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언론의 재구성
개혁언론, 민주노총 비리보도 정파논쟁에 치우쳐

참세상  / 2005년10월30일 21시34분

홍석만/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예 안녕하세요.

홍석만/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이꽃맘/ 네, 오늘은 지난 10월 7일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금품 수수 비리 사건 관련해서 개혁언론들의 전반적인 보도방향을 살펴 보았습니다.

홍석만/ 각계에서 자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요. 언론들의 보도태도는 어땠나요.

이꽃맘/ 네, 이번 민주노총 비리사건의 핵심은 민주노조의 기본 정신인 자주성과 민주성에 위배되는 행동을 민주노총의 핵심 간부가 했다는 것이고 민주노총 내부의 대대적인 혁신 작업이 필요함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은 마치 이때가 기회다라는 듯이 ‘강온파 내부갈등 격화 예상’ 등의 보도를 내세우면서 강경파가 득세하면 노사정 갈등은 심화되고 어렵게 회복되고 있는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걱정을 늘어놓았습니다. 이런 모습은 개혁언론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홍석만/ 네, 결국 핵심은 비켜가고 정파 논쟁을 중심으로 선정적 보도를 했다는 건데 구체적으로 어떠한가요.

이꽃맘/ 사건이 있고, 민주노총 이수호 집행부가 1월 조기 선거로 이후 계획을 잡은 후 언론들은 입장을 담은 기사를 내보냈는데요. 11일 한겨레 양상우 기자의 ‘내부혁신 여부에 미래 담겼다’는 기사는 위에서 지적한 보도태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겨레 양상우 기자는 사회적 합의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논쟁과정까지 다시 언급하며 강경파들과의 마찰이 “대사회적 발언력을 축소시켰다”고 모든 문제의 원인을 강경파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홍석만/ 비리문제에 비리문제가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분석은 없고 정파별 보도라니 답답하군요.

한겨레, 모든 문제는 강경파 탓?


이꽃맘/ 네, 한겨레 양상우 기자는 결론으로 “여전히 내부의 문제에서 눈을 돌린 채 대정부 투쟁을 통한 난국 돌파‘라는 ’유혹‘이 상존하고 있는 셈이다”며 “특히 현 지도부에 맞서는 반대파들은 더욱 강경한 대정부 투쟁을 주문하고 있어 민주노총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힙니다.

결국 민주노총이 투쟁으로 현장을 복원하겠다는 결의를 ‘유혹’이라 고 잘라 말하면서, 강경파가 민주노총을 이 ‘유혹’의 길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이죠. 이는 민주노조운동의 위기가 어디서부터 도래하는 지에 대한 분석이 결여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홍석만/ 한겨레 말고 다른 개혁언론은 어떤가요?

이꽃맘/ 별로 다르지 않은데요. 오마이뉴스의 분석은 더욱 노골적입니다.

홍석만/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주시죠.


이꽃맘/ 오마이뉴스는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사퇴 기자회견을 보도하면서 분석기사를 내놓았는데요. 20일, 오마이뉴스 박수원 기자의 기사 ‘단결은 간데없고 정파만 나부껴’라는 기사는 제목에서도 기사의 내용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수원 기자는 위원장 사퇴과정을 “민주노총 내부는 그대로 바닥에 드러났다. 민주노조 운동이 새롭게 거듭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보다 정파논리를 앞세워 서로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라고 지적합니다. 한겨레와 마찬가지로 문제를 강경파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죠

홍석만/ 문제에 원인이 강경파에게 있는 것이 아닐 텐데요.

오마이뉴스, 정부와 대화 가능한 민주노총 필요해

이꽃맘/ 이 부분이 그동안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개혁언론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오마이뉴스 박수원 기자의 분석 기사는 “당장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직법안과 노사관계로드맵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하나 운신의 폭이 줄어들었다”며 “여기다 정부와의 대화 복원이나 정부가 제안한 국민 대통합 연석회의 참여도 불투명 하다”며 아낌없이 민주노총에 대한 우려를 쏟아놓고 있습니다. 결국 오마이뉴스가 집중하는 것은 민주노조 운동의 복원이 아니라 정부와 안정적 대화가 가능한 민주노총을 만드는 것이며, 그간 노무현 대통령의 마이크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홍석만/ 또 다른 언론에서는 어떤 가요?

이꽃맘/ 이번 사태 보도에 있어서 개혁언론 뿐 아니라 진보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언론도 이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이꽃맘/ 레이버투데이 김학태 기자의 13일자 ‘민주노총 내부지형 재확인, 고착화’라는 제목의 기사는 12일 있었던 민주노총 사무총국 상근 활동가들의 집단 사직을 다룬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서는 민주노총 관계자의 “지도부를 비롯해 반대쪽도 정파적 이해가 개입되었다는 것을 동의하지 않고 있다”라는 말을 인용하지만 결국 사회적 교섭 시기를 떠올리면서 “자이든 타이든 정파 별 힘겨루기 양상으로 전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라며 민주노총 내부 지형은 더욱 고착화되었음을 확인하고 기사를 마무리 합니다. 이 기사도 정파보도 이상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홍석만/ 그렇군요.

보수언론을 닮은 개혁언론
이꽃맘/ 이번 사건에서 정파별로 입장을 개진하고 이것으로 내부에서 논쟁이 진행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핵심은 민주노총 핵심간부의 비리로 훼손된 민주노조의 자주성과 민주성, 투쟁성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입장을 조직하고 민주노조의 앞날을 함께 고민하는 적극적인 논쟁 지형을 만드는 정파구조의 필요성이 드러난 시기입니다. 하지만 개혁언론들이 이번 보도에서 보여주었던 행태는 민주노총의 정파 논쟁에 대한 선정적인 보도만이 난무한 채 핵심을 비켜났으며, 경중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보수언론과 너무나 닮아 있다는 지적입니다.

홍석만/ 네, 이꽃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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