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시각 다른분석

국익 <3부>, 지상명령1호, 대한민국을 사랑하라

참세상  / 2006년07월02일 9시04분

하주영/ 이번 시간은 <다른시각 다른분석>입니다. 국익 시리즈 3부작 그 마지막 시간인데요. 당신은 애국자입니까? 라고 물어본다면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저는 조금 멈짓하게 되는데요.

홍석만/ 월드컵이 한창 진행될 때 응원을 안 하면 매국노라고도 하기도 하던데요. 그만큼 애국에 대한 과잉열기가 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하주영/ 지난 <1부>, 그리고 <2부>에서 이슈 중심의 이야기를 풀어내었다면, 오늘은 보다 일상적인 이야기로 함께 해보려합니다. 먼저 영상 함께 보시고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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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입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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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방금 보신 영상은 경순 감독, 그리고 최하동하 감독의 공동연출작인 <애국자 게임>이라는 영화 중 일부 장면이었는데요. 오늘은 이 영화를 만든 경순 감독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경순 감독님, 안녕하세요.


경순/ 안녕하세요.

하주영/ <애국자 게임>, 그리고 최근 상영되었던 <쇼킹 패밀리> 등을 보면, 우리의 일상을 둘러싼 국가, 민족, 가족, 이러한 개념들에 문제의식이 있으신 것 같아요. 이러한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 같은 것이 있었나요?

경순/ 개인적으로 한국사회를 미치게 하는 원인유발이 바로 자본주의, 국가주의, 가족주의라고 생각하고 그러한 주제들이 내 영화의 기본베이스가 되는거 같다.

홍석만/ 애국자 게임이 98년 IMF 구제금융 이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아는데요. 당시 영화를 만들게 된 것은 어떤 상황에 주목한 것인가요.

#1. 애국을 향해 미쳐가는 대한민국

경순/ 금모으기를 비롯해서 전국민이 맹목적으로 달려드는 현상...

하주영/ 저는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가 광기에 가깝다는 느낌을 가끔 받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면 황우석 사건 때 같은 경우가 그렇구요. 그런 최근의 현상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경순/ 뭔가 민주화가 되고 살만해졌다고 자위하고 착각하는 동안 곪아터진 새로운 문제들이죠. 신자유주의가 시작되면서 한동안 신지식인에 대한 공익광고가 판을 쳤었는데 그 신지식인의 대표케이스가 황우석 아닐까요.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봐 줄 수가 없다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 보면 최근 건설노동자들을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나 평택미군기지 반환투쟁에 참여하고 있는 민중들을 보면 역시 희망은 민중들 속에 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하주영/ 왜 이런 최근의 광기에 가까운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경순/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자본주의와 국가주의 그리고 가족주의가 대한민국을 이루는 일란성 세쌍둥이라고 생각하는데 영화를 찍으면 찍을수록 그 확신이 더욱 강하게 든다. 그건 거꾸로 말하면 그 세쌍둥이의 본질을 제대로 알아야 그것들이 흐려놓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거고 그 연장선상에서 앞으로 해야 할 작업목록들이 점점 쌓여간다는 거죠.

홍석만/ 자본주의, 국가주의, 가족주의가 대한민국을 이루는
일란성 세쌍둥이다.. 라는 표현이 재미있기도 하고, 한편 씁쓸하기도 한데요. 카메라를 든 감독의 눈으로 포착된 일상은 어떨까 궁금해지는데, 일상에서 애국주의나 국가주의가 어떤 식으로 드러나고 있나요.

경순/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는 지점, 그리고 개인의 존엄성이 훼손되거나 무시되는 지점, 국가가 너무 많은 것을 일상적으로 관여하려 드는 것.... 그러다보니 집단주의 문화가 사회에서건 가족에서건 공공연하게 강요되곤 한다.

홍석만/ 애국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왜 문제가 된다고 보시나요.

자막: 2. 애국이 문제가 되는 이유


경순/ 애국을 강조하는 만큼 개인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을 위한 애국인가를 돌아보지 않고 그저 당위만을 강조하는 건 심각한 병이다

하주영/ 우리 사회에서는 개인이 참 작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요. 동양사상에서는 개인보다 공동체를 중시한다던가 그런 논리도 있잖아요.

경순/ 공동체라는건 기본적으로 양보와 나눔이라는 미덕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사회에서 말하는 공동체는 희생을 전제로 한 공동체다. 그러니 엄밀히 말하면 공동체라는 말보다는 집단주의라는 말이 더 맞다. 그러다보니 개인은 사라지고 집단만 남으니 그 안에서 개인의 존엄성이라는 가치를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배우지도 못했고 경험해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집단주의에 길들여져 있다보니 개인을 바라보는 시선자체가 개인주의라는 막연한 피해의식에만 사로잡혀있는 것 같다. 올바른 전통이란 잘못된 가치관을 바꾸는 사고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하주영/ 그렇다면 이런 애국, 국가에 대한 강조, 이러한 메카니즘이 어떻게 지속되는 걸까요.

