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노동자 전태일과 전국 노동자 대회

참세상  / 2006년11월19일 11시46분

하주영/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얼마전에 첫눈이 조금 내렸는데요. 이렇게 겨울이 오면 가난한 사람들은 난방걱정에서부터 주거에 대한 걱정이 먼저 앞섭니다. 신자유주의 몰고온 양극화는 첫눈에 대한 반가움 보다는 삶을 헤쳐 나갈 두려움부터 갖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는 이 다가올 이 겨울의 혹독함을 여러분과 함께 돌파해 나갈 것입니다. 오늘 첫 번째 순서 현장 속으로 시작합니다.


하주영/ 1970년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역사에 몸을 던진 청년 노동자 전태일을 아십니까? 노동자 전태일이 돌아가신지 벌써 36년이 지났는데요. 오늘 피플파워 현장 속으로에서는 아름다웠던 노동자 전태일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영상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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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영상 + 전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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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네 스튜디오에는 민주노총에서 노동열사 사업을 ㅤㅁㅏㅋ고 있는 박선봉 대외협력국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인사)

박선봉/ 안녕하세요.(인사)

하주영/ 지난 1970년 11월 13일 전태일이라는 노동자가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몸에 기름을 붓고 분신을 하셨는데요. 그분을 기리는 사람들은 그를 노동 열사라고 부릅니다. 먼저 노동 열사란 어떤 분인지 설명해 주시죠.


박선봉/ 한국어사전에서 제시하고 있는 ‘열사’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와 국가를 위해 직접 행동을 하지 않았으나, 그 뜻을 성공하지 못한 채 의리와 지조를 굳게 지키려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으로 명시되어 있다. ‘의사’라는 사전적 의미는 “나라와 국가를 위해 의로운 행동으로 그 뜻을 이루면서 목숨을 잃은 사람”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정의는 국가 중심의 사고를 반영하고 있다. 국가의 성격이 고려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군부독재정권을 중심으로 한 국가를 위해 행동하다가 사망한 사람들도 ‘열사’에 해당할 수 있다. ‘순국선열’로 간주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성공의 여부를 떠나, ‘그 뜻, 의리, 지조’ 등에 대한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다. 지배세력의 입장에서 판단하는 가치와 피지배세력의 입장에서 판단하는 가치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목숨을 잃은 사람’으로 제한함으로써, ‘열사’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조건이나 사회적 주체들을 부차화시킬 수 있다. ‘사망자’ 혹은 ‘피해 당사자’로 국한시킬 경우, 그 열사와 함께 행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부상자, 정신적 피해자 등의 문제, 그러한 열사들의 행동을 유발시켰던 사회구조적 문제점들이 부차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을 고려해서 노동열사에 대한 개념을 정의해 보면 “노동자 계급의 이해를 추구하기 위한 저항활동의 과정에서 반(半)강제적으로 희생당한 사람.” 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주영/ 전태일 열사. 어떤 분이셨나요?

박선봉/ 꽃의 아름다움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은 아름다운 꽃을 키울 수 없다고 합니다. 사람의 진실된 사랑을 귀중히 여기는 사람만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기를 바칠 수 있습니다.

전태일의 삶은 사람이 태어나 어떻게 사는 것이 참되게 사는 것인지 가르쳐 주었고, 죽음으로써 참사랑이 무엇인지 일깨워주었습니다.

전태일, 그는 너무나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조금만 불쌍한 사람을 보아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이 여린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이 그러한 환경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에 대한 애달픔으로 심한 가슴앓이를 할 정도였습니다.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어린나이에 여섯식구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고, 구두닦이를 비롯해 신문팔이, 삼발이장사, 껌팔이, 우산장사, 뒤밀이 등등 평화시장의 재단사가 되기까지 숱한 밑바닥 일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스물 두 해의 짧은 생을 사는 동안, 어쩌면 단 하루도 쉬어보지 못하는 날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성실히 일했건만 일당은 14시간 노동에 커피 한 잔 값밖에 안되는 50원! 평화시장의 다락방에서 피를 토해내며 쓰러지는 어린 여공들을 바라보며,잘못된 사회현실에 대해 강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인간은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에 도달하게 됩니다.

전태일, 그는 온 몸으로 사랑을 실천한 사람입니다.
"이 결단을 두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망설이고 괴로워했던가? 지금 이 시각 완전에 가까운 결단을 내렸다. 나는 돌아가야 한다. 꼭 돌아가야 한다. 불쌍한 내 형제의 곁으로, 내 마음의 고향으로, 내 이상의 전부인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곁으로… 나를 버리고, 나를 죽이고 가마. 너희들의 곁을 떠나지 않기 위하여 나약한 나를 다 바치마…."

그리고, 그는 마침내 자신을 다 바쳐 어둠을 환하게 밝히는 불꽃이 되었습니다.

하주영/ 전태일 열사의 분신 항거가 노동자들에게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요?

박선봉/ 1970년 11월 13일. 한국 노동운동사에 가장 위대한 투쟁으로 기록되는 바로 그날입니다. 전태일 열사가 자신의 생명을 던짐으로써 한국노동운동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 아래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던 노동운동이 조금씩 싹을 틔우기 시작했고, 태일의 죽음으로 시작된 노동운동의 발달은 70년대 청계피복노동조합의 활동을 비롯해 민주노동운동의 발달에 있어 근원이 되었습니다.

또한 지식인들이 노동운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민중의 삶과 투쟁이 역사의 전면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기폭제가 되었으며 민주주의를 앞당기는 역사적 사건이 되었습니다.

하주영/ 근로 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전태일 열사의 외침은 지금도 많은 사업장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사측이 근로기준법 지키기가 그렇게 어렵습니까?

