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시각 다른분석

특별기획 “민족공조를 넘어”

참세상  / 2006년08월14일 17시17분

홍석만/ 오늘은 저희가 특별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최근 한미FTA와 한반도 주변동향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데요, 하반기 정세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 두 문제에 대해서 향후 전망을 진단해 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꽃맘/그럼 영상 보시고 이야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도입영상-
-----------------------------------------------------------

#1. 2006년 하반기 정세와 한미FTA

이꽃맘/오늘 자리에는 고민택 참세상 논설위원, 배성인 한미 FTA저지 범국본 집행위원 자리에 나오셨습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고민택/배성인 (인사)안녕하세요.

이꽃맘/먼저 하반기 정세를 조망했으면 하는데요, 2006년 하반기 정세의 핵심 사안은 무엇인가요? ①


고민택/하반기도 여전히 상반기의 연속 위에서, 한미FTA 협상과 북 미사일 실험발사에 대한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의 시행과 후속 조치, 그리고 이에 대한 북의 대응 및 6자회담 관련국들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정세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이 두 사안은 각각의 맥락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어, 그 점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 외에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것으로, 개헌 문제와 정계개편 문제가 어떤 수준에서든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으며, 이 측면도 하반기 정세를 형성하는 또 하나의 주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가능하겠습니다.


홍석만/한미FTA부터 살펴봤으면 하는데요, 7월에 2차협상을 진행했는데, 의견이 좀 분분한 것 같더라고요. 파행이라고도 하고 예정대로 할 건 다했다고도 하고, 2차협상 결과, 어떻게 보십니까?

(네임자막: 배성인/ 명지대 교수)

배성인/
(세부적인 얘기는 빼고 큰 틀에서 정리하고 쟁점을 분명히)

홍석만/9월에 미국에서 3차협상이 있고 10월에 4차협상이 한국에서 있을 예정인데요, 먼저 3차협상에 직후에 한미정상회담이 열리기 때문에 더 관심을 많이 끄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③

배성인/
- 한미정상회담이 먼저 열리기 때문에 핵심쟁점의 사전조율이 될 것
- 3차 협상에서 쟁점들


#2. 미사일 문제와 6자회담

이꽃맘/한반도 주변동향도 크게 변화하고 있는데요, 먼저 북의 미사일 발사문제부터 얘기해 봤으면 합니다. 미사일 발사, 북의 의도는 어디에 있었다고 보시는지요? ④

고민택/이미 많은 분석과 해석들이 나와 있는 데, 대체로 미국의 대북 봉쇄정책, 좀 더 구체적인 수준에서는 미국이 지난 9.19 공동성명 이후 취하고 있는 대북 금융제재를 풀어줄 것과 이러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북미 직접대화를 요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러한 의미 부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북의 이러한 요구는 이미 객관적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중국과 한국 역시 이 문제를 놓고 미국과 협의를 했지만 성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북이 직접 이를 타개하기 위해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6자회담이 지연되고 있는 책임 문제, 또는 근본 원인이 북의 참여 거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9.19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사안들을 ‘말대말’ ‘행동대행동’에 따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미뤄둔 채 마약, 인권, 위폐 문제 등을 내세우고, 특히 금융제재를 가하고 있는 미국의 정책과 태도로부터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키려는 고육지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홍석만/한반도 주변국의 대응도 다양한데, 유엔안보리 결의를 전후로 해서 중국, 미국, 일본 등 주변국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⑤


고민택/ 미사일 실험발사 이후 미국과 일본은 강경대응 일변도의 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중국과 한국이 이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외교를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북을 설득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미국과 일본의 강경태도를 막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미국과 일본은 안보리 결의안 채택 이후 발빠르게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특히 볼턴 미 유엔대사가 새로운 결의안 또는 2차 결의안 채택 필요성을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보도에 의하면 중국도 대북 금융제재에 가담하고 있고, 그 동안 거부해왔던 탈북자의 난민 지위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중국이 이와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는 진의가 어디 있는지가 새삼 주목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꽃맘/무엇보다도 남한정부가 곤혹스러울 텐데요, 미사일 국면에서
정부대응의 문제점을 짚어 보자면 어떻습니까? ⑥

