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광주시청, 여성노동자를 짓밟다

피플파워  / 2007년04월09일 13시43분

하주영/ 제주도의 푸른 밤이란 노래 기억나십니까? 낑깡밭 일구고 감귤도 우리 둘이 가꿔봐요. 란 가사가 있는데요. 앞으로 오렌지가 무관세로 들어오는 7년 후면 제주도에선 더이상 감귤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FTA 에 반대하여 제주도 농민은 자식만큼 귀한 감귤 나무를 불태웠습니다. 한명의 노동자는 스스로의 생명을 불살랐습니다. 창 밖에는 개나리 목련 꽃이 활짝 피고 연두빛 나무들로 가득합니다. 생명이 피어나는 시기이라 삶의 절망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는 4월입니다. 황사 바람 후에 만개한 꽃들처럼, 분신한 허세욱 씨가 꼭 쾌유하시길 바라며109방 피플파워 시작하겠습니다.


하주영/ 깔끔한 관공서의 청결한 화장실, 생각나시나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관공서를 청소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 평소에 생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궂은 일을 도맡아 했던 그런 분들이 시청직원들에 의해 내동댕이 쳐졌다고 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오늘 ‘현장 속으로’에서는 지난 3월 7일 광주시청에서 있었던 사건에 대해 알아봅니다. 영상 보고 진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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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1 : 3월 7일 투쟁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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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오늘은 광주·전남 공공서비스노조 이매순 조합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매순/ 안녕하세요 (인사)


하주영/ 영상에 나오신 분들이 광주시청에서 어떤 일을 하셨던 분들인가요? 어떤 환경에서 일을 하셨습니까? ①


#1. 시청의 궂은 일을 해왔던 노동자들


이매순/ 주로 5,60대 여성노동자로 여자 20명, 남자 3명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원들입니다. 2004년 3월 광주시청사가 이전해서 개청때부터 모든 궂은 일 청소 일을 맡고 있는 미화원입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말 한마디 못하고 힘들다는 소리 한번 못해보고 죽어라 일했습니다. 새벽6시에 출근해 꼬박 12시간을 일을 하고 휴일 날도 특근이라고 나오라고 해 부려먹었습니다. 시청관리자들이 나이든 우리들에게 반말과 욕설을 하며 걸핏하면 해고시킨다고 위협했습니다.


하주영/그럼 노조는 언제 어떻게 만들게 되셨나요? 노조를 만들고 난 후에는 상황이 좀 나아졌나요? ②


이매순/저희가 입사한 날이 2004년 3월 8일이고 노동조합은 그 해 7월에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노동조합을 만들려고 하니 이미 시청관리자들과 용역업체 측에서 유령노조를 만들어 놓았더군요. 그래서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던 비정규직들이 전체 가입해 조합원 총회를 통해서 민주화시켰습니다.그런데 노동조합 하면서 하고 싶은 말 당당하게 하고 인간답게 사는 게 이런 것이구나 생각했습니다. 관리자들 말투부터 달라졌습니다. 그 동안 생리휴가 월차휴가 한번 제대로 못써봤는데 당장에 근로기준법에 보장된 대로 맘대로 쓸 수 있었고 시청 공무원들이 맘대로 부려먹던 것이 사라지고 정해진 규칙대로 주40시간으로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할 수 있었습니다.


하주영/ 앞에서 영상을 봤는데요. 7일날 이런 일을 왜 일어나게 된 건가요? ③


이매순/ 우린 비정규직이라고 해서 2004년 처음 일을 시작해서 해마다 용역 업체 와 계약이 만료된다고 해고위협을 당했고 원청인 광주시와 업체간 3년 계약 만료가 된다고 2007년 3월 8일 집단해고를 당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지난 1년간 만나고 싶다고 요구했지만 박광태 광주시장님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13만개 일자리 창출을 한다는 시장님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수물 몇 개 그것도 일자리에서 그냥 계속 일 할 수 있게끔 해달라는 우리의 요구를 거절하리라곤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3년 동안 매일 맞추치며 함께 고생한 정이 있는데 내치진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계약만료가 8일로 다가온 상황에서 시장실로 찾아간다면 그 동안 만나기 힘들었던 시장님을 직접 만나 우리의 애타는 사연을 애기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주영/영상을 봤지만 그날 시청에서 어땠는지 듣고 싶은데요 폭력적인 상황이었던 것 같은데 다치신 분들은 없었나요? ④


이매순/저희들은 시장실 앞 복도에서 시장님을 만나기 위해 12시간을 기다렸습니다. 밤 8시인지 9시인지 행정부시장의 요청으로 민주노총 대표단을 만난다고 하고 용역업체 사장을 불러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부시장이 했다고 해서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기다렸지만 광주시청 직원들이 새벽 2시경 시장님의 답을 듣고자 하는 우리들을 끌어내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끌려나가면 끝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젊은 남성공무원들이 우리들을 끌어내려 할 때 우리가 옷을 벗고 함께 있는 다면은 그래도 나이 들고 여성인 우리들에게 위해는 가하지 않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생각이 순진했는지 아니면 시청직원들이 보기에는 우리가 사람으로도 보이지 않았는지 남성조합원들은 건물 밖으로 내동이 쳐지고 여자들은 시청 2층 세미나실로 강제로 끌려가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청공무원들이 담요로 우리를 뒤덮어 숨이 막혀 실신한 여성조합원까지도 있었습니다. 감금되어 있을 때 시청 직원들은 복도에서 지키고서 심지어 화장실 가는 것조차 서너 명이 따라 붙어 다녔습니다. 우린 3월 8일도 출근해야 하는 날이라 아침 7시경 일을 하기 위해 문 밖으로 나가려고 하니 이미 엘리베이터는 작동되지 않는 상태였고 모든 출입구는 막혀 있었습니다. 광주시가 가둬놓고 여기서 우릴 죽여도 아무도 모르겠구나 하는 공포감이 몰려와 방문을 안으로 잠근 채 있었습니다. 그런데 박광태 시장이 출근한 지 얼마 안되 수많은 공무원들이 몰려와 문을 망치로 부셔버리고 우릴 또 다시 강제로 끌어냈습니다.


