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도대체 미국 민주당이 뭐길래

참세상  / 2006년11월19일 11시47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조수빈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빈/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은 어떤 내용 소개해주실 건가요.

조수빈/ 미국의 중간선거가 7일 오전 6시 일제히 시작돼 민주당이 12년 만에 의회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습니다. 오늘은 미국 중간선거 관련하여 한겨레의 보도를 살펴보겠습니다.

하주영/ 한국 시각으로는 8일 중간선거가 있었죠?


조수빈/ 435명 전원을 새로 뽑는 하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은 모두 233석을 확보하면서 하원 다수당을 차지했습니다. 또한 민주당은 36개 중에서 실시된 주지사 선거에서도 50주 가운데 최소 28개 주를 차지해 2008년 대선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이라크 정책 실패 등 부시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실제 예년과 달리 행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하주영/ 미국 중간선거에 대한 한국 언론들 관심이 대단했지요.

조수빈/ 예 그렇습니다. 북핵, 한미FTA 등 최근 한국 정세 속에서 미국의 정치, 경제 등이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미국 중간선거 결과는 한국 언론의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이에 따라 주류 언론사들은 이번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한미FTA, 북핵 등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합니다. 대체로 언론들은 북핵, 한미FTA에서 정책 기조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8,9일 한국일보, 경향신문, 연합뉴스 등 주류 언론사들은 각각 사설 및 시론을 내고 “정부의 대북정책이 전향적으로 바뀌기를 기대하면서도 한미FTA는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반면 가장 빨리 사설을 내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은 9일 현재까지 미국 중간선거 관련 사설을 내보내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의 미국의 독보적 역할을 지지해왔던 언론이었던 만큼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주영/ 미국 중간선거에 대한 한겨레의 보도 태도 사뭇 궁금해지는데요. 어떻습니까?

조수빈/ 한겨레는 미국의 중간선거 전날 살얼음 승부로 예상하며 기사화를 시작하여 투표가 진행되고 있던 8일 오전 <저물어가는 공화당 12년 의회 지배>라는 기사를 반환점으로 민주당의 승리를 예고했습니다.

한겨레는 이 기사에서 “변화의 바람은 서서히 그리고 점점 강하게 불었다”며 “종전 중간선거와 달리 국내 이슈보다 이라크전 등 대외 정책 이슈가 쟁점으로 부각된 선거였다”고 밝혔습니다.

한겨레는 6일부터 8일까지 <부시 ‘독불외교’ 제동 조기 레임덕 가시화>, <미 의회 민주당 장악 ‘부시의 전쟁’졌다> 등 총 13개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하주영/ 많은 기사를 내보냈다기 보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한겨레의 일정한 반응이 나타나는 기사들이 주를 이룬 것 같은데요. 내용은 어떻습니까?

조수빈/ 한겨레는 기사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미국 행정부의 정책변화를 기대하고 했습니다.

한겨레는 8일자 기사 <미 공화 12년 의회지배 막내려>에서 “민주당의 승리는 부시 행정부의 대내외 정책수행에 견제를 강화해 정책변화를 불러오고, 부시 대통령은 급속히 레임덕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같은 날 <부시 ‘독불외교’ 제동 조기 레임덕 가시화>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부시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한겨레는 이 기사에서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부시 행정부의 독선적인 대외정책에 대한 제동일 것”이라며 “부시 행정부가 독불장군처럼 밀어붙인 ‘힘의 외교’는 그 추진력을 상당히 잃을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외교의 레임덕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교수 등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하주영/ 민주당 승리에 대한 한겨레의 일정한 기대가 드러나는 것 같은데요. 사설은 없었나요?

조수빈/ 한겨레는 곧바로 사설을 냈습니다.

한겨레는 8일 사설 <미국 유권자는 일방주의를 거부했다>에서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이 이라크전 등 대외정책이었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는 대결과 위협을 통해 미국의 일방적 세계지배 체제를 구축하려는 부시 노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명백한 거부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겨레는 이 사설에서 “6자 회담은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통상 자국 산업에 보호주의적인 경향이 강한 민주당이 의회의 다수당이 됨으로써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에서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북핵 등 주요 사안에 있어 정책기조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주영/ 한겨레의 일정한 기대는 미국의 정책 변화가 불가피 하다는 인식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한겨레의 보도 어떻게 보십니까?

조수빈/ 한마디로 과잉된 기대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습니다.

지난 94년 클린턴 정부 시절 북핵 위기 당시 영변의 핵시설에 대한 폭격까지 갈 뻔한 사례가 이를 반증합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당시 김일성 주석을 만나 94년 6월 16일 미국의 부통령과 국무장관 등 빌 클린턴 행정부의 최고 수뇌부들이 백악관에 모여 대북 공격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했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습니다. 민주당이 집권을 해도 부시 정부가 추진하던 대북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추측하게 합니다.

그럼에도 한겨레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로 미국의 대북 정책의 기조가 크게 바뀔 것처럼 기사화하고 있습니다.

하주영/ 대북 정책에 있어서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크게 변화될 것이 없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조수빈/ 예 그렇습니다. 한미FTA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겨레는 민주당이 자국 산업 보호주의적인 경향이 강하다며 한미FTA에도 일정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WTO 등 다자간 무역체제를 완성한 것이 클린턴 정부였습니다. 클린턴 정부는 밀레니엄 라운드를 자유무역을 위한 원동력으로, WTO가 ‘인간의 얼굴을 한 지구촌 경제’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미 우리 정부는 지난 99년 시애틀에서 진행된 WTO 3차 각료회담이 결렬된 이후 다자간 무역에서 양자간 무역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번 민주당의 압승으로 한미FTA의 수위에 일정한 변화가 올 수도 있지만, 보호무역주의로 선회할 것이라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주영/ 마지막으로 정리해주시죠.

조수빈/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일정한 기대를 내보이고 있습니다. 밀레니엄 이후 ‘신자유쥬의 세계화’가 대세인 것처럼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의 승리이후 대다수 언론들이 보호무역 대 자유무역이라는 단순 구도로 몰아가면서 본질을 비켜가고 있습니다.

개혁언론인 한겨레도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의 중간선거를 계기로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일정한 정치적 공세는 가능할 수도 있으나 민주당의 정책방향이나 기조에 대한 설명 없이 섣부른 낙관이나 기대에 치중하는 기사를 내보내는 것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본질을 왜곡하고 여론을 호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지점입니다.

하주영/ 조수빈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1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잠시 후 2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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