배성인/
- 미사일 국면 속에서 한국정부의 딜레마와 역할
- 유엔안보리 결의 지지 입장 표명에 대한 문제
- 북과의 대화유지 문제

이꽃맘/결국 미사일 문제는 북핵문제를 포함해서 6자회담으로 수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6자회담 성사조건은 무엇인가요? ⑦


배성인/


#3. 하반기 남북관계 전망

홍석만/ 미사일 발사이후 남북관계도 경색국면으로 돌아섰는데요,
남북장관급 회담 직후 북이 이산가족상봉을 취소하고 나섰는데요, 북의 이런 태도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⑧

고민택/알다시피 북은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기존에 약속한 쌀과 비료 지원을 최우선적으로 실행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 문제를 미사일 문제, 6자회담 즉각 복귀 문제와 연동하여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북이 이산가족 상봉을 취소한 것은 이러한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로써 그동안 어렵게 남북이 유지해왔던 정경분리 원칙에 일정한 금이 가고 말았습니다.

사실 미사일 문제나 6자회담 문제는 냉정하게 말해 남북문제를 넘는 국제적인 차원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남북문제가 거꾸로 국제정치역학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이 정경분리 원칙 또는 인도주의적 대응이 될 수 있습니다. 남북관계는 국제정치의 흐름에 따라 언제든지 경색될 수 있는 취약성을 안고 있으며, 이럴 경우 남북이 국제정치의 격랑에 마냥 휩싸이는 것을 어느 정도 저지하기 위한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남의 태도는 물론 북의 태도도 적절하지 못했습니다. 문제 해결에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나마 가장 ‘순수한’ 의미에서의 남북공조조차도 사실 남북 통치권 차원에서, 언제든지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남의 상호주의, 북의 실리주의가 더욱 기세를 부릴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홍석만/ 말씀하신대로 북한의 실리주의가 작동되고 있는 느낌인데요, 미사일국면속에서 개성공단이나 남북경협전망 어떻게 보십니까?

고민택/아직까지는 이번 미사일 국면에서 개성공단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습니다. 마침 레비 미 재무부 차관도 “개성공단 사업에 대해 한국 정부에 우려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특히 안보리가 2차 결의안을 채택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도하거나, 북이 새로운 군사조치를 취하게 될 경우 개성공단 사업이나 남북경협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입니다.

이는 이미 이번 과정에서, 남이 쌀과 비료 지원을 유보하고, 북이 이산가족상봉을 취소함으로써, 그 일단의 가능성이 비쳐졌습니다. 따라서 당장에는 개성공단 사업이나 남북경협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겠지만, 개성공단 사업과 남북경협이 한(조선)반도 정세나 동북아 정세 변화와 무관하게 지속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는 볼 수 없습니다.

이꽃맘/개성공단이 규모는 작지만 정치적 상징성은 상당한 것 같은데요,
남과 북에 있어서 개성공단,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⑩

배성인/

이꽃맘/정세적으로 볼때, 개성공단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는 가가 가장 관건인데요, 최근 한미FTA와 개성공단 문제의 빅딜가능성도 있고.. 이 문제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⑪

배성인/


#4. 민족공조론, 무엇이 문제인가

홍석만/북미간의 긴장 고조와 한미FTA가 추진되는 상황에서 일각에서 민족공조론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민족공조론은 무엇인지, 민족공조론이 얘기되고 있는 배경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⑫