하주영/ 영상에서 보니, 여성 노동자분들이 옷을 벗으셨는데 당시, 어떻게 옷을 벗으실 생각까지 했나요? ⑤


이매순/기다려도 기다려도 시장님은 오지 않고 어디에 있다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광주시 직원들이 몰려와 우릴 끌어내려 했습니다. 그 당시 시청 직원들은 어디서 마셨는지 입에서 술냄새가 진동 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끌려나가면 정말 끝이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술 취한 시청직원들이 우리에게 무슨 해꼬지를 할 지 몰라 엄마로써 여자로써 수치심과 모욕감이 들었지만 나이 5,60 먹은 우리 여성들이 그 젊 디젊은 남성, 여성 시청직원들이 손길을 피하고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 입고 있던 옷을 벗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은 그것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주영/ 절박하다는 마음이 영상에서도 잘 드러났는데 그날 심정,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⑥


이매순/ 지금도 그 날을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우리 동료들에게는 그날 일을 영원히 잊지 못할겁니다. 세상에 지난 3년간 매일 웃으면서 인사하고 함께 일해 왔던
사람들인데 어떻게 우리에게 그럴 수 있는 것인지....똑같은 사람으로 봤다면 그렇게 할 수 없을 텐데, 기가 막힙니다. 우리 동료들은 그날 일을 생각하면 울화병이 터집니다. 아직도 가슴이 벌렁거려 잠을 못 이루는 사람도 있고 혈압이 올라 머리가 빠개지게 아픈 사람도 있고 이리 저리 강제로 끌려다니면서 온몸에 상처를 입어
모두가 안 아픈 데가 없습니다.


하주영/그 심정 어떠셨을지...저도 영상을 보고 많이 놀라기도, 화가 치밀어 올랐는데요. 당시 아픈 기억을 말씀해주셨는데, 잘 들었습니다. 다음 영상 보고 이야기 더 나누어 보겠습니다.


==================================================================영상2: 3월 8일 영상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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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청의 비정규직노동자 해고 이유


하주영/ 영상 잘 봤습니다. 그럼 이제 시청 측의 해고 이유를 알고 싶은데요. 그리고 해고 당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무슨 차이인가요?⑦


이매순/ 사람으로 조차 여기지 않았던 비정규직들이 자기 목소리 내고 권리를 찾으려고 하니 해고한 것 아닙니까?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을 해야 하는 비정규직들이 잘못된 것은 고치고 정해진대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 광주시가 보기에는 눈엣가시였는가 봅니다. 그러나 시청 공무원과 친인척 관계가 있는 사람들과 비조합원들은 해고당하지 않았습니다.


하주영/ 하지만 이건 광주시청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요. 어떤 이유라고 생각하세요? ⑧


이매순/우리가 광주시에서 쫓겨나던 날 울산에서도 똑같은 처지의 비정규직들이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광주에서도 전남대병원에 있던 청소하시던 분들이 2년 전에 우리와 같은 일을 겪었습니다. 작년 마사회 광주지점에 있던 아줌마들도 일을 당했지요. 비정규직, 쫌 있다는 사람들이 자기들 편한대로 부려먹고 내버리려는 속셈입니다. 오죽하면 민주인권을 상징한다는 광주시마저도 말로는 일자리 창출한다면서 집단해고를 시킵니까? 우릴 자기들 맘대로 부려먹고 혹시라도 사람대우 해달라고 노조 만들면 계약만료를 핑계로 집단해고를 시켜 버리는 것이지요.


하주영/ 여성비정규직 노동자, 생활에서도 많은 어려움이 있을텐데..어떠신지요..⑨


이매순/ 저는 두 아이의 엄마이고 애들은 대학생입니다. 애들 아빠 수입으로는 애들 가르치고 먹고 살기도 힘듭니다. 그나마 둘이서 함께 버니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보다 힘든 동료들도 많습니다. 혼자돼서 가장으로 혼자 벌어 생계를 유지하는데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빼앗으니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그렇잖아도 우리 같은 처지에 비정규직들이 많다고 하는데 이제는 비정규직이 더 늘어난다고 하는데 애들 뼈빠지게 공부시켜 나봐야 비정규직 밖에 없다니 답답합니다.더 이상 비정규직 늘리지 말고 마음 졸이지 않고 안정되게 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주영/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이후 투쟁 계획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⑩


이매순/ 우리들은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이대로는 절대 물러설 수 없습니다. 더 당당하게 싸워서 꼭 이기겠습니다.우린 매일 아침 시청으로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시민들도 만나고 있습니다. 광주시민들은 우리 얘기를 들으면 한 결 같이 광주시가 잘못했다고 합니다. 지역의 노동자들과 함께 그리고 우리에게 힘을 주고 있는 광주시민과 함께 우리 같은 비정규직도 사람대우 받을 수 있게끔 우린 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시청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하주영/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매순/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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