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일해도 가난해지는 사회, 빈곤철폐를 위한 특별한 투쟁

참세상  / 2006년10월28일 21시24분

하주영/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피플파워 하주영입니다. 여러분에게 가난은 어떤 모습입니까? 60년대나 70년대처럼 가난은 보릿고개를 연상시키고 굶주리는 것으로만 연상 되십니까? 가난한 사람들은 배짱이처럼 게으른 사람이라고 생각 하십니까? 하지만 21세기의 가난의 특징은 일을 해도 더욱 가난해 진다는 것입니다. 지난 10월 17일은 세계 빈곤철폐의 날이었는데요.

하주영/ 오늘 현장속으로 에서는 빈곤철폐의 날에 있었던 특별한 투쟁을 전해 드립니다. 먼저 이날 있었던 특별한 투쟁 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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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TMO점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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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네 오늘 빈곤철폐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나눠 주실 빈곤사회연대 최예륜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인사)

최예륜/ (인사)

하주영/ 먼저 세계 빈곤철폐의 날의 유래에 대해 설명해 주시구요 유엔기조와는 다르게 빈곤사회연대가 이날 투쟁을 전개한 이유가 무엇인지요?


최예륜/ 10월 17일 세계 빈곤철폐의 날은 1993년 유엔총회에서 결정된 바 있습니다. 각 국 정부와 비정부기구들이 빈곤을 철폐하기 위한행동을 강화한다는 것이 그 목표입니다. 2000년 유엔총회에서는 2015년까지의 밀레니엄 개발목표(MDG)를 정해 절대 빈곤과 기아를 없애자는 결의를 모았습니다. 빈곤사회연대에서 세계빈곤철폐의 날을 주목한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하나는 전 세계적인 빈곤 확산의 원인을 밝혀내고 상징적인 실천을 기획하기 위해서입니다. 또 하나는, 유엔이 설정하고 있는 절대빈곤 퇴치라는 목표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빈곤 철폐를 위한 진정한 과제를 밝히기 위해서입니다.

유엔 등의 국제기구들은 절대빈곤과 기아 퇴치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NGO들의 자원봉사, 기업기부 등을 활동의 주된 내용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극단적 소득 결핍으로서의 빈곤과 불평등으로 인한 상대적 빈곤은 그 근본원인이 공공서비스를 시장화, 사유화하고 투기의 대상으로 삼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있습니다. 게다가 일을 열심히 해도 가난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노동빈곤의 문제가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엔이 올해 빈곤철폐의 날 기조를 “빈곤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함께 일하자”로 정했다는 것은, 더 이상 국제기구나 각 국 정부의 협상, 한 국가의 사회정책으로는 빈곤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빈곤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과 각 주체들의 직접행동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주영/ 지난 17일 빈곤, 인권운동 단체들은 많은 행사와 투쟁을 진행했는데 이날 활동 내용 소개 해주시죠.

최예륜/ 서울역사 내에 있는 비어있는 TMO(미군여행장병안내소)를 점거, 공공역사를 중심으로 하는 노숙인 지원체계에 대한 요구를 알려냈습니다. 오전 11시에 권리선언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의 요구를 발표했고, 그날 하루 동안 점거한 TMO 안에서는 노숙인 지원체계에 대한 워크샵과 “우리는 어디로?”라는 이름의 인권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역 광장에서는 낮 시간 동안, 빈곤을 확대하는 한미 FTA 반대 서명운동과 퍼포먼스, 그리고 서울역 광장에 땅 한 평 바닥그림 그리기 등의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5시에 문화제를 진행하고 그 날 일정을 마무리했는데요, 특히 이 날, 서울역 주변의 노숙인 분들께서, 많은 관심을 갖고 호응을 보내주셨습니다.


하주영/ 네, 이날 서울역 광장에서 있었던 빈곤철폐를 위한 행사 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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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서울역광장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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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미군여행장병안내소를 점거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예륜/ 우선, 현재 TMO는 현재 비어 있는 공간으로 서울역 한켠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공간이 당장 시급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서울역을 비롯해, 공공역사가 민자역사로 전환되면서, 공적 서비스 제공 중심이 아닌 상업적 목표가 전면으로 부상하는 상황입입니다. 공공역사가 사유화되면서 노점상이 쫓겨나고, 노숙인의 인권은 묵살되고 있습니다. 사용되지 않는 공간은 그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점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상징적인 행동을 한 벌인 것이죠.

하주영/ 서울역과 같은 공공역사를 중심으로 가난한 이들이 모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예륜/ 주거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주거비부담을 줄이기 위해 찾아드는 저렴한 숙박시설은 대부분 공공역사 주위에 있습니다. 대표적인 값싼 숙박시설인 쪽방은 서울에 4000여 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70%가 서울역, 영등포역, 용산역 등 주요역사를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쪽방이나 고시원을 이용하기도 어려운 사람들은 역 인근의 만화방, 사우나, PC방을 향하게 되고 이 곳마저 이용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면 공공역사를 찾아들 수밖에 없는 것이죠. 또, 역사 주변에는 최소한의 생계비라도 마련하기 위해 일용직 노동을 구할 수 있는 ‘인력소개소’가 모여 있습니다. 불안정한 일자리나마 얻기 위해 노숙인들은 공공역사 주변을 맴돌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교통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공역사가 노숙인의 생존과 맞물린 공간이라는 노숙당사자들의 주장은 필연적인 것이죠.

하주영/ 노숙인에 대한 정부정책의 문제점이 많이 지적되는데요. 어떤 문제점이 있나요

최예륜/ 노숙인에 대한 정부 정책이 시설 강제수용과 단속을 통한 격리에만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현실적으로 공공역사 주변에서 거주하는 노숙인들에 대한 지원대책은 당연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다보니 지난달 30일 영등포역에서 발생한 방화셔터 압사사건과 같은 사망사건이 공공역사에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역사청소와 전염병예방이라는 명목 아래 노숙인을 추운 거리로 내모는 일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영등포역 노숙인복지예산의 70%가 노숙인지원이 아니라 노숙인단속반의 운영에 사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접근방식에 있어 근본적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하주영/ 눈부신 생산력의 발전을 거듭하는 21세기에도 가난한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는 이유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마지막으로 어려운 얘기겠지만 빈곤극복을 위한 계획이랄까요. 어떻게 극복가능할까요.


최예륜/ 지금 한국사회 절대빈곤 인구가 700만에 달한다고 합니다. 뼈빠지게 일을 해도 가난의 굴레는 벗어나기 힘듭니다. 비정규직이 절반을 넘어섰고, 정부는 이것도 모자라 더욱 강도 높은 노동유연화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사람들은 국가 경제 회복을 위해 자신의 일자리를 내놓고 비정규직이 되는 것에 합의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 카드를 긁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러한 희생을 통한 경제성장이 결코 민중들의 수혜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정부는 또다시 경제성장을 운운하며 저임금 불안정 노동의 확산을 제도화하고 여성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빈곤문제는 더 이상 특정 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이 땅에서 살아가고 노동하는 모든 이들에게 닥친 구조적 문제입니다. 따라서, 더욱 폭넓은 연대와 직접행동만이 빈곤에 맞선 민중의 권리 확대를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하주영/ 지금까지 빈곤사회연대 최예륜님 나와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인사)

최예륜/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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