배성인/
- 자본진출과 체제유지의 산물
- 최고통치권 수준의 정치적 민족공조

이꽃맘/맹목적인 민족주의는 군국주의나 우익파시즘으로 빠지는 경향도 많았는데요, 한국에서 민족공조 또는 민족주의 문제는 어디 있다고 보십니까? ⑬

고민택/원칙적 또는 역사적 수준에서 볼 때 모든 민족주의가 반드시 문제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예컨대 약소국 또는 과거 식민지나라에서의 민족주의는 어느 정도의 긍정성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는 물론 역사적으로도 모든 민족주의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할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말씀하신 바와 같이 민족주의는 언제든지 국가주의, 더 나아가 극우주의로 빠질 가능성을 늘 담고 있습니다. 특히 모든 민족‘주의’는 아래로부터 촉발되기보다는 위로부터의 정치적 필요에 의해 악용되어왔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면에서 한(조선)반도에서 보여 지고 있는 민족주의도 이러한 양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비록 미국, 일본, 중국 등 주변 강대국들이 자국의 이익을 앞세운 대 한(조선)반도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국내 계급구성이나 한국 지배세력의 성격으로 볼 때 ‘민족적 가치’를 내세우고는 올바른 해법을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노동자 민중이 그들의 정치적 필요에 의해 동원되는 대상으로 전락할 위험성이 훨씬 큽니다. 말하자면 국내 계급관계가 은폐되거나 왜곡될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알다시피 한미FTA 협상 중단 요구나 포항건설노동자에 대한 정권과 자본 그리고 보수 언론의 태도를 볼 때 민족주의는 그야말로 어불성설입니다. 그들에게 민족, 국가는 오로지 그들‘만’의 민족, 국가에 다름 아닙니다. 동시에 한국의 노동자 민중이 민족주의적 태도를 가진다면 타국의 노동자 민중과의 대립과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오늘의 세계에서 민족주의는 곧 국가주의에 다름 아닙니다. 한미FTA 협상 중단 요구를 ‘쇄국’ 또는 ‘폐쇄경제’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왜곡시키면서 ‘국익’을 내세워 노동자 민중의 희생과 고통만을 강요하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보아야 합니다.

남북문제와 관련해서도 민족주의는 올바른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민족공조’ 또는 ‘남북공조’는 명백히 통치권 차원에서 필요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합니다. 이는 한나라당이나 보수진영이 비판하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맥락입니다. 그들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민족공조’ 또는 ‘남북공조’ 자체가 아니라 노무현 정부가 ‘민족공조’ 또는 ‘남북공조’를 내세워 그로부터 발생하는 정치적 이득을 독식하려고 하는 것에 대한 정치적 반발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민족주의를 앞세워가지고는 이들의 주장을 물리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홍석만/앞서 말씀대로 민족공조론은 최고통치권 수준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있는 2006년 상황이고 보면 이것이 정권재창출과도 밀접하지 않냐, 이런 분석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⑭

고민택/알다시피 한국의 정치 역사에서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이 잇달아 들어설 수 있게 된 결정적인 배경의 하나가 바로 남북문제입니다. 한국 정치지형에서 김대중 정권 이전 시기까지는 ‘안보’ 또는 ‘안정’은 언제나 보수, 우익 진영이 내세우는 절대적 가치이자 정치적 구호였습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반발이 대중적으로 형성되는 정치 환경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결정적인 것은 이른바 ‘북 위협론’이 갖는 허구성 또는 비현실성이 대중들에 의해 포착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동시에 미국 제국주의가 보여주고 있는 그야말로 일방적인 세계패권전략이 갖는 위험성에 대해서도 대중이 인식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조선)반도의 정치군사 불안 또는 긴장 형성이 상당 부분 그 책임이 미국이 취하고 있는 대북적대정책으로부터 비롯되고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된 정세와 함께 한국자본주의가 활로를 개척하기 위한 유력한 방안의 하나가 유라시아 경제권 형성에 있다고 보는 시각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이른바 동북아 시대 또는 동북아중심국가론 등이 그것입니다. 이의 정치적 표현이 바로 동북아균형자론입니다. 상당히 매력적인 구호가 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히 있습니다. 마침 세계시장에서 한국경제가 차지하는 위상이 과거에 비해 훌쩍 커진 것도 사실이고 새로운 세대의 등장도 이를 뒷받침하는 하나의 세력이 되었습니다.

