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언론의 재구성
개혁언론, 노사상생 강조하다 놓친 것들

참세상  / 2006년03월27일 9시11분

홍석만/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예 안녕하세요.

홍석만/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이꽃맘/ 네, 지난 3월 16일 GM대우자동차 노사는 2001년 정리해고 된 노동자들의 전원 복직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이에 대한 개혁 언론들의 보도태도를 살펴보았습니다.

홍석만/ 2001년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집단 정리해고는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를 가져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GM대우 노사, 01년 정리해고자 전원 복직 결정

이꽃맘/ 네 그렇습니다. 대우자동차는 1999년 워크아웃 대상 기업으로 지정되면서 2001년 1725명이라는 엄청난 수의 노동자를 정리해고 했습니다. 정리해고는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하기위한 조건으로 내세웠던 것입니다. 이에 IMF경제위기를 겪고 있던 정부는 대우자동차를 외국 기업에 팔기 위해 노동자들의 처절한 저항에도 눈 한번 깜짝 안하고 1725명의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하루 아침에 빼앗아 갔습니다.

이 당시 정리해고 반대를 외치며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정부가 전투경찰을 투입해 폭력적으로 진압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습니다.

홍석만/ 하루아침에 정리해고 했던 노동자들을 이제 와서 복직시키는 이유는 뭔가요?

이꽃맘/ 2002년 GM이 대우차를 인수한 뒤 3년 만에 자동차 판매가 3배가량 늘어 지난해 647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2005년 10월 부평공장을 흡수 합병하는 과정에서 2001년 정리해고자들을 전원 재입사시키기로 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개혁언론들은 성공적인 인수합병으로 빠른 경영정상화와 노사상생이 이런 결과를 냈다고 평가했습니다.

홍석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떤가요?


이꽃맘/ 한겨레는 16일 박순빈 기자가 ‘GM대우차 부평공장 5년만의 봄’이라는 제목으로 이를 보도했는데요. 이 기사에서는 2001년 암울했던 가족의 이야기를 하며 “이제 이들은 악몽을 새 꿈으로 지울 수 있게 됐다”며 “투명경영과 신뢰에 기반한 대화로 노사 상생의 협력관계”가 좋은 결과를 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오마이뉴스도 16일 이승훈 기자가 ‘GM대우 5년전 정리해고 1725명 올 5월까지 전원 재입사한다’라는 제목으로 이를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는 16일 있었던 노사 공동 기자회견에 대해 “굳건한 상호 신뢰가 밑바탕이 되었다”고 보도하며 “회사 조기 정상화는 노사 신뢰가 밑거름”이라는 소제목까지 뽑아가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홍석만/ 두 기사 모두 공통적으로 “회사 정상화를 위한 노사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이꽃맘/ 물론 회사정상화에 노사 신뢰가 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사건으로 침소봉대하며 노사분규가 있는 노조들을 경영정상화를 방해하는 집단으로 몰아가고 있는 보수언론과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노사 신뢰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01년 1725명의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할 당시 노동자들에 대한 정권의 폭력적 탄압이나, 인수합병을 무기로 노동자들의 정리해고를 요구했던 GM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은 채로 현재 잘 되었으니 좋은 것 아니냐는 식의 보도는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홍석만/ 과거에 대한 평가 없이 현재의 긍정성만 부각시키고 있다는 지적이신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GM대우차노조는 이러한 언론들의 보도태도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는데요. 노조는 “기자회견은 정리해고자 중 연락이 두절된 조합원들을 찾기 위해 마련된 자리인데, 일부 언론에서는 이런 의미보다 노사상생으로 이번 기자회견을 보려고 한다”며 이번 일로 인해 다른 노조들의 활동에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GM대우가 해고된 정규직들을 전원 복직시킨 한편에서는 180일 가까지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GM대우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거의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GM대우의 두 얼굴은 지적하지 않은 채로 노사 상생의 긍정성을 부각시켜 보도하고 있는 것이지요.

노사상생 강조, 현실 노동자 삶 가려

홍석만/ 노조의 우려가 현실에서 드러나고 있네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GM대우 창원공장에서 일하던 87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불법파견 인정을 받았음에도 GM대우는 “해고된 비정규직은 도급업체의 문제이므로 원청사와는 관련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25명의 노동자를 고소고발하고, 4억여 원의 손해배상 청구, 급여와 부동산 4천 여 만원 가압류, 용역업체를 동원한 노조 간부 집단 폭행 등 노조탄압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겨레 김회승 논설위원은 24일, 아침햇발란에서 ‘현장의 연대를 보고싶다’라는 제목으로 “단위 사업장 노조가 비정규직과 권력을 공유하고 연대하지 않고는 분열을 피할 수 없다”라며 문제해결을 위해 정규직,비정규직 노조의 실질적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연대를 위해서라도 한겨레도 반쪽의 상생을 넘어서는 근본 원인에 대한 분석이 담긴 보도가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홍석만/ 한겨레 스스로 지적한 현장의 연대가 가능하기 위해서라도 GM대우의 경우 근본적 원인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신데요.


해외자본 도입 문제점, 근본적 분석 필요

이꽃맘/ 네 그렇습니다. 해외자본의 인수합병으로 인한 폐해가 현실에서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는 부족한 채로 GM대우의 이번 사건을 노사상생의 모델로만 제시하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현재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외환카드에 일하는 200여 명의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해 2001년 대우차 노동자들이 그러했듯이 원직복직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상생이 아니라 해외자본이 어떻게 노동자들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지적이 절실한 순간입니다.

홍석만/ 네 이꽃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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