박선봉/ 그게 뭐 지키기 워려워서 그러겠습니까?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고는 눈을 ㅤㅆㅣㄷ고 찾아보려고 해도 찾아볼 수 없는 자본가들의 욕심 때문일 테고, 단 1원이라도 이윤을 발생시키지 못하면 경쟁에서 도태당할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의 태생적 한계 때문일 테고, 또 한편으로는, 무한경쟁 속에서, 전지구적 약탈주의로 향하고 있는 신약탈주의, 바로 신자유주의 때문이겠지요

하주영/ 전태일 36주기 기념 사업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박선봉/ 전태일 36주기 기념행사로는 전태일 기념사업회가 중심이 되어 10월 14일부터 기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소개하면 제 2회 전태일 문학제로 2006년 10월 14일부터 15일까지 태백, 사북에서 진행된 노동문학기행이, 2006년 11월 11일에 있을, 많은 노동자출신 문학인들의 등용문인, 제 15회 전태일문학상과 제 2회 전태일 청소년문학상 시상식, 제 36주기 기념 대토론회가 11월 9일 오후 2시부터 종로5가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한국형 사회협약, 과연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열리며, 제 36주기 전태일 추도식이 11월 13일, 11시부터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립니다. 그리고 민주노총에서 진행하는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총파업투쟁 승리, 2006년 전국노동자대회 장에서 전태일노동상 시상식이 진행됩니다.

하주영/ 전태일 열사가 돌아가신 이후에도 많은 노동자들이 분신과 자결등으로 노동탄압에 항거해 왔는데요. 사실 전태일 열사의 삶도 비정규직의 삶 이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비정규직 노동열사가 계시다면 소개해 주시죠

박선봉/ 저는 개인적으로 이용석 열사와 하중근 열사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이용석 열사는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조출신으로 2003년 10월 26일 전국비정규직노동자대회에서 비정규직철폐를 외치며 분신하신 동지이고, 하중근 열사는 포항건설노조 출신으로 포스코 앞에서 집회도중에 백주대낮에 경찰에게 맞아서 돌아가셨습니다.

하주영/ 말씀대로 최근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을 통한 항거가 많았습니다. 그만큼 노동조건이 열악하다는 것일 텐데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은 어떻습니까?

박선봉/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이야 참 처절하죠.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걸작품 아닙니까? 노동유연화의 결과지요. 똑 같은 사람을 둘로 나누어 너는 정규직, 너는 비정규직으로 갈라 놓고 경쟁을 시키는 거죠. 그 단물은 자본가들이 빨아 먹는거구요. 그래서 모든게 반쪽 짜리 아닙니까? 임금도 반, 대우도 반, 반쪽짜리 인간으로 취급 받는거죠, 똑 같은 사람, 똑 같은 일을 하는데도요. 참 속터져서 환장할 일이지요. 거기다가 특수고용 노동자들, 예를 들면 화물트럭 운전자나 덤프트럭 운전자, 보험 모집인, 학습지교사 등은 임금을 받고 직접적인 통제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가 아니라고, 개인 사업자, 다시 말해서 사장이라고 노동자로 인정을 안해주지 참 신기한 나라입니다. 자신들이 노동자라고 하는데 굳이 노동자가 아니고 사장이라고 우기면서, 그렇다고 사장 대접도 해주지 않으면서 말입니다. 그 비정규직이 이제 전체 노동자의 절반을 넘었으니 어찌 됐던 간에 이놈의 나라는 반쪽짜리 나라인 셈입니다.

하주영/ 매년 11월 13일을 즈음하여 노동자들은 노동자 대회를 개최해 왔습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 대회부터 본격적인 총파업 투쟁을 준비 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민주노총 조준호 위원장 이야기 듣고 이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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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조준호 위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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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매년 노동자들이 노동자 대회를 통해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기리는 의미를 설명해 주십시오.

박선봉/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는 전태일 열사의 숭고한 인간사랑의 마음을 이어받아 이 땅의 천오백만 노동자계급의 인간다운 삶 쟁취를 위하여, 그리고 노동자들을 옥죄고 있는 온갖 악법들을 철폐하기 위하여 1988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한해의 노동자들의 투쟁을 집대성, 총망라해서 자본가 계급과 정권과 한판 싸움을 벌이는 자리라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하주영/ 올해 11월11일에 민주노총은 노동자 대회 전야제와 12일에 노동자 대회를 개최하는데요. 노동자 대회 준비 상황 어떻게 되고 있는지 설명해 주시구요. 특히 전야제는 문화제로 진행 되는 것으로 아는데요. 저희 관심있는 시청자들이 어떻게 전야제에 함께 참가할 수 있을지 알려 주시죠.

박선봉/ 올해 노동자대회는 20만 조합원 집결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전야제는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11월 11일 오후부터 시작됩니다. 사전에 노동열사마당 / 비정규차별철폐 전시전 / 평택문화예술대책회의 전시판매 / 작은문화마당 등이 펼쳐지고, 그 주변에 투쟁사업장 재정사업 등이 진행됩니다. 그리고 오후 6시부터 각 현장과 연맹, 업종별 투쟁과 삶이 묻어나는 영상 페스티벌인 노동영상제가 8시까지 개최되구요, 8시부터 본행사인 전야제 행사가 오후 11시까지 진행됩니다. (시청자 여러분들이 이 곳에 오시면 다양한 노동자의 현실과 다양한 노동문화를 접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정도의 멘트를 추가 해 주시면 될 듯합니다.)

하주영/ 네 지금까지 민주노총 박성봉 대외협력국장 나와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인사)

박선봉/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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