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특집 : 4차 한미 FTA협상 평가] 제주, 경찰 저지선을 넘어

참세상  / 2006년11월19일 11시39분

하주영/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피플파워 하주영입니다.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제주도 중문단지에서 한미FTA 4차 협상이 진행되었는데요. 그래서 이번 주에는 한미FTA 4차 협상과 관련해 특집으로 준비했습니다.

첫 번째 ‘현장 속으로’에서는 제주도에서 투쟁을 중심으로 이야기 하고, 두 번째 ‘언론의 재구성’에서는 4차 협상을 다룬 개혁언론의 문제점에 대해 진단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른시각다른분석’에서는 4차 협상 결과와 관련된 이야기를 민중언론 참세상 라은영 기자로부터 듣는 시간을 마련했는데요.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89회, 한미FTA 4차 협상 특집,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하주영/오늘 첫 번째 시간 현장속으로 입니다. 이번 현장속으로에서는 제주도에서의 투쟁에 대해서 알아보겠는데요. 먼저 영상 보고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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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기자회견 영상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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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스튜디오에는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김종필 정책기획팀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하주영/ 제주도에서 힘드셨을 텐데요 이번 투쟁의 목표와 투쟁 방향은 무엇이었는지, 또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①

김종필/ 이번 4차 협상은 지난 7월 협상에 이어 한국에서 열리는 두 번째 협상이었습니다. 미국에서 협상이 진행될 경우 원정투쟁단을 중심으로 대응을 하기는 하지만 한국에서 협상이 진행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협상이 진행되는 경우 투쟁의 목표는 기본적으로 협상에 실질적인 타격을 가해서 협상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것입니다. 제주도라는 지리적 조건의 한계는 있지만 한국에서 진행된 4차 협상 대응 투쟁의 기본적 목표도 협상장을 봉쇄/타격하여 실질적으로 협상을 무력화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산넘고 물건너는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전술을 통해 협상장으로 진입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몇가지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우선 제주도라는 지리적 특성상 교통편 등의 문제로 대규모 인원이 모여 투쟁을 벌이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협상장 자체도 일종의 요새와 같은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접근이 용이하지는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요 대중단위들의 조직화가 애초 예정했던 수위에 미치지 못했던 점도 투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하주영/ 그런데 이번 협상 중에 경찰은 FTA반대 집회신고의 경우 모두 불허 방침을 내렸는데요. 어떤 이유 때문이었나요? 또 현장에서는 어떤 투쟁들이 진행되었습니까?②


김종필/ 말씀하신대로 이번 투쟁기간 동안 제주경찰은 중문근처에서의 모든 집회를 불허함으로써 한미FTA 저지 투쟁을 원천봉쇄했습니다. 경찰이 집회를 불허한 이유는 “집회 개최 시 명백히 현행법을 위반하여 공공질서에 위협을 가하는 행위를 할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경찰은 집회를 불허하는 것도 모자라 1인 시위조차 봉쇄하는가 하면 집회 참가자를 조사하고, 농기계 차량 소유자 명단을 수색하며, 집회에 참가한 농업인 단체에 재정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반대운동에 대한 탄압을 자행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경찰의 탄압 속에서도 다양한 투쟁들이 전개되었습니다. 첫날은 말 그대로 ‘산넘고 물건너’ 협상장을 진입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했습니다. 특히 수십명의 사람들이 바다로 뛰어들어 협상장으로 향하는 모습은 그 자체가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둘째날은 도로를 통해 협상을 들어가기 위한 투쟁을 전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수많은 농민과 노동자들이 부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같은날 두명의 사회단체 활동가는 경찰의 검문을 뚫고 협상인 신라호텔 현관까지 진입하여 기습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매일매일 선전전, 시민문화제, 촛불집회 등 다양한 투쟁들이 진행되었습니다.

하주영/ 협상 개최 전부터 이전 협상 때보다 지역 여론이 매우 안 좋았던 것으로 아는데요. 도민들의 의견은 어땠나요?③

김종필/ 지역여론이 매우 안좋았던 이유는 한미FTA 자체의 문제점을 제주도민들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제주도에서 감귤이 차지하는 위상이 남다르기 때문입니다. 제주도는 제조업이 3%, 1차 산업이 15% 규모로 감귤농업, 축산 농업 등 1차 산업이 지역 경제의 골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감귤농가는 제주도 전체 농가의 86%를 차지고하고 있으며, 감귤 조수입은 6천억원 수준으로 제주도 전체 농업조수입의 5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농촌경제원의 자료에 의하면 관세를 완전히 철폐할 경우 향후 10년간 감귤 조수입은 최대 2조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른 보고서에서도 관세 감축 5년의 경우 연간 피해액을 2천억으로 추산한 바 있습니다. 감귤 뿐 아니라 축산업 및 밭작물들도 피해를 입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한미FTA가 체결된다면 제주도의 감귤 농가는 물론이고 제주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1차산업 전체가 붕괴할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감귤이 단순히 농업문제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제주도의 관광산업과 연계되면서 감귤농가가 몰락할 경우 제주도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는 것을 도민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4차 협상에 대해 민관 구분없이 매우 비판적인 의견이 많았습니다.

