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한미FTA 광고 실린 개혁언론, 구태 못 벗어나

피플파워  / 2006년12월26일 15시35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조수빈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빈/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은 어떤 내용 소개해주실 건가요.


조수빈/ 개혁언론들에 실린 한미FTA 광고가 또다시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20일) 현재 개혁언론 오마이뉴스 메인페이지 하단에는 정부의 한미FTA 홍보 배너가 실려 있고, 지난 5차 협상 기간이었던 12월 8일과 9일 이틀 동안 한겨레신문에는 한미FTA체결지원위원회의 한미FTA 홍보 책자 20만부가 삽지로 끼워져 배포되었습니다. 네티즌 및 블로거들의 비판의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 개혁언론 한미FTA 광고의 이중성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하주영/ 지난주 언론의 재구성에서도 다룬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오마이뉴스까지 한미FTA 광고 배너가 실리면서 협상 기간 동안 한미FTA 찬성이라는 일방적인 광고가, 그것도 거액이 소요되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광고가 무차별 살포되는 느낌입니다.

조수빈/ 예 그렇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미FTA 홍보 책자 20만부를 끼워 배포한 대가로 한겨레는 천오백만원에서 이천만원을 챙겼습니다. 이미 개혁언론들은 한미FTA 광고 게재 전력이 있습니다. 이들 언론은 지난 한미FTA 2차 협상을 앞둔 7월 재정경제부, 외교통상부 등 한미FTA 추진의 중추역할을 하고 있는 부처가 공동으로 기획한 광고를 전면으로 게재하면서 물의를 빚은 바 있었습니다. 올해 정부 예비비 중 FTA 홍보비만 70억원이니 광고에 따른 수입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되실 겁니다.

하주영/ 당시에도 개혁언론들이 한미FTA 보도를 하면서 한미FTA 광고를 실을 수 있는 것이냐 하는 비판이 일기도 했었지요.

조수빈/ 한미FTA 협상의 비판을 지적하고, 부족한 점에 대해 대안을 제시했던 언론들이었다는 점에서 비판의 강도는 더욱 강했습니다. 네티즌 및 독자들은 개혁언론의 이중성을 지적하며 운영과 수익을 위해 광고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변론에 대해서도 ‘배신’이라며 일축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INS1. 진보블로그에 있는 ‘오마이뉴스 기사송고 보이콧 배너’)

5차 협상을 전후로 개혁언론에 실리고 배포된 광고에 대해서는 블로거들 사이에서 활발한 움직임들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한겨레 절독 운동을 펼쳐 보자거나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 혹은 블로거 기자들 사이에서 기사송고 보이콧 하자는 제안들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하주영/ 아무래도 한미FTA 추진 중에 개혁언론에 이런 광고가 개제되면 독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막대할 것 같은데요.

조수빈/ 예, 그렇습니다.

(INS2. 오마이뉴스 ‘광고효과’ 화면)

심지어 오마이뉴스의 경우는 광고안내 코너를 통해 자사의 광고효과에 대한 선전을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광고도우미 광고효과 코너에서 “오마이뉴스는 4만 3천여명의 시민기자와 함께 대한민국 언론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바꿨으며, 전 세계의 언론사가 주목하는 21세기형 미디어의 선두주자”라며 “타켓마켓팅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며, 광고효과 측정이 용이하고 즉각적”이라고 홍보해놓았습니다.

하주영/ 언론에서 광고를 끌어내기 위해 자사 사이트에 광고를 개제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선전한다니 참 묘한데요.

조수빈/ 그러나 한 언론사의 광고효과에 대한 선전을 보지 않더라도 오프라인 언론사 영향력 4위의 한겨레나, 온라인매체 부동의 1위 오마이뉴스, 3위 프레시안 등 최근 그 위세를 더해가고 있는 개혁언론의 통계수치들만 봐도 그 광고의 영향력은 짐작이 됩니다.

특히 아직도 한미FTA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정부에서 한미FTA의 전망에 대해 무수한 정보들을 쏟아내고 있는 시점에서 그나마 다른 시각으로 한미FTA에 대한 보도를 해오던 언론들이 운영을 이유로 정부의 광고를 그대로 받아 싣는다는 그 의미는 실로 막대하다 하겠습니다.

하주영/ 한미FTA 광고에 대한 개혁언론의 입장은 어떤 것이며, 무엇이 문제인가요?


조수빈/ 지난 2차 협상 당시 광고개제를 했던 프레시안은 “광고와 기사는 다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광고가 언론사의 최대 수익구조고 운영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인 셈입니다.
이에 대해 김형진 문화연대 활동가는 “한겨레 등 개혁언론이 자본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김형진 활동가는 공영방송의 운영구조를 예로 드는데요. 수신료로 운영되어야 할 공영방송에서 광고가 최대 수익구조로 자리 잡으면서 시청률과 광고가 연결되는 종속화에 대한 의견입니다.

하주영/ 한미FTA라는 주요한 문제에 대해 편집방향과는 다르다는 개혁언론의 입장에 대한 반대 입장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조수빈/ 사실상 신문사 등은 구독료가 아니라 광고가 최대 수익 구조입니다. 그러므로 같은 지면에 실리는 광고와 기사가 무 자르듯 분리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지난 황우석 사태에서도 보여졌듯이 광고는 그냥 광고에 지나지 않고 특정한 입장을 지니고 있습니다. 광고주는 자신의 이익에 반할 시 언론사 혹은 방송사의 광고를 즉각적으로 철회할 수 있습니다. 최대 운영 수익으로 떠오른 광고로 언론사의 편집방향이 바뀔 수 있음은 곳곳에서 이미 드러났습니다. 김형진 활동가는 “실질적으로 광고를 통한 압박으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언론으로서의 행위를 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하주영/ 마지막으로 정리해주시죠.

조수빈/ 광고와 보도는 별개라는 개혁언론의 변론은 구태에서 못 벗어났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한미FTA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를 싣고, 같은 지면에 한미FTA 찬성 광고를 싣는 이중적 태도도 지적되어야 합니다.

(INS3. 프레시안 ‘"<한겨레> 한미FTA 홍보책자 배포, 사과하라"’ 기사화면)

정부의 한미FTA 광고를 페이지에 게재한 바 있는 프레시안은 지난 14일 한겨레의 한미FTA 홍보 책자 배포와 관련하여 언론노조의 입장을 실으며 자세히 소개하며 이에 대한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고 기사화했습니다만, 다분히 겨 묻은 개 뭐 묻은 개 나무라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보수언론 등 기존의 언론들이 광고는 단지 운영구조와 수익을 위한 창구라고 주장하면서 무분별한 광고를 개제하며 광고수익을 올렸는데요. 이를 개혁언론 또한 그대로 이어 받은 셈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개혁언론들의 운영구조 등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하주영/ 조수빈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조수빈/ 감사합니다.

하주영/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96회 1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잠시 후 2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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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으셨으면 한마디 남겨주세요. 네?

파일을 재생할수 없다고 나오네요.
마법사
2007.01.04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