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현장속으로
파업을 중단했지만..,(엔텍노조)

참세상  / 2005년10월17일 18시30분

홍석만/ 충북 영동에 있는 엔텍 공장 노동자들이 파업을 시작했다
지난 7월, 업무 복귀 결정을 내렸는데요. 어쩐 일인지
석달이 지난 아직까지도 공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4일, 엔텍 노조의 조합원 35명이
서울 본사 사무실을 점거한채 농성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현장속으로>에서 만나보겠습니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엔텍지회'의
박원철 지회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홍석만/ 엔텍지회 노조가 서울 서초동의 본사를 점거하던 날을
영상으로 준비해봤는데요. 먼저 화면 보시고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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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① 점거 당일 S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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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만/ 엔텍지회 노조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시죠.

박원철/ 엔텍 영동공장은 주방후드 완성품을 만드는 회사로써
2003년 450억 매출, 2004년 600억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노동조합은 올해 4월에 만들어졌는데요. 그 이유는 얼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우선 낮은 임금인데요.
14년 일한 여성조합원의 실수령액은 60만원대입니다.
두 번째는 고용불안인데, 엔텍은 건설업과 함께 움직입니다.
아파트 공사가 별로 없는 겨울철만 되면 임금은 50만원대로
확 줍니다. 9월말에 노동부가 실시한 특별근로감독에서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가 가장 결정적인데,
조카뻘, 아들뻘 되는 관리자들에게 반말은 기본이고,
매일 아침마다 욕설을 들어야 했습니다.
아침에 욕을 듣지 않고 일하면 불안할 정도라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듯 싶습니다.


홍석만/ 말씀을 들어보니 현장 상황이 꽤나 열악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작업 환경은 어땠나요?

박원철/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에서 산업안전보건법으로 20여건을
고소했는데요. 대표적인 것은 근골격계 질환으로,15년씩 일한
조립부 여성 노동자들은 손가락이 휘어지고 뒤틀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알곤 용접입니다. 알곤 용접 광선이 얼마나 강한지
작업복 색깔이 변합니다. 피부에 광선이 노출되면
피부 껍질이 벗겨집니다. 또한 국소배기장치를 하지 않아서
호흡기 질환도 문제이고, 대형프레스가 8대나 되는데도
기계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아서 지난 7월달에 산업안전근로감독에서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연월차도 회사가 지정하는 날에 사용해야 했고,
근무시간에 화장실 가는 것은 상상도 못합니다.
그러니까 200명 안되는 작업자들의 피와 땀의 결과가
2004년 총매출 600억을 달성했던 것입니다.

홍석만/ 노조를 결성하고 나서 회사측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사측은 충북경영자총연합회에 교섭권 위임

박원철/ 4월 11일 상견례 때 순순히 노동조합 사무실도 제공하고,
교섭위원 시간할애도 해주겠다며 협조적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상견례가 끝나고 충북경영자총연합회에
교섭권을 위임했습니다. 그때부터 노사관계는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홍석만/ 충북경총의 노조파괴 공작은 하이닉스 투쟁에서도 이미
경험한 바 있는데요. 교섭권을 위임받은 충북경총은
어떻게 나오고 있나요?

충북지노위의 부당노동행위 판결


박원철/ 7월 22일,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다섯 가지에 대해
부당노동행위 판결을 했습니다.
▲전국금속노조 간부이자 교섭위원을 정문통제한 행위
▲사측관리자가 징계대상을 운운한 발언 ▲교섭해태
▲사원협의회를 통한 노동조합 지배·개입 ▲조합원탈퇴 종용,
이 그 내용입니다. 하지만 사측이나 충북경총은 충북지노위의
명령서에 대해 묵묵부답입니다.
노동조합 흔들기의 구체적인 사례는 이런 것들입니다.
노동조합을 만들고 한달만인 5월 6일, 사원협의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노동조합을 비방하고, 조합 탈퇴를 종용했습니다.
그리고 국민연금을 해지해 자동 해고시키는 방식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홍석만/ 파업을 시작했다가 업무 복귀 결정을 내리셨는데요.
그런데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다시 서울로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파업 철회에도 사측은 부분직장폐쇄 유지

박원철/ 일반적으로 노동조합이 파업을 선택하는 경우는
사측에게 압박을 가하기 위해서입니다.
단체교섭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교섭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는
단체행동이었습니다. 노동조합이 파업을 하자
사측은 6일만에 부분 직장폐쇄를 내렸습니다. 그 후 노동조합은
7월 15일부로 단체행동을 중단하고 근로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거의 매일 발송하고 있지만, 사측은 조합원을 상대로 하는
부분직장폐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근로를 제공하겠다는 진정성이 의심되기 때문에
직장폐쇄를 풀 수 없다"는 것이 사측 주장의 요지입니다.
사측은 궁예의 '관심법'을 어디서 배운 것 같습니다.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성실교섭할 것과 부분직장폐쇄를
중단하라는 것이 본사점거투쟁의 이유입니다.

