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현장속으로
우리는 1년짜리 노동자가 아니다 - 기륭전자 점거 농성

참세상  / 2005년09월05일 8시48분

홍석만/ 근무시간에 잡담을 했다고, 조장에게 말대꾸를 했다고
하루 아침에 해고된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예전의 구로공단이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이름이 바뀌고
화려한 건물들이 들어섰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현실만큼은 달라진게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현장속으로>에서는 21세기의 공장에서 일하는
파견노동자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나눠 보려고 합니다.
‘최저임금실현과 불법파견근절을 위한 서울남부지역
공동대책위원회’ 박경선 집행위원장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박경선/ 안녕하세요.

홍석만/ 해고 사유가 잡담, 말대꾸 등이라는게 이해가 잘 안되는데요.
실제로 아직까지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까?


박경선/ (그렇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있는 기륭전자의 파견노동자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일이다. 말이 많다, 잔업을 거부한다,
휴가를 많이 쓴다, 시키는 대로 일을 안한다는 것이 해고 사유가
된다. 심지어 현장의 부조장에게 해고리스트를 올리라고 하면서
자를 사람이 없으면 뻣뻣한 사람이라도 자르라고 할 정도다.
이렇게 해서 3~4개월마다 주기적으로 노동자를 해고하고 있다.
오죽하면 인력공급업체의 직원이 노동자를 너무 자주 교체해서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홍석만/ 파견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을 겪고 있다는건 시청자들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해고 사유가 너무 어처구니 없는데요.
이렇게 해고를 반복하는 이유가 뭔가요?

업무 통제를 위한 수단으로 무차별 해고 자행

박경선/ (현장에서는 이를 ‘물갈이 해고’라고 한다. 특별한 사유가 있어서
해고를 하는게 아니라 단지 업무 통제를 위한 것이다.
회사측에서는 노동자들에게 항상적인 긴장과 무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해고를 감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신규 인원을 미리 뽑아놓고 해고 대상자를
정하는 일까지 생기고 있다. 잔업이나 특근을 안하면
해고 0순위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들리니 아파도 연장근무를
해야 된다. 한마디로, 회사에서 시키는대로 아무런 불평 불만 없이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을 장갑보다도 못한 신세라고 비유하기도 한다.
장갑은 더러워지면 빨아서 쓰고 재활용하는데, 노동자는
잔업 한번 빠졌다는 이유로 해고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홍석만/ 휴가조차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는 건가요?

박경선/ (월차나 생리휴가는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올해 초 입사 9년차 정규직 직원이 출산휴가를 쓰겠다고 하니
사표를 쓰고 계약직으로 다시 들어오라고 강요한 일도 있다.
그리고 나서, 출산 가능성이 없는 4~50대 여성노동자는
1년 재계약, 미혼 여성은 6개월, 결혼 초의 가임노동자는 3개월,
이런 식으로 재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휴가를 마음대로 쓸 수 있겠는가. 한달에 딱 하루 쉬고
일하는 경우도 있다.)

홍석만/ 해고 통보를 하는 방법도 상식밖이라면서요?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통한 해고 통보

박경선/ (해고 절차라는게 없다. 내일부터 출근하지 말라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 하나면 해고 통보 끝이다.
그것도 토요일, 일요일까지 특근 다 시키고 나서 해고 통보를 한다.
월요일에 출근해서 옆사람이 없으면 해고됐구나 알게 된다.
그러니 기륭 노동자들은 주말이 무섭다고 한다. 언제
해고 통보 문자가 날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홍석만/ 네. 그럼 여기서 기륭전자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말씀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참새회원이라면 누구나 참세상 편집국이 생산한 모든 콘텐츠에 태그를 달 수 있습니다. 이 기사의 내용을 잘 드러내줄 수 있는 단어, 또는 내용중 중요한 단어들을 골라서 붙여주세요.
태그:
태그를 한개 입력할 때마다 엔터키를 누르면 새로운 입력창이 나옵니다.

트랙백 주소 http://www.newscham.net/news/trackback.php?board=power_news&nid=29144[클립보드복사]

민중언론 참세상의 재도약에 힘을 보태주세요

덧글 쓰기

민중언론 참세상은 현행 공직선거법 82조에 의거한 인터넷 선거실명제가 사전 검열 및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므로 반대합니다. 이에 따라 참세상은 대통령선거운동기간(2007.11.27 ~ 12.18)과 총선기간(2008.3.31 - 4.9) 중 덧글게시판을 임시 폐쇄하고 진보네트워크센터의 토론게시판의 덧글을 보여드렸습니다.
선거운동기간이 종료되었으므로 기존 참세상의 덧글게시판 운연을 재개하며, 선거운동기간 중 덧글은 '진보넷 토론게시판 덧글보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 선거실명제 폐지 공동대책위원회  ->참세상 선거법 위반 과태료 모금 웹사이트

잘 읽으셨으면 한마디 남겨주세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