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언론의 재구성
이미지만 남은 한명숙 총리 보도

참세상  / 2006년04월24일 17시02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이꽃맘/ 네, 4월 20일 한명숙 총리가 취임을 했습니다. 한명숙 총리는 사상 첫 여성총리로 노무현 대통령이 지명하고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취임식을 할 때까지 언론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한 개혁언론의 보도태도를 살펴보았습니다.


홍석만/ 한명숙 총리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언론의 지대한 관심을 받은 것 같은데요.

이꽃맘/ 이는 좀 더 도덕적이고 청렴한 정치인을 바라는 대중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 일 텐데요. 기존 정치에 편입되지 않았던 참신함과 부정부패에 연루되지 않은 도덕성을 갖춘 인물로서 여성은 정치개혁이 요구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홍석만/ 한명숙 총리의 취임과정에 대한 대부분의 언론들도 도덕성과 청렴성에 초점을 맞춘 것 같은데요. 개혁언론들의 보도태도는 어떠했나요?

이꽃맘/ 개혁언론들도 대부분 한명숙 총리가 ‘여성’이라는 점에 집중했습니다. 이에 비해 총리가 가져야 할 국정운영능력과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입장 등에 대해서는 비중있게 다루지 않았습니다.

오마이뉴스는 18일 이민정 기자가 ‘한명숙은 그들과 이렇게 달랐다’라는 기사를 통해 인사청문회를 정리하는 기사를 냈는데요. 이 기사에서 “항상 ‘억’ 소리가 났던 청문회. 하지만 한 지명자의 청문회에는 억대는커녕 만 원짜리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다”며 한명숙 총리의 청렴성에 대해 높게 평가했습니다. 이에 비해 국정운영능력에 대해서는 “한 지명자의 업무 능력을 떠보려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퀴즈형 질문’이 눈낄을 끌었다”며 가볍게 집고 넘어갔습니다.

홍석만/ 다른 언론은 어떤가요?

이꽃맘/ 한겨레도 오마이뉴스와 다르지 않는데요. 20일, 최익림, 이지은 기자가 ‘막힌 정국 풀 ’화합․타협형 리더십‘ 기대’라는 기사를 통해 앞으로 총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과연 위력을 발휘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결국 “정부․여당, 사회 각계 목소리 조율 적입자 평가”라는 부제까지 뽑아가며 한명숙 총리 띄우기에 나섰지만 부드러움이라는 이미지 외에 각계의 목소리를 조율하기 위한 입장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는 지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강금실 서울시장에 관한 보도와 다르지 않는데요. 구체적 쟁점에 대한 입장을 중심으로 보도 한다기 보다는 이미지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이는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이 한명숙 총리를 지명하면서 누리고자 했던 의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주영/ 도덕성을 이미지화하는 것에 비해 국정운영능력에 대해서는 쟁점화 시키지 않았다는 지적이신데요. 정치인의 도덕성 중요하지 않습니까?

이꽃맘/ 물론 정치인의 도덕성은 두말할 것 없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보도에서도 봤듯이 여성 정치인에 대해 다루는 언론의 모습은 ‘여성성’에 기댄 이미지만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도덕적이고 청렴한 이미지와 풍부한 감성은 썩어빠진 정치권의 새로운 바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언론들은 여성정치인에게 이 것 만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는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여성의 역할을 고정시키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홍석만/ 노무현 대통령은 총리의 역할을 강화시켜 왔었는데요. 그래서 총리에게 요구되고 있는 바도 더 많아 진 것 같습니다.

이꽃맘/ 이해찬 총리 때부터 이어지는 책임총리제 등은 총리의 역할을 강화시키며 행정부의 독립성을 더욱 강화시키겠다는 흐름인데요. 이처럼 총리라는 자리가 그저 이름만 걸고 있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면 무엇보다 검증되어야 할 것이 국정운영능력과 현 쟁점을 바라보는 시각일 것입니다.

한명숙 총리는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한미FTA에 대해서 추진의사를 명확히 했으며, 비정규 법안에 대해서도 처리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등 현 정권이 하고 있는 반민중적 정책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혁언론들은 이런 것을 지적하기 보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에만 바빴다는 지적입니다.


하주영/ 이런 개혁언론의 보도는 어떤 영향을 주었으며, 앞으로 어떤 보도가 필요할까요

개혁언론, 진짜 ‘민생’ 지적할 수 있어야

이꽃맘/ 이미지만을 부각시키며 개혁언론까지 한명숙 총리 띄우기에 급급하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미FTA와 비정규법안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는 민주노동당 조차 쉽사리 반대 입장을 내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한명숙 총리가 취임식을 한 같은 시각, 국회에서는 한명숙 총리의 면담을 요구하며 국회에서 농성을 하던 KTX승무원들이 경찰들에 의해 전원 연행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명숙 총리는 취임 첫날 ‘민생총리’가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총리실까지 찾아온 ‘민생’의 핵심을 한명숙 총리는 외면하고 있던 것입니다.

민생을 외면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과 한치도 다르지 않은 한명숙 총리, 이미지가 아니라 진정한 ‘민생총리’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지적이 절실한 순간이었습니다.

하주영/ 네 이꽃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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