#3. 국가주의 메카니즘, 어떻게 지속되나

경순/ 일차적으로는 교육을 통해 시작되는 거겠죠. 가족이라는 기초단위를 중심으로 해서 근원적으로는 자본주의 체제 내에 무사히 편입되는 과정이 바로 성공이라는 확신을 갖고 전 국민이 교육에 미친 듯이 달려들고 있는거죠. 하지만 교육을 통해 우리가 얻은 게 무엇인가 황우석이라는 존재는 그런 교육 속에서 키워진 것이다.교육의 양과 인격이 비례하지는 않는다.

홍석만/ 학생들이 받는 교육의 어떤 점이 문제라고 할 수 있을까요?

경순/ 가장 큰 문제는 태어나면서부터 오로지 대학만을 목표로 살아야 한다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거세당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런 풍토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질 턱이 없다. 태어나면서부터 작게는 20년에서 많게는 30년 이상을 공부하지만 신자유주의와 fta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왜 알지 못하는가. 새만금사업으로 썩어가고 있는 자연이나 바로 자신의 문제가 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사회의 문제들은 왜 배우지 못하는가.

홍석만/ 예전의 교육이 국민교육헌장으로 대표되는 통제와 주입 위주였다면 지금은 학생들의 다양성이라던가 개성, 그런 것들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교육의 현실이 암울해 보이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경순/ 겉으로는 다양성을 말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경쟁력 있는 인간을 양성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그래서 입시로 인해서 해마다 많은 학생들이 죽어가고 잇는데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너무 가볍게 넘기고 있다.

하주영/ 지금은 국가에 의한 뚜렷한 동원체계가 많이 사라졌다고 볼 수도 있을텐데요. 여전히 존재하는 가장 공고한 시스템이 군대가 아닐까 합니다. 관련한 영상과 인터뷰 담아 보았습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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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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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애국하면 떠오르는 것이 순국선열이라든가... 그런, 국가를 위한 죽음? 희생? 그런 것이 있는데요. 이런 희생을 숭고한 가치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구요. 이런 점들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경순/ 저는 애국지사나 순국선열을 그렇게 강조하는 국가가 국가에 의해서 자행된 의문의 죽음이나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가 의문사한 군인들의 죽음에 대해서는 왜 지금까지 안일하게 대처를 하고 있는가가 참 의문입니다.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어야 할 일들이 이제사 그것도 아주 어렵게 많은 노부모들의 기나긴 투쟁의 성과로 과거청산을 위한 여러 기구들이 생겨나긴 했지만 워낙 권한이 미비한 상태여서 그리 낙관적으로 보이지만은 않은 게 현실인거 같다.

홍석만/ 최근 상영한 영화 <쇼킹 패밀리>에서는 가족에 대한 문제제기를 담고 있는데요. 국가와 가족의 연관성이 현실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을까요.

#4. 국가주의와 가족주의의 연관성

경순/ 국가와 가족은 아주 긴밀하게 연관되어있죠.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호주제가 폐지되었지만 사실 호주제폐지의 근본적인 목표는 가족 내의 평등만이 아니라 개인의 존엄성을 살려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사회는 개인이 설 자리가 없죠. 그런 의미에서 보면 현재 개인별신분등록을 이야기하는 목적별신분등록법 제정을 위한 공동행동의 활동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안타까운 건 호주제폐지를 주창했던 많은 여성단체와 여성계인사들이 호주제폐지에 만족하고 있다는 거죠.


하주영/ 국가와 가족에 대해 예민하게 촉각을 세우는 사회에서 그런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다보면 부딪히는 일들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경순/ 애국자게임을 찍을 당시 조선일보의 조갑제씨를 인터뷰한 적이 있었는데 한참 박정희정권 당시 새마을운동과 경제정책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길래 그 부분에 반론을 제기하는 질문을 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갑자기 바빠서 더 이상 인터뷰를 할 수가 없다고 자리를 피하더라구요. 그들의 논리가 맞다면 정당하게 토론이 되야 하는데 일방적인 주입논리에만 치중하다보니 반론자체를 인정하지 않는거죠.

홍석만/ 끝으로 현재 준비하고 계시는 작품이 있으시면 소개해주세요.

경순/

하주영/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주영/ 올해로 6.25 전쟁 56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홍석만/ 전쟁과 분단의 아픔만을 되새겨 볼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일상에 스며있는 애국과 국가주의의 모습을 새겨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하주영/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오늘 여기까지 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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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으셨으면 한마디 남겨주세요. 네?

오랜만에 들어와봅니다.
홍석만동지의 천천히 눈껌뻑하는 건 여전하군요...ㅎㅎ
과객
2006.07.08 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