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시각 다른분석

빼앗긴 도로를 되찾아라, 발바리

피플파워  / 2006년11월27일 20시32분

하주영/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90회 2부 시작하겠습니다.
떼거리 잔차질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두발과 두 바퀴로 다니는 떼거리 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대규모로 이동한다고 했을 때 금방 드는 생각은 도심의 밤거리를 가로지르는 오토바이 폭주가 먼저 연상되지만, 이와는 반대로 활동의 의미에서부터 여러 가지 재미있는 꺼리들이 많은 자전거 타기. 우선 영상으로 먼저 만나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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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3 : 조재식 씨 인터뷰 4‘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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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 자전거를 타는 즐거움과 발바리에 대해 얘기해주실 떼거리 잔차질 참가자 지음 씨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하주영/ 이름이 재미있는데요, 발바리라는 의미와 떼거리 잔차질이 무엇입니까? ①

지음/ 발바리는 두발과 두 바퀴로 다니는 떼거리들의 줄임말입니다. 떼거리 잔차질은 말 그대로 사람들이 떼를 지어 자전거를 타는 것을 말하구요. 한편으로 떼거리 잔차질은 한달에 한번씩 잔차쟁이들이 도로를 무리지어 질주하는 행사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또 발바리라고 칭하구요. 서울에서는 2001년에 시작해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 달도 빠짐없이 열렸구요, 수원, 공주, 인천, 속초 등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주영/ 한 달에 한번 열리는 떼거리 잔차질은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는 축제나 다름없어 보이는데요, 여러 가지 재미난 풍경들도 벌어질 것 같습니다. 어떤 풍경들이 있습니까? ②

지음 /

하주영/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한 준비물이나 규칙 같은 것은 없습니까? ③

지음 / 특별한 준비물이라면... 자전거 말고는 없습니다. 스스로 안전을 위해서 헬멧을 쓰는 사람들이 많고, 자신의 주장을 알리기 위한 깃발이나 팻말이 필요하기는 하겠지만요. 규칙도 별 다른 것이 없습니다. 누구라도 정해진 시간에 모여 함께 줄지어 달리기만 하면 됩니다.

하주영/사실 도심에서 자전거 탈 수 있을 만한 곳은 공원이나 일부 전용도로 정도 밖에 없을 거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자동차가 다니는 도심 도로에서 자전거 타기란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요? ④

지음 / 사실 위험한 것은 자전거가 아니라 자동차죠. 골목길, 횡단보도, 인도... 자동차가 다니는 곳이라면 도로가 아니어도 걸어 다니는 것조차도 위험하지 않습니까? 자전거로 도로를 달리는 것은 물론 위험할 수는 있지만, 생각만큼 위험하지는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 자전거가 홀로 다니지 않고, 두 대, 세 대 함께 다니는 숫자가 늘어날수록 안전해집니다. 수 백 대의 자전거가 함께 달리는 떼잔차질에서는 지금까지 큰 사고가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주영/ 도심 한복판에서 떼거리로 자전거를 타면 교통방해가 너무 심하지 않나요? 도로변에 걸린 문구들 중에는 이륜차 무질서 단속, 이런 것들도 있는 데요 ⑤

지음/ 자전거가 교통에 방해가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한 마디로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교통을 방해하지 않는다. 우리가 바로 교통이다! 사람과 물건이 이동하는 것, 그것이 교통이고 자전거는 더할 나위없이 훌륭한 교통수단이지요. 현행 도로교통법상에서도 자전거는 도로를 달릴 수 있는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교통은 곧 자동차라는 인식 자체가 자동차에 중독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통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자동차들 그 자체입니다.

하주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활동은 자전거 타는 것이 즐거워서라는 게 일차적일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자전거를 타는 즐거움, 또는 자전거를 타는 이유는 어떤 것입니까? ⑥

지음 /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서, 취미 및 레져로서, 환경과 생태를 위해서, 교통수단으로서, 돈을 아끼기 위해서... 등등. 하지만 자전거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떤 이유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던지 간에 이 모든 이유로 즐거울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여럿이 함께 탈수록 더욱 즐거워지고 더욱 안전해 지죠. 떼거리 잔차질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면 좋겠다, 잔차질인 더 안전해 지면 좋겠다는 잔차꾼들의 소망이 담긴 활동인 것이죠.

