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언론의 재구성
언론의 보수적 성역할 구분, 언제까지 계속 될 것인가?

참세상  / 2005년11월07일 9시18분

홍석만/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조수빈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빈/ 예 안녕하세요.

홍석만/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조수빈/ 예 최근 크레인 점거 농성에 들어간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조 합원들에 대한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공장 밖 에서는 지역대책위와 가족대책위가 꾸려지는 등 농성장 안팎으로 사태 해결을 위한 움직임들이 있는데요. 오늘은 현장투쟁 상황 보도 에서 드러나는 남/여로 고착화된 성 역할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 를 짚어 보겠습니다.

홍석만/ 현대하이스코 사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일방적으로 해고해서
공장을 점거한 사건인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조수빈/ 최근 현대하이스코 사태가 쟁점이 되면서 대다수 언론에서 이 문제 를 다루고 있습니다. 몇몇 매체의 기사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오 마이뉴스 10. 30일자 <경찰, 대화단절된 '현대하이스코' 강제 진압 나서나> 기사를 보면
경찰의 강제진압 시도 임박하자 항의하다 실신하는 가족들 모습이 며 "물만이라도 넣어달라“고 호소하는 가족들 모습을 생생히 전달 하고 있습니다. 매일노동뉴스 기사도 비슷합니다. 매일노동뉴스도 음식물 반입을 요구하는 가족대책위의 모습 그리고 지역대책위와 함께하는 촛불집회 현장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도했습니다. 특히 <물과 음식물 반입 시도 결국 무산> 기사를 살펴보면 이날 공장장 면담과 현장방문을 요구하기 위해 순천공장을 찾은 민주노동당 의 원들이ꡒ우리가 최선을 다할테니 이제 돌아가자ꡓ며 집회 마무리를 위해 농성을 벌이고 있던 가족들을 설득했다는 내용으로 기사가 실 렸습니다.

홍석만/ 사실을 중심으로 기사화 한 것 같은데요. 이게 어떤 문제가 있죠?

조수빈/ 예 그렇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현실 상황을 분명하게 보도하고 있 는 것이 맞습니다. 지적하고 싶은 것은 성별 역할에 대한 이분법적 구도인데요. 투쟁의 주체에 서있는 남성 노동자와 그리고 이를 지원 또는 지켜보고 있는 여성 가족으로 분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 적으로 현장 투쟁에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면 곧바로 가족대책위 가 꾸려지고 이 자체로도 운동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대책위의 ↓ 역할은 언론보도에서 타협적 대상, 감정적 대상으로 축소되고 있습 니다. 다시 말해 기사가 이러한 성별 역할에 대한 이분법적 구도를 담을 수밖에 없는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홍석만/ 아무튼 현실이 그러한데, 그것을 어쩌란 말이냐는 반론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이 문제 어떻게 보십니까?

조수빈/ 네, 현실이 그렇더라도 언론의 역할은 이러한 모순적 현실상황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더 큰 문제는 현실반영을 넘어 언론이 이런 문제들을 오히려 부추기거나 고착화시키고 있는데요.

필연적으로 상대화될 수밖에 없는 '가족'의 입장은 더더욱 감정에 호소하는 기사나 투쟁 상황에 대한 근거가 담겨 있지 않은 기 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번 현대하이스코 사태를 보도함 에 있어 이러한 구도를 아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편지글 자체가 기사가 되는 것입니다.

홍석만/ 여러 기사들 중에 가족들의 편지가 있었나 본데, 어떤 기사였나요.

조수빈/오마이뉴스가 농성 6일째 농성노동자 가족들로 받은 2통의 편지 자 체를 꼭지로 달았습니다. 직계가족이 쓴 편지는 아니지만 제목부터 굉장히 노골적입니다.
편지에는 “그저 일이 잘 해결되어서 더 추워지기 전에 빨리 내려오 기만을 기도하고 있다” 손이 떨리고 울음이 복받쳐 오른다. 울음섞 인 목소리, 무서움, 두려움 등 농성이 장기화되면서 불안해하는 가 족들의 육성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이런 불안한 마음을 부정할 수는 없으나 주로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는 가족의 모습이 사태를 바라봄에 있어 감정에 호소하거나 소극 적 대상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홍석만/ 네, 언론의 이와 같은 보도에 대해서 조기자 어떻게 보십니까?

조수빈/ 여성 가족도 사실 비정규직 차별이나 정리해고의 피해자이기는 마 찬가지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비정규직 문제의 또 다른 주체일 수밖 에 없는데요, 대부분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여성 가족들은 주변적, 감정적인 대상으로 머물러 있고 남성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싸우는 주체로 자리매김되는 현실입니다.
언론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이런 구도에 대해 순응하기보다는 오히 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주체로서 여성 가족들의 역할과 의의를 보 다 적극적으로 보도하고 이끌어 내는 것이 바람직 한 보도태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홍석만/ 그런 측면에서 이 문제는 개혁언론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보는데 이 문제 어떻게 보십니까?


조수빈/ 사실, 보수언론 개혁언론 말 할 것 없이 여성에 대한 차별, 성별적 역할을 고착화하는 이와같은 보도는 지속되어 왔습니다. 심지어 진 보언론 쪽에서도 별로 다르지 않는 보도태도를 지녀왔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성차별적 또는 성 역할을 구분하는 이와같 은 보도태도는 시급히 정정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홍석만/ 네 조수빈 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조수빈/ 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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