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한겨레, 비전 2030은 장밋빛 미래?

참세상  / 2006년09월04일 6시45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이꽃맘/ 네, 30일 정부는 ‘비전 2030-함께 가는 희망한국’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이 보고서를 내게 된 것은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양극화 등에 적극 대응하지 못하면 위기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한 한겨레의 보도태도를 살펴보았습니다.

홍석만/ 정부의 이번 보고서 굉장히 장시간의 전망을 밝힌 것인데요. 2030년까지 무엇을 만든다는 얘기죠?

이꽃맘/ 네 이번 비전 2030은 노무현 정부가 내놓은 미래전략의 최종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비전 2030은 사회, 경제, 복지, 교육 등 모든 것을 망라한 것으로 정부는 2030년까지 1인당 GDP를 4만 9천 달러로 공공사회지출 규모 또한 현재 8.6%에서 OECD 회원국의 평균인 21.2%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입니다.

홍석만/ 제가 좀 살펴보니까 환상적인 유토피아를 건설하는 계획인 것 같던데요.

자막 : 유토피아는 가능하다? 비전 2030

이꽃맘/ 그렇습니다. 정부는 이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1100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는데요. 이 돈이 있으면 2030년까지 국가경쟁력을 29위에서 10위로, 삶의 질 41위에서 10위로, 청렴도 지수 40위에서 5위로, 건강보험 보장률을 65%에서 85%로, 장기용양서비스 수혜율은 11%에서 100%로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주영/ 정말 허황된 꿈 같은데요. 이에 대한 한겨레의 보도태도는 어땠나요?


이꽃맘/ 이번 비전 2030에 대해서 대부분의 언론들은 구체적인 실행계획 없어 실행 가능성이 없다라며 비판했는데요. 한겨레도 31일, 사설까지 쓰며 자세히 보도했는데요. 그러나 이에 대한 전반적인 보도태도는 이번 정부의 계획을 환영하며 사회적으로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논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핵심적인 문제로 재원 조달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정부의 이번 계획을 긍정한 거의 유일한 언론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주영/ 과연 이번 계획이 환영할 만한 것인가는 조금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한겨레의 보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떤가요?

이꽃맘/ 네, 석진환 기자는 ‘비전 실현된 2030년 한국, 삶의 질 세계 10위권’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비전 2030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미래의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라며 비전 2030 실행 이후의 삶의 모습을 조망했는데요.

“국민들은 이제 집이나 병원비, 노후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살만한 세상에서 일과 여가의 기회를 충분히 누리게 되는 것이다”라고 비전 2030 실행 이후의 사회에 대해 그리는 등 아주 긍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홍석만/ 비전 2030이 이렇게 긍정만 하기에는 자세히 살펴보지 않아도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꽃맘/ 한겨레는 핵심 문제로 재원조달을 꼽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1100조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요. 박현 기자는 ‘비전제시는 좋은데, 실행 비전은 불투명’이라는 기사를 통해 재원의 문제를 언급하는데요.

보도는 “어느 만큼의 복지수준을 원하는지, 재원조달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이창호 기획예산처 재정전략실장의 말을 인용하며 재원의 문제는 국민 합의에 의할 것이라는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긍정하고 있었습니다.

사설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증세 논란부터 펴는 것은 본말을 바꾸는 것”이라며 “정치적 색안경을 끼고 보기보단 국가 대계를 짠다는 생각 아래 건설적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라며 재원 문제에 문제가 있지만 이 것 때문에 멈춰서는 안된다라고 보도하고 있었습니다.

하주영/ 한겨레가 분석했듯이 재원 조달만 되면 장밋빛 미래가 오는 건가요?

자막 : EITC 도입에 FTA 체결확대까지 종합선물세트


이꽃맘/ 그렇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이번 비전 2030은 그동안 노동사회단체들이 반대했던 모든 정책들을 한데 모아서 한꺼번에 처리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인데요.

복지 선진국을 만들겠다며 이번 비전에 넣은 EITC는 그동안 사회단체들이 “국가의 값싼 빈곤관리 전략”이라며 강력히 반대했던 것입니다. 또한 교육계가 반대해왔던 방과 후 학교의 전면 확대와 국공립대 통폐합 등이 교육정책으로 포함되어 있으며, 전 국민적인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 한미FTA를 비롯한 FTA 체결 확대를 주요과제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임금피크제도 전면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주영/ 마치 나쁜 것만 모은 종합선물세트 같은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그러나 한겨레는 이런 문제점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은 채로 문제점은 국민적 합의를 통해 만들어야 할 것이라는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보도하고 있는 것이지요.

(INS 2. 한겨레 기사)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단편적 계획을 짜던 수준을 넘어 처음으로 종합 전략을 세웠다”며 “미래상을 제시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로서 그간 비전을 만들지 않았던 것을 오히려 비판해야 한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국가가 세우는 장기적인 전략이라는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이번 비전 2030은 그동안 민중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들을 집대성 해놨다는 데서, 민중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본만을 위한 장밋빛 미래에 불과한 것입니다.

홍석만/ 이렇게 문제가 많은 비전 2030, 어떤 보도가 필요할까요.

자막 : 민중에 의한, 민중을 위한 비전 필요

이꽃맘/ 지금의 문제는 보수언론들의 비판하듯이 증세의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비전 자체가 양극화를 해소할 수도 저출산을 극복할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한겨레는 이런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자신들의 사설에서 지적한 것 처럼 “당리당략을 뛰어 넘어서” 진정민중들을 위한 비전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민중들의 무엇을 요구하는지 제대로 국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보도하는 언론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하주영/ 네 이꽃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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