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한겨레, 또 한미FTA 기사따로 광고따로

피플파워  / 2006년12월26일 12시17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이꽃맘/ 지난 12월 4일부터 9일까지 미국 몬타나에서는 한미FTA 5차 협상이 진행된 바 있습니다. 협상이 더 해 질수록 한미FTA의 위험성이 더욱더 드러나고 있는데요. 이런 중에서도 정부는 한미FTA를 선전하기에만 급급했습니다.

하주영/ 한국정부는 연내타결을 외치면서 이번 협상에 임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꽃맘/ 네, 그러나 일단 연대타결은 물거품이 되었구요. 한미 양국은 내년 적당한 시기에 반드시 타결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6차 협상이 오는 1월 15일부터 한국에서 다시 열릴 예정입니다.

현재 한미FTA 논의는 타결내용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여부는 일체 따지지 않는, 무조건 협상이 타결되기만 하면 좋은 것이라는 식의 묻지마 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주영/ 그동안 한미FTA가 5차 협상까지 진행되면서 협상 내용이 제대로 공개되고, 전 국민적으로 평가되기 보다는 그저 좋은 점만 일방적으로 선전하는 정부의 모습은 계속 비판되었던 바 인데요.

이꽃맘/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한미FTA의 실내용을 분석하는 것이 언론들의 중요한 역할로 주어집니다. 하지만 한미FTA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을 해왔던 개혁언론들도 정부의 광고를 그대로 실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하주영/ 이럴 때 마다 개혁언론들의 한계가 느껴지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한겨레, 한미FTA 정부 홍보물 20만 부 배포

이꽃맘/ 네, 한겨레는 지난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한미FTA체결지원위원회가 제작한 ‘20년 후 더 큰 대한민국을 기대합니다’라는 제목의 한미FTA 홍보 책자 20만 부를 신문에 끼워 배포했습니다. 이것이 문제가 된 것이죠. 알려진 바에 의하면 한겨레는 이에 대한 대가로 1500만 원에서 2000만 원을 받았습니다.

하주영/ 기사 따로 광고 따로가 또 나타났군요. 이번이 처음이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꽃맘/ 이런 일은 계속 반복되고 있는데요. 지난 7월에 있었던 2차 협상에도 같은 일이 있었는데요. 2차 협상이 있었던 7월 7일 한겨레는 한미FTA 추진의 중추역할을 했던 재정경제부, 외교통상부, 국정홍보처가 공동으로 만든 전면광고를 실어서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그때는 한겨레를 비롯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 흔히 개혁언론이라고 불리는 언론사들이 모두 이를 거르지 않고 그대로 실었습니다.

하주영/ 이에 대한 사회단체들의 비판도 이어졌을 것 같은데요.

이꽃맘/ 네, 언론노조는 한미FTA체결지원위원회와 한겨레 양쪽 모두를 비판했는데요.

언론노조는 한겨레에 대해 “한겨레가 한미FTA 홍보책자를 신문에 끼워 배포한 것은 금도를 넘은 것”이라고 지적하고, “한겨레 판매국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벌인 일이고 편집국이나 경영진은 모르고 있었다는 식의 한겨레 쪽 해명으로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는 그동안 언론사가 받는 광고에 대해 기사는 비판이던 찬성이던 입장을 갖고 나가지만 운영과 수익을 위해서는 광고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항변은 변명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하주영/ 제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언론사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더욱 신뢰감있게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도 이런 행동은 옳지 못한 것 같은데요.

광고 거르지 못한 것 언론사 책임

이꽃맘/ 언론노조는 이에 대해서도 지적했는데요. 언론노조는 “정부의 한미FTA 홍보 광고 내용에 사실관계가 틀리거나 근거 없는 장밋빛 전망을 강조하는 부분이 있을 경우, 이를 걸러내는 것은 신문은 물론 방송을 포함한 언론사의 의무”라고 강조하면서, “이를 걸러내지 못한 책임은 온전히 언론사에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일방적인 홍보정책에 일침을 가해야할 언론사들이 이것을 거르지 않고 배포에 협조했다는 것은 온전히 언론사의 책임이라는 것이죠.

하주영/ 한겨레는 이 광고를 받고 1500에서 2000천 만 원 정도의 수익을 얻었다고 했는데요.

이꽃맘/ 정부는 내년에도 한미FTA 홍보비로 60억 원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는 올해 정부가 예비비 112억 4129만원 중 FTA 홍보비만 70억을 쏟아 부었으며, 한미FTA체결위원회 예산으로 편성된 96억 여 원 중 60억을 홍보비로 책정한 것에 이은 것으로 또다시 과다책정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국민의 여론을 잘 수렴하기 위한 방법에 돈을 쓰기는커녕, 자신들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것에만 급급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비판의 의무를 가지고 있는 언론들이 이 돈을 받기 위해 무비판적으로 광고를 싣고 있는 것입니다.

하주영/ 언론사들이 광고에 대한 좀 더 분명한 태도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사실 언론사들이 광고에 의지해서 운영을 해 나갈 수밖에 없는 조건에 있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광고가 언론사의 보도태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언론사들이 극복하기 위한 주체적 노력이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하주영/ 네, 마지막으로 정리해주시죠.

한겨레, 자본에서 자유로운 언론 되길

이꽃맘/ 정부는 5차까지의 협상을 진행하면서 많은 성과와 진전이 있었다고 얘기했지만, 내용을 따져보면 그저 일반적인 합의거나, 미국 협상단이 줄기차게 요구한 사항들이 받아드려진 것들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핵심내용을 어느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오로지 장밋빛 미래만을 강조하며 한미FTA의 조속한 타결을 위한 여론 조작에만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자본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문제를 지적하고 제대로 된 사실을 전 국민에게 전하는 언론이 절실한 시기입니다.

하주영/ 네 이꽃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꽃맘/ 감사합니다.

하주영/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95회 1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잠시 후 2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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