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집회 자유 침해하는 연합뉴스

참세상  / 2006년11월19일 12시08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이꽃맘/ 요즘 도심 집회를 둘러싸고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연합뉴스의 보도태도를 살펴보았습니다.

하주영/ 요즘 언론들의 보도태도를 살펴보면 집회시위자유 대 교통체증으로 구도를 그리면서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집회는 불허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집회 시위를 둘러싼 논란은 큰 집회가 있을 때마다 교통 혼잡을 이유로 제기되었던 어떻게 보면 굉장히 진부한 논란이기도 한데요. 이번에 갑자기 논란이 된 것은 지난 7일, 경찰이 민주노총 ‘교통혼잡’을 이유로 노동자대회 장소를 불허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때부터 연합뉴스는 언론들의 논점을 선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주영/ 연합뉴스는 통신사이기 때문에 그 논점이 다른 언론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연합뉴스 보도태도 구체적으로 어땠나요?

이꽃맘/ 연합뉴스는 이번 논란에서도 대부분의 보수언론의 논점을 이끌어갔는데요. 경찰이 민주노총의 집회 장소를 불허 한 7일, 연합뉴스는 ‘양대노총 도심집회 불허 적정성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INS 1. 연합뉴스 기사)

마치 제목만 보면 경찰의 집회 불허조치에 문제가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정반대였습니다.

이 기사에서 연합뉴스는 “경찰이 민주노총 집회의 경우에는 교통혼잡을 이유로 불허해놓고 같은 날 대학로에서 열렸던 덤프연대 집회는 허가해줬다”라며 적정성의 문제를 제기하고 “경찰이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라고 주장하며 “경찰이 지난 9월 교통체증을 일으킬 것으로 우려되는 도심 집회는 금지하겠다”라고 발표했지만 미온적 대응에 그치고 있다라며 경찰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하주영/ 다른 기사는 어떤가요?

이꽃맘/ 연합뉴스는 이런 경찰의 대응에 대한 찬반을 묻는 방식으로 ‘주말 도심집회 향한 시선도 양극화’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는 형식적으로는 공정하게 양 쪽의 의견을 듣는 것 같았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일단 반대 측의 입장의 부제를 “도심집회 왜 포기 못하나”라고 뽑으면서 집회를 당연히 인정되어야 할 권리가 아닌 포기하지 못해서하는 고집 정도로 격하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찬성 측의 입장을 담은 부분의 부제를 “시민들 생업, 불편도 생각해야”라고 뽑으면서 집회시위의 자유와 불편을 정면 대치시키고, 마지막에 경찰이 “도심집회 자제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인용하면서 “경찰의 강경 스탠스는 최근 주말마다 이어진 대규모 도심집회로 인해 시민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 취해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찬성 측의 입장을 대세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하주영/ 사실 집회, 시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만들어 낸 것에는 시위대의 문제라기 보다는 집회 자체를 이미 불법으로 규정해 놓은 경찰의 태도와 언론의 보도에 있는 것 같은데요.

자막 : 집회 내용 사라진 연합뉴스의 집회 보도

이꽃맘/ 그렇습니다. 집회시위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로서 민중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입니다.

그러나 연합뉴스는 집회에 모인 사람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왜 민중들이 거리에 나설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서는 기사하나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면 생길 수 밖에 없는 문제에만 집중하면서 시민들의 시각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죠.

하주영/ 연합뉴스가 12일 열렸던 전국노동자대회를 어떻게 다뤘는지를 살펴보면 지적하신 부분이 들어날 것 같은데요.

이꽃맘/ 네. 연합뉴스는 전국노동자대회를 두 개의 기사로 보도했는데요. 두 기사는 모두 ‘도심집회 문화 바뀌나, 교통원활’, ‘행진축소, 버스지하철로 집결 교통원활’이라는 제목을 뽑으며 집회 내용에 대해 보도하기는커녕 집회 장소를 둘러싼 논란만 더욱 부추기는 방식으로 보도하기에 급급했습니다.


(INS 2. 연합뉴스 기사)

연합뉴스는 “대규모 도심집회에도 교통대란을 피할 수 있었던데는 민주노총이 교통체증을 질타하는 여론을 의식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 것이 주요했다”라며 “시민, 행사 주최측, 경찰 등이 각자 제 목소리를 내면서도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 시위의 자유와 타인의 행복추구권을 함께 배려하는 지혜가 멋진 하모니를 이룬 덕분에 교통대란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라 칭찬을 늘어놓았습니다.

이어 “심각한 교통체증이나 불상사 없이 순조롭게 진행된 이번 집회가 향후 도심 집회, 시위문화 발전에 새로운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라고 전망까지 내놓았습니다.

하주영/ 결국 민주노총의 노동자대회는 사라진 채 집회 문화를 둘러싼 논란만 남았네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이런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 지난 14일 문화연대는 논평을 통해 따끔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자막 : 연합뉴스, 민중 외면 입맛대로 관전평만 가득

문화연대는 “민중들의 의사표시의 수단의자 표현의 방식인 집회가 곧 언론의 자유이고, 이는 곧 언론의 자유를 보완하는 사회적 권리이다”라며 “민중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사회를 향해 혹은 권력과 정권을 향해 소리치는 요구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관심하면서 집회 관전평만 입맛대로 보도한다면 신문화 방송 역시 언론 자유, 표현의 자유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하주영/ 결국 지금같은 언론의 태도가 스스로의 자유 마저도 훼손시킬 것이라는 지적인데요.

이꽃맘/ 네, 집회시위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기본권이라는 당연한 이야기를 언제까지 해야 할지 답답하기까지 한데요.

이 시기 언론이 해야 할 일은 왜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서 살려달라고 하는지, 왜 노무현 정권 퇴진의 목소리를 외치고 있는지, 민중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일 겁니다. 연합뉴스는 교통대란이니 진부한 논리로 민중의 목소리를 덮어버리는 행태를 당장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하주영/ 이꽃맘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1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잠시 후 2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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