홍석만/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 복귀를 하겠다는데도
직장 폐쇄를 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직장폐쇄를 풀지 않는 이유는 조합원 집단 정리해고


박원철/ 겉으로 밝히는 이유는 근로제공의 '진정성'이 의심되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겉으로 보이는 현상일 뿐입니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파업하니까 당연히 주어야 할 학자금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근로제공의 '원천봉쇄'이며,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부분직장폐쇄는 조합원 '집단 정리해고'입니다.
지난 9월 사측의 경영합리화 개선방안을 보면 영동공장을 중심으로
인력구조조정을 실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회사는 물량을 외주로 내보내면서 생산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듯합니다. 지난 9월 27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노동부 특별근로감독에서 물량 외주화가 적발되었습니다.
부분직장폐쇄를 풀지 않는 진짜 이유는
노동조합을 없애겠다는 것입니다.

홍석만/ 네. 여기서 힘들게 싸우고 있는 엔텍 노동조합의 활동 모습을
화면으로 만나보시고 말씀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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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② 여름농성+현재모습 S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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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만/ 본사 점거 농성이 시작된 이후, 사측에서는 해결의 기미를
보이고 있나요?

박원철/ 오늘로써 '열하루'째입니다. 첫날 노사간 면담 이후
아무런 접촉이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면담은
공권력을 불러내기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면담 이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니까요.
10월 6일과 10일 두 차례 노동부는 대표이사와 접촉했으나
아무런 안을 내오지 못했습니다. 아니 안을 접근시키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노동부 관계자가 오죽했으면
"노동부를 이렇게 홀대하면 안 된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노동부도 우습게 알고, 충북지방노동위원회의 명령문조차
이행하지 않는데, 노동조합이 얼마나 가소로운 존재로 보이겠습니까?
노동조합은 벽을 보고 대화하는 느낌입니다.
해결기미는 전혀 없습니다.

홍석만/ 답답한 상황인데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박원철/ 방향을 두 가지로 잡고 있습니다. 우선 고전적인 방식인데
노사관계는 힘대 힘 관계입니다. 금속노조와 금속산업연맹 등
상급단체와 함께 힘으로 밀어서 노동조합 요구안을
관철시키는 방법입니다. 10월 14일 대전충북지부는
'노동탄압 중단과 성실교섭촉구 결의대회'를 엔텍 정문 앞에서
개최합니다. 그리고 10월 18일 금속노조 차원에서
'박진우 대표이사 구속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합니다.
이후에는 금속산업연맹 차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이 끝났기에
사법부의 '판결'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만약 끝까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박진우 대표이사를 구속시킬 수 있도록 행동할 것입니다.

홍석만/ 네. 지금까지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엔텍지회'
박원철 지회장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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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저 기본급도 못 받는다면서, 학자금??

2. 월 60만원(실수령액) x 12 =720 (연봉)..세금생각해도
천만원이 안되겠네? 진짜로.연봉 알려줘요

3. 화장실도 못간다? 욕설.. 너무 감정적이고 실체가
없는 주장?
이상타
2005.11.09 11:42
본인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줄 모르실겁니다.
이모습을 보면서 너무 많은 눈물을 흘렸지만
가슴 한켠 내남편 내부모가 가족들을 위해 이렇게
애쓰는구나.....하는 생각에 가슴 뿌듯하고
따뜻한 방에서 반찬 걱정하던 제가 너무 부끄러워지네요..
엔택 여러분 지금까지도 너무 힘들었지만 이대로
물러설 순 없잖아요??
지지 마세요. 누구 좋으라고 포기하겠습니까..
우리 가족들은 결과가 어떻든 상관없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안팎으로 힘들내자구요.
그러니까 끝까지 힘내세요!!!!
마음속의 지지자
2005.10.20 1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