한국 정치 상황에서 이른바 대권 경쟁은 오랫동안 지역주의 정치에 의해 결정되어왔습니다. 아직도 이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못지않게 등장한 변수의 하나가 바로 한(조선)반도 정책입니다. 물론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맞물린 경제정책도 대중이 고려하는 중요한 요소로 되고 있습니다. 지난 지방선거도 바로 이와 같은 요인들이 맞물려 나타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열린우리당은 지금 심각한 정치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재보선 선거에서도 이는 그대로 되풀이되어 나타났습니다. 이대로 가면 열린우리당의 대선패배는 명약관화합니다. 현재로서는 한(조선)반도 정세와 한미FTA 협상도 열린우리당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이를 뒤집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카드가 실은 남북정상회담 성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다고 봤을 때 열린우리당은 민족공조를 결정적인 시기에 들고 나오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한미FTA 타결을 통해 경제적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홍보를 앞세우고, 다른 한편으로는 개헌 논의를 촉발시켜 새로운 국면을 형성시키고자 할 것입니다. 즉 국면 전환 카드로 사용하고자 할 것입니다.
홍석만/민족공조로 한미FTA저지하자라는 구호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넌센스로 들릴 수도 있을 텐데요, 이런 주장들의 문제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요? ⑮

고민택/한미FTA를 찬성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한미FTA가 한국경제의 활로를 열어주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거나 그를 통해 직접적인 이익이 발생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이를 반대하는 경우는 한미FTA가 한국경제가 미국경제에 더욱 의존하는 결과를 낳거나 그 피해가 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그런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미FTA는 사실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나 강요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아무리 한미FTA가 심각한 결과를 낳을 것이 분명하다고 해도 잘못된 근거입니다. 한미FTA는 국내 초국적자본화 된 거대 독점자본의 이해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그들은 분명 한미FTA를 통해 상당한 이익을 챙길 수 있습니다. 문제는 거기에 노동자 민중의 희생과 고통이 반드시 동반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와 자본은 바로 이를 철저히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여기다 대고 민족공조로 한미FTA를 저지하자는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으며 비현실적인 상정입니다. 또한 한미FTA가 아니라 남북경협을 진전시켜 경제적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의도를 갖는 것이라면 그것은 너무 순진한 발상입니다. 남북경협은 지금으로서는 전망 자체가 대단히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진척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현재의 정세에서는 대단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더 나아가 남북경협은 남북 노동자 민중의 이해와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 남북 지배세력의 이해와 일치할 뿐입니다. 남북경협 자체를 반대할 필요는 없지만 이러한 한계와 문제점을 바로 보아야 합니다.

이꽃맘/동북아 시대를 열어가자는 주장에 대해 이것이 한국사회의 발전적 전망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현재 남한의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일수밖에 없지 않냐, 이런 주장인데요, 이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는지요? ⑯

배성인/
- 철저하게 자본중심적인 주장
- 이남을 넘어 이북까지 신자유주의 재편을 강제


#5. 하반기 투쟁과제

이꽃맘/결국 2006년 하반기는 어떻게 보면 한반도의 미래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수도 있겠다 싶은데요, 하반기 민중진영의 투쟁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⑰

배성인/
- 한미FTA 저지 / 전략적 유연성 대응투쟁이 갖는 의미

홍석만/올 10월에 한미FTA 4차협상이 열릴 예정인데요, 이 상황에서 10월투쟁의 중요성에 대해서 민중진영 내부에서도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⑱

고민택/ 사실 한미FTA 협상이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노동자 민중진영은 솔직히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었으며, 어떻게 대처할 지에 대해 상당히 곤혹스러워했습니다. 지난 2차협상 투쟁 전까지만 해도 대중적 투쟁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도 낙관할 수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알다시피 한미FTA에 대한 반대 여론이 찬성 여론을 앞지르고 있고, 특히 2차 협상 때 보여준 대중의 투쟁의지와 동력이 결코 비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증명했다고 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급기야 이른바 ‘4대선결조건’에 대해 고백하게 된 것도 이러한 다급한 상황을 반영한 것입니다.
9월 3차 협상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노무현 정부는 한미FTA를 사실상 타결 직전의 상황으로까지 만들어 반대 투쟁의 의지를 꺾고자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간을 끌수록 불리해진다고 판단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10월 투쟁은 바로 이를 저지하고 막아내는 분수령이 되어야 합니다. 마침 WTO DDA 협상이 사실 결렬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때문에 어쩌면 FTA에 대한 필요성이 더 커질 수도 있지만 노동자 민중진영의 입장에서는 한미FTA를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10월 투쟁은 4차협상 투쟁뿐만 아니라 평택투쟁과 함께 노사관계로드맵 저지 투쟁과 맞물려 진행될 수 있는 시점입니다. 말 그대로 총력투쟁이 가능한 시기입니다. 위기에 빠진 노무현 정부를 결정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전반적인 차원에서는 노동자 민중진영에게 유리한 정세는 아니지만 단기적으로는 10월 투쟁 시기에는 유리한 국면을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정세까지를 호전시키고자 하는 의지와 구체적 전술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노무현 정부 퇴진이나 민중탄핵과 같은 경로를 상정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역시 노동자 민중의 독자적인 정치적 방향이나 전망을 세우는 속에서 진행될 때 그 의미를 살릴 수 있겠습니다. 그것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나아가 반자본 투쟁을 중심으로 노동자 민중이 정치세력으로 집중할 수 있는 정치 기획을 동반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민주노동당도 이런 측면에서 하나의 시험대 위에 서게 될 것이며, 시험대 위에 세워야 할 것입니다.

