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개혁언론, 기사 따로 광고 따로?

참세상  / 2006년07월17일 12시14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이꽃맘/ 한미FTA 2차 협상이 지난 10일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2일에는 한미FTA를 저지하기 위한 민중들의 투쟁이 서울 시내를 들썩이게 했었습니다. 국민여론도 한미FTA에 대해 부정적인 상황입니다.

개혁언론들은 한미FTA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담은 기획보도를 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비판적 시각과는 모순되게 무비판적으로 정부의 한미FTA에 관한 광고를 실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홍석만/ 한미FTA에 대해서 비판적 기사를 싣는데 정부의 한미FTA 찬양 광고는 그대로 싣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떤가요?

이꽃맘/ 한겨레,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 흔히 ‘개혁언론’이라 불리는 언론들은 한미FTA 2차 본협상을 앞두고 일제히 ‘한미FTA 체결하자’는 광고를 실었습니다.

지난 7일 새벽 프레시안과 오마이뉴스 웹 페이지에는 ‘한미FTA 체결은 내일을 위한 선택’을 호소하는 배너광고가 상단에 띄워졌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 발생된 한겨레 신문에는 전면 광고가 게재 되었습니다. 이 광고는 재정경제부, 외교통상부, 국정홍보처로 ‘한미FTA 추진’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정부 부서들이 공동으로 낸 것이었습니다.

정부는 한미FTA를 추진하기 위해 국정홍보처의 38억 1700만 원의 광고 홍보비를 예비비로 편성해 6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TV, 라디오, 인터넷, 지하철, 옥외, 신문 등에 한미FTA 광고를 게재하고 책자 및 간행물을 제작해 배포하고 있습니다. 이 광고 또한 여기서 편성된 예산으로 집행되는 것이죠.


홍석만/ 그동안 한미FTA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실어왔던 개혁언론들의 이중 플레이 거참 허탈하군요.

기사는 한미FTA 반대!, 광고는 한미FTA 찬성!

이꽃맘/ 저도 그동안 개혁언론들에게 느껴왔던 허탈감을 다시 한 번 느꼈는데요. 개혁언론들은 그동안 한미FTA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은 기획으로 문제점을 열심히 지적해왔었습니다.

한겨레는 한미FTA 협상 신중론에 근거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왔었는데요. ‘집중탑구 한미FTA-다른 나라에서 배운다’는 기획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이 기획은 멕시코, 캐나다, 스위스, 유럽연합 등 미국형 FTA가 이난 무역협정에 대한 다른 유형을 소개하며 현재 진행되는 한미FTA에 대한 대안적인 논제를 제기하는 기획을 보도 했습니다.

프레시안도 마찬가지였는데요. ‘한미FTA 뜯어보기’, ‘FTA, 대안은 있다’ 등의 기획을 통해 한미FTA 협상의 부족함을 집요하게 지적해왔습니다.

하주영/ 네, 이렇게 그나마 한미FTA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과 대안을 제시했던 언론들인데, 언론사 내부에서도 논란이 되지 않았을까요?


이꽃맘/ 프레시안의 경우 내부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듯합니다. 프레시안의 한 관계자를 만난 결과 그는 “편집국 내부에서 광고에 대한 사후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결론은 “광고와 기사는 다른 것 아니냐는 입장으로 정리된 상황”이라고 하더군요.

결국 기사는 비판이던, 찬성이던 입장을 갖고 나가지만 운영과 수익을 위해 광고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니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는 항변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하주영/ 이 뉴스를 접하고 있는 누리꾼들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어떤가요?

이꽃맘/ 누리꾼들의 반응도 그랬습니다. 배너 광고를 보고 “갑자기 가금 속에 화가 치밀었다”는 심정을 토로한 진보블로거 파차는 “조중동의 언론 권력을 교체하겠다던 그들이 이제는 또 다른 언론권력이 되어 반민중적이고, 반민주적인 한미FTA를 홍보하는 파렴치한 짓거리들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고 있는 것을 보자니 정말 화가 치민다”고 배신감을 표현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 ‘티코’ 씨는 “어차피 황금만능주의에 빠져 황금이라는 아편으로 살고 있는 세상에소, 하물며 돈 벌겠다고 시민참여 팔아먹는 인터넷 신문이야 두말해서 무얼하랴”라며 허탈감을 표했습니다.

홍석만/ 사실 언론들이 스스로 언론의 중립성 운운했지만 운영과 연관되어 있는 자본과 권력에 따라 보도방향이 영향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인데요.

언론,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을까.

이꽃맘/ 네, 얼마 전 삼성과의 관계 때문에 시사저널에서 삼성관련 기사들이 삭제되어 기자들이 반발했던 사례도 있었습니다.

양문석 시청각미디어공대위 정책위원장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의 삶을 파탄 낼 한미FTA 광고를 싣고, 이것으로 의식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언론들에게 광고를 받지 말자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난감해 하기도 했습니다.

홍석만/ 문제는 언론이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에 대한 것 같은데요.

이꽃맘/ 광고는 자본주의에서 언론이 살아남을 수 있는 절대적 방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보도방향에 이러한 광고가, 자본이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이고, 이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언론들이 주체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페이지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광고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고민하는 언론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하주영/ 네 이꽃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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