일, 한일레미콘 노동자들의 분노

참세상  / 2005년06월24일 18시16분

홍석만/ 어느 날 갑자기 여러분들의 직장에 새로운 사장이 나타나서
내일부터 회사 문 닫으니 다 나가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현재 10개월이 다 되도록 길거리를 전전하며 투쟁하고 있는
한일레미콘 노동자들, 평균연령 쉰 셋의 노동자들이
작년 8월 31일, 그렇게 내쳐졌다고 합니다.
오늘은 전국건설운송노조 박경욱 한일분회장님과 함께
어떻게 투쟁해오고 계신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분회장님 안녕하세요.

박경욱/ 네, 안녕하세요.


홍석만/ 장장 10개월, 300일이 넘는 투쟁을 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시작되게 된 건가요?

박경욱/ 한일시멘트라는 데가 굴지의 시멘트 회사인데, 레미콘 공장을
서른 개가 넘게 가지고 있어요. 한일 시멘트 30여개 되는 계열사
중에서 노조 있는 회사가 우리 남인천 공장 그거 하나 있어요.
젤 조그만 회사인데, 여기가... 그런데 작년 8월 31일 사업주가
바뀌는 과정에서 시멘트 본사에서 부사장 직책을 가지고 있던
김동문이라는 사람이 정년퇴직하고 사장으로 내려온 겁니다.
그런데 사업을 하러 온 사람이 사업할 생각을 안하고
오자마자 노조간판 떼어내라. 노조 탈퇴하면 선별계약을 하겠다,
그러면서 공장 문을 닫아버린 겁니다.
우리가 이중 삼중으로 더 고통받는 게 뭐냐면은 전 사업주인 한일
시멘트 부장 출신 송필수한테서 그 레미콘차를 강제불하를 받은
거예요. 그 사장이 불하를 받아서 자기가 3년 동안 잘 벌어먹다가
자기가 떠날 때 되니까 우릴 깜박 속여가지고 강제 불하를
시킨 거예요. 몇 천만원짜리 차를 강제불하 받아 가지고
채 2개월도 안되서 쫓겨났으니 빚더미에 나앉게 된 겁니다.

홍석만/ 새로운 사장이 처음부터 노동조합 해체를 목적으로 내려왔다는
건가요? 구체적으로 어떤 근거가 있을까요.

박경욱/ 사장입네 하고 온 사람이 사업을 해야되는데 전화도 하나 없이
컴퓨터도 하나 없이 사무실 집기도 하나 없지 사무실 직원들도
없어, 그런 게 무슨 사업을 하러 온겁니까. 완전 우릴 죽이려고
작정하고 온 거 아닙니까. 거기다가 또 한일 시멘트 본사에서는
6개월 동안 무상임대를 해준 거예요. 월 임대료가 1200만원이예요.
무상임대를 해준 이유가 뭐겠습니까.


홍석만/ 한일 시멘트 본사에서 새로운 사장에게 6개월 동안 공장을
무상임대 해줬다는 건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좀더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박경욱/ 얘기하면 참 답답하고 오래가는데, 한일 시멘트에서는
작년 7월 초에 인천에 있는 잘 돌아가던 레미콘 공장을
비싼 값에 인수를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근데 그 공장을 가동하려고 하니까 껄적지근한게, 여기 남인천
공장이 노동조합에 가입이 돼 있으니까 그쪽도 흡수가 되서
노조가 커질까봐 그래서 지레 걱정을 한거 같아요. 우리가
몇 사람 없으니까 그냥 고사시켜라. 분명히 그런 지시를 받았겠죠.
사업을 하러 온 사람이 공장 한 시간도 안 돌리고 몇 달동안
세워놨는데, 그런 당신네들이 임대료를 받아서 먹고사는
사람들이라고 쳐도 어떻게 무상으로 임대를 해주냐, 그리고
전 사업주는 더 사업을 하겠다는데 왜 내쫒았냐, 이거는
지나가는 애들 다 잡고 물어봐도 원청인 한일 시멘트에서
사업주 선정과정에서 노동조합 깰려고 지시한 걸로 밖에
이해가 안 가는 거죠.

홍석만/ 정황상 사측의 의도가 분명해 보이는데요. 8월 31일 이후에는
어떻게 진행이 된 건가요.

노조활동 정도에 따른 성향분석 리스트까지 만들어 선별계약 종용


박경욱/ 그 이후에 단 한 시간도 공장가동이 안됐었어요. 그러다가
새로운 사장 밑에 전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을 시켜가지고
소위 블랙리스트 있잖습니까. 기사들 성향분석리스트 그걸
만들어가지고 다니면서 한우리회라는 조직을 하나 만들었어요.
그런 사조직을 만들어서 조합원들끼리 노노싸움을 시켜가지고
노동조합을 어떻게 해서라도 깨부술라고 계속 조합원들을
전화상으로 협박하고 회유하고 그렇게 하다가 적발이 된 거예요.
우리는 공장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공장 돌릴 생각은
안하고 블랙리스트 적발되니까 그 뒤에 얼굴 한번 안 비쳤어요.
그 이후에 한일 시멘트가 원청이다 보니까 그쪽에 항의할 수밖에
없고 해서 면담 공문을 보냈어요.
지금 10개월 동안 한번도 못 만났습니다.

홍석만/ 네, 그럼 한일 시멘트 본사 앞에서의 투쟁, 영상으로 보시고
계속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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