홍석만/하반기 무엇보다도 남북관계가 어떻게든 요동쳐 나갈 것 같은데요, 남북관계 또는 남북경협에 대한 노동자 민중진영의 태도와 입장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⑲

고민택/ 앞서 이미 부분적으로 말씀드렸지만, 다시 한 번 종합적으로 정리하자면 한(조선)반도 나아가 동북아에서의 정치군사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은 결코 노동자 민중진영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노동자 민중진영은 무엇보다 미국, 일본이 추구하고 있는 대북적대정책 또는 안보리 대북 결의안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곧 민족공조 또는 남북공조를 주장해야 하는 근거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마찬가지로 남북경협도 이를 명시적으로 반대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갖는 한계와 문제점도 보아야 함을 말씀드렸습니다.
결론적으로 노동자 민중진영으로서는 남북관계 또는 남북경협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자신의 독자적인 요구와 투쟁을 중심으로 일관된 정치적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방향은 노동자 국제주의 입장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반자본 투쟁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정치세력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전망을 세우는 것만이 유일한 방안이자 태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꽃맘/결국 자본 중심, 통치권 중심의 민족공조를 넘어서기 위한 전략이 필요할 텐데요, 과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⑳

배성인/

이꽃맘/네, 오늘 두 분 선생님 모시고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홍석만/8월이면 민족이라는 화두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는 때입니다. 올해는 비단 8.15뿐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조건 때문에 더욱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데 맹목적인 민족대단결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은 것은 여느 때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이꽃맘/ 남과북이 하나되고 민족이 하나되어 힘을 모으자는 데에 반대할 사람들은 없겠죠. 하지만 그 힘 어디에다 쓰고 어떻게 모아야 할지 이제부터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큼 남과 북의 관계가 더 가까워졌기 때문인데요, 이제는 단순한 민족공조를 넘어서 남과 북의 노동자 민중이 하나 될 계기를 찾아야 하겠습니다.

홍석만/네,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오늘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시청자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참새회원이라면 누구나 참세상 편집국이 생산한 모든 콘텐츠에 태그를 달 수 있습니다. 이 기사의 내용을 잘 드러내줄 수 있는 단어, 또는 내용중 중요한 단어들을 골라서 붙여주세요.
태그:
태그를 한개 입력할 때마다 엔터키를 누르면 새로운 입력창이 나옵니다.

트랙백 주소 http://www.newscham.net/news/trackback.php?board=power_news&nid=35491[클립보드복사]

민중언론 참세상의 재도약에 힘을 보태주세요

덧글 쓰기

민중언론 참세상은 현행 공직선거법 82조에 의거한 인터넷 선거실명제가 사전 검열 및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므로 반대합니다. 이에 따라 참세상은 대통령선거운동기간(2007.11.27 ~ 12.18)과 총선기간(2008.3.31 - 4.9) 중 덧글게시판을 임시 폐쇄하고 진보네트워크센터의 토론게시판의 덧글을 보여드렸습니다.
선거운동기간이 종료되었으므로 기존 참세상의 덧글게시판 운연을 재개하며, 선거운동기간 중 덧글은 '진보넷 토론게시판 덧글보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 선거실명제 폐지 공동대책위원회  ->참세상 선거법 위반 과태료 모금 웹사이트

잘 읽으셨으면 한마디 남겨주세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