하주영/ 협상 과정 중에서 23일 양측수석대표와 김태환 제주도도지사가 감귤 문제로 따로 자리를 마련했었는데 어떤 자리였나요?④

김종필/ 이것은 한마디로 쑈입니다. 웬디커틀러 미국 수석대표, 김종훈 한국 수석대표,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주연을 맡고, 양대성 제주도의회의장, 강창일 열린우리당 의원, 김재윤 열린우리당 의원이 조연을 맡은 한판 쑈에 불과합니다. 이날 면담자리에서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협상단에게 ‘감귤’을 제외시켜 줄 것을 호소했고 간담회 후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는 “제주도지사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들었고 중요성을 이해하게 됐다. FTA 협상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주 감귤의 민감성을 고려해 나가겠다”고 답했으며, 김종훈 수석대표는 “한미FTA 감귤 문제를 충분히 잘 인식을 하고 있고 민감성이 협상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해서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거짓말입니다. 실제 ‘감귤’자체를 진심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쌀이나 의료문제처럼 4차 협상 이전부터 충분하게 논의했어야 하나 4차 이전까지 감귤은 거론조차 되지 않는 비중없는 품목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23일의 모임은 제주도내에서 한미FTA 자체에 대한 반대여론 뿐 아니라 협상을 제주도에서 진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하자 이를 무마시키기 위한 쑈를 벌이고 거짓말을 늘어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하주영/ 그럼 제주도에서 있었던 투쟁에 대해서 한 번 보고 넘어가야 할텐데요. 준비된 영상 보고 이번 투쟁의 평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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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2: 제주도 투쟁 영상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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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네 영상 잘 봤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4차 협상 투쟁의 평가도 알아봐야 할텐데요.⑥

김종필/ 많은 사람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바닷물에 뛰어드는가 하면 맨몸으로 경찰의 폭력에 맞서는 등 헌신적인 투쟁을 벌였습니다. 먼저 이번 투쟁의 성과를 살펴보자면 첫째로 9월 협상 이후 최근 북핵 문제 등으로 인해 완전히 수면아래로 내렸단 한미FTA를 다시 이슈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둘째, 강력한 반대여론이 지속되는 가운데 4차 협상이 진척되지 않으면서 연내 타결이 불가능해진 점과 반대 여론이 늘어난 점도 성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4차 협상에 대해 간단히 부연하자면 진척사항이 없는 것이 반대운동의 결과라고만 평가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으나 범국본을 중심으로 하는 강력한 반대여론은 한국측 협상단의 운신폭을 좁게함으로써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 만큼은 사실인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한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투쟁의 평가는 무엇보다도 투쟁의 목표를 달성했는가의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이번 투쟁의 목표는 협상장 타격, 봉쇄 등의 방법을 통해 협상을 실질적으로 무력화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투쟁결과 협상장에 진입하지도 못했으며 실질적으로 무력화시키지도 못했습니다. 특히 협상장을 향해 계속 진격하려는 기층의 투쟁의지를 꺾는 일부 지도부의 모습은 큰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향후 투쟁에서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하주영/ 앞에서도 말씀하셨듯이 북핵 문제 등 여러 사건들 때문에 협상 찬성 의견도 높아진다는 프레시안의 보도가 있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⑦

김종필/ 프레시안의 보도 내용은 북핵이 한미FTA에 미치는 영향과 찬반여론의 추이를 구분해서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북핵문제인데요, 북핵문제는 한미FTA 추진세력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반대세력에게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북한의 핵실험은 안보심리를 자극하여 미국에의 의존도를 높이거나 최소한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아야 한다는 경향성이 증가함으로써 한미FTA체결을 위한 한국내 조건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미FTA와 관련한 내용이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반대여론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핵으로 인해 한미FTA가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점 또한 추진세력에게는 이득이 되겠지요. 그러나 이런 분석은 외부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북핵과 한미FTA의 관계를 전망한 것이기 때문에 반대운동의 여하에 따라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다음으로 여론의 추이문제인데요, 프레시안에서 보도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찬성 40.5%, 반대 51.9%로 반대의견이 높기는 하지만 7월에 비해 찬성의견은 증가한 반면 반대의견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여론조사의 결과를 당시의 정세와 비교해보면 반대투쟁이 강력하게 전개되거나 한미FTA가 핵심 이슈로 등장할 때는 반대여론이 높아지는 반면 그렇지 않을 때는 찬성여론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결국 강력하게 투쟁해서 한미FTA를 한국사회의 핵심 이슈로 만들어가는 것이 한미FTA를 저지하는 가장 손쉬운 길이라는 자명한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하주영/ 마지막으로 12월 4일 미국에서 5차 협상이 예정되어 있는데요, 향후 투쟁 계획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⑧

김종필/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범국본을 중심으로 하는 반대운동 진영도 투쟁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습니다.

현재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한미FTA저지를 위한 비상시국농성에 돌입해있는 상태이구요, 노동자대회, 농민대회를 거쳐 11월 22일부터는 1주일 단위로 민중총궐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재 확정된 총궐기는 11월 22일, 29일, 12월 6일입니다. 방식은 전국 동시다발과 서울집중투쟁 등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5차 협상기간에는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원정투쟁단을 구성해서 파견할 예정이구요. 이번 투쟁은 전농, 민주노총 등 소위 ‘조직화된 대중’들만의 싸움으로는 이길 수 없습니다. 다중이라고 표현되는 일반 시민 및 다양한 계층의 민중들이 말 그대로 총궐기할때만 승리할 수 있습니다. 한미FTA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바로 내 문제이고 우리 자녀들의 미래가 달린 일입니다. 향후 진행될 한미FTA저지 투쟁에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하주영/ 네 지금까지 김종필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정책팀기획팀원나와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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