하주영/ 자전거를 타는 즐거움, 시청자 여러분들도 지음씨 얘기를 들으면서 많이 공감하실거라 생각됩니다. 그럼, 자전거를 타는 이유, 영상으로 더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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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4- 달군 인터뷰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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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 도심의 자전거라고 하면 매연이 없는 환경적인 교통수단이라는 이미지도 가지고 있습니다만, 이런 발바리 활동을 하는 것에는 어떤 주장이 담겨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내용이 있습니까? ⑦

지음 / 자전거가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이라는 것은 두 말할 것이 없죠. 하지만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게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매연을 내뿜는 자동차 운전자는 유리창 안쪽에서 에어컨으로 정화된 공기를 마시지만, 매연하나 내지 않는 자전거 운전자는 자동차가 내뿜은 매연을 바로 뒤에서 누구보다도 직접적으로 들이마시게 됩니다. 기가 막힌 노릇이죠. 이것이 현실입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도시의 환경이 얼마나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고, 얼마나 부조리한 지를 저절로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자전거를 타야 할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하주영/ 이런 주장들이 구체적인 활동으로는 어떻게 구현되고 있습니까? 캠페인이나 프로젝트 같은 것이 있을 것 같은데요.⑧

지음 / 가장 대표적인 구호는 ‘차선 하나를 자전거에게!’와 ‘One Less Car!'입니다. 즉 자동차를 줄이고 자전거가 안전하게 도로를 달릴 수 있게 하자는 것이죠. 대부분의 자전거 길은 자전거가 다닐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거나 인도에 길을 내서 보행자를 불편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게 아니라 도로에 자전거 길을 내고 자동차를 불편하게 하자는 것이지요. 이밖에도 안전한 자전거 보관소를 만들자라던가, 대중교통에 자전거를 싣게 하자고 주장하는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하주영/ 한국과 환경의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한국의 발바리 활동 같은 것이 외국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외국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⑨

지음/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더 열악하기는 합니다만, 다른 나라의 경우도 자동차가 도로를 지배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크리티컬 매스라는 자전거 행진이 92년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전세계 200여개의 도시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발바리의 떼잔차질도 그 중에 하나인 셈이지요. 크리티컬 매스의 뜻은 임계질량인데요, 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만큼의 양 즉 자전거가 도로를 맘놓고 달릴 수 있을만큼 많은 무리를 짓자는 의미입니다.

하주영/ 시청자들 중에도 이 자전거 타는 활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발바리 활동에 관심이 있고 참여하고자 하는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⑩

지음 / 발바리는 동호회가 아닙니다. 운영원칙이나 조직구조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가입절차가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평소 생활에서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많이 이용하시다가, 서울의 경우에는 매월 셋째 주 토요일 4시에 광화문 앞으로 자전거를 타고 나오시면 그 순간 누구나 발바리가 되는 것이죠.

하주영/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자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주영/ 지난 22일에는 민중총궐기가 전국 각지에서 7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전국의 도청과 시청에는 배추 한포기 사갈 사람 없다는 농민의 절규, 미친소라 불리는 광우병 수입 쇠고기에 대한 개탄, 의료복지의 악화를 우려하는 민중의 함성과 분노가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면면을 자세히 보면, 광주에서는 경찰이 사용한 전류 2만볼트의 테이저 건에 부상자가 생기는 일이 있었던 반면에 서울 도심 교통은 여느 평일보다 원할함을 보였다고 합니다. 평화 행진이냐 도로 점거냐의 투쟁 형식이 어떻든 간에 중요한 것은 과연 삶의 좌절 속에서 분노하는 노동자 민중의 목소리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냐는 문제일 것입니다. 몇몇 운동 집단의 짜여진 흐름으로 진행되는 민중총궐기가 아니라 삶에 지친 민중 모두가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계기로 앞으로 있을 11월 29일, 12월 6일의 2,3차 민중총궐기가 될 수 있어야겠습니다.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오늘 여기까지 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다음주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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