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황새울아, 우리 다시 돌아온다

피플파워  / 2007년04월16일 21시03분

하주영/ 여러분들은 어떤 소원을 갖고 계신가요. 대입,취업,로또, 건강 등 다양한 소원이 있을 텐데요. 얼마 전 평택 대추리에선 주민들이 모여하늘과 땅에 소원을 비는 마지막 마을 행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 소원은 무엇이었을까요? 주민들이 우리 가슴에 깊이 남긴 올해도 농사짓자! 평택에 평화를! 이 두 구호가 아닐까 합니다. 모든 민중의 삶의 권리를 위한 기도는 그 자체로 이미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대추리에서 풍물이 울릴 그날을 기약하며 피플파워 110회 시작하겠습니다.


하주영/ 오늘 현장속으로에서는 평택 주민들의 마지막 매향제와 평택 미군기지 이전의 상황을 알아봅니다. 영상 먼저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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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1 : 촛불 집회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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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함께 얘기 나눌 분은 평택지킴이 여름 님입니다.
안녕하세요(인사)


여름 / (인사)


하주영/ 대추리에서 마지막 매향제가 있었는데요, 매향제는 어떤 풍습입니까? ①


여름 / 매향이란 하늘과 땅의 신을 만나 복을 빌기 위해 향을 피우거나 향나무를 묻는 풍습을 말합니다. 2000년 1월에 새만금 갯벌을 살리자는 염원을 담은 향나무를 새만금 갯벌에 묻은 적이 있었죠. 이번 대추리 매향제는 새만금 매향제에서 영감을 얻었다. 마을을 떠나는 날, 주민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이 투쟁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 마을을 같이 마무리 하는 행사였습니다.


하주영/ 평택 주민들에게 이번 매향제는 어떤 의미입니까?②


여름 / 대추리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마을을 떠납니다. 주민들이 3월 말 4월 초에 새로운 마을로 이사를 했지만, 나이든 사람이나 젊은 사람이나 자기의 고향과 생활터전을 버리고 싶은 사람은 없죠. 미군기지 확장을 찬성하거나, 마을을 떠나는 게 좋아서 간 사람이 없습니다. 언제가 미군이 이 땅을 떠나는 날 자신의 고향으로 다시 되돌아오겠다는 소원을 비는 행사였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이 소원을 쓴 향나무를 땅에 묻을 때에는 그 동안 주민들의 당했던 상처와 아픔을 땅 속에 모두 묻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슬픔 아픔을 다 묻고 편안한 마음으로 새로운 곳에서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주영/ 이날, 많은 분들이 함께 했을 것 같은데요 누가 참가했나요? ③


여름 / 우선 이사를 간 마을 주민들이 참석하러 대추리에 오셨고, 마을에 살았던 상주지킴이들과 몇년 동안 평택 투쟁을 함께 했던 평택지킴이들이 참석했습니다. fta투쟁 일정이 겹쳐서 많은 사람이 참석하지는 못했어요. 그날은 마을에서 하는 마지막 행사라 그런지 기자들도 많이 참석했다.


하주영/ 마지막 매향제, 어떻게 진행되었습니까? 어떤 행사들이 있었나요?④


여름 / 첫 번째 마을 지킴이였던 문무인상을 불태우는 행사를 가장 먼저 진행했습니다. 문무인상의 역할이 마을을 지키는 것이었는데, 대추리 도두리를 지키지 못했기에 마을과 그 운명을 같이 해야 한다고 해서, 문무인상이 먼저 불탔다. 일종의 책임자 처벌이지요. 그 앞에서 고사를 지낸 후 주민들과 지킴이들이 꽃배를 앞세우고 대추리 마을로 행진을 해서 들어왔습니다. 그다음부터 매향의식을 진행했는데, 향나무 조각에 주민들과 지킴이들이 자기의 소원을 담은 글을 썼어요. 그리고 대추분교 운동장 가운데에 이 땅에 묻고 싶은 자신의 소중한 물건과 매향나무를 묻고, 매향비를 세우고, 꽃배를 태운 후 끝이 났습니다. 매향나무를 땅에 묻을 때는 마을 이장 신종원 아저씨도 끝내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다시는 대추리에 올수 없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슬퍼했습니다.


하주영/ 마을을 떠나면서 주민들이 바라는 소원은 어떤 것이었습니까?⑤


여름 / 대부분 주민들이 떠나기 싫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겠다는 것이었구요. 계속 대추리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소원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주영/ 주민 대부분이 나이 많은 어르신들인데요, 이제 떠나면 다시 밟아볼 수 없는 땅이 될 것 같습니다. 이분들이 바라보는 평택 투쟁의 의미, 어떤 것입니까? ⑥


여름 / 주민들은 자신들의 고향과 삶의 터전을 빼앗긴 다는 것에 가장 크게 반대했습니다. 보상을 바랬던 것이 아니라, 자기 고향에서 동네 친구들과 오순도순 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죠. 물론 주민들은 미군기지 확장 자체에 대해서도 반대했습니다. 기름진 땅을 군사기지로 만든다는 것에도 반대 했구요. 주민들의 미국과 미군기지에 대한 의식수준을 단지 생존권 문제로 폄하해서 바라보는 언론들이 있는데, 이건 잘못된 시각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누구보다는 미국의 문제점과 무능력한 한국정부의 문제점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계신 분들입니다.


하주영/ 지킴이 활동을 해오셨는데, 개인적으로 평택 투쟁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요?⑦


여름 / 대추리에서 산지도 2년 3개월이 되었습니다. 처음 1년은 그래도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마을에서 한가롭게 사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6년 평택 싸움이 마을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전개된 때부터는 매 시간이 전쟁터, 싸움터였기 때문에, 너무나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이 투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 사람들과 사상이나 조직을 뛰어넘어 함께 했던 경험들이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주영/ 그럼, 평택지킴이 여름 님과 함께 얘기나눈 대추리의 마지막 매향제, 영상으로 함께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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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2 : 매향제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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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네, 영상을 보는 내내 목이 메였는데요. 시청자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그럼, 이제 화두를 좀 돌려서, 평택 미군기지 이전의 계획에 대해 얘기해 볼까합니다. 이제 본격화될 것 같은데요, 정부에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⑧




여름 / 지난 3월 20일 경에, mp(미군기지이전 시설종합계획)이 발표되었습니다. 그런데 총비용과 미국측 부담액이 산출되지 않은 형식적인 mp입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자료를 종합해보면, 총 비용의 10조를 대부분이 한국측이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논란이 됐던 C4I(통합지휘통제체계) 비용이나 학교시설, 병원, 복지시설(수영장, 영화관) 등 비용분담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해, 얼마나 한국이 더 부담해야 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미2사단 이전비용은 미국측이 부담하게 되어있는데, 이것 또한 한국측이 준 방위비 분담금에서 50%나 충당한다고 해서 상당히 문제가 많습니다. 이후 일정은, 4월에 진행될 SOFA합동위원회에서 mp에 대한 승인을 거치게 되고, 이후 5월에 PMC 업체를 선정하게 됩니다. 현재 대추리 도두리 인근 지역부터 성토를 위한 도로건설이 시작되었는데, 8월정도 까지 예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이 이주를 마친 시점부터 문화재시굴조사와 지질조사가 예정되어 있는데, 이것이 끝나야 비로소 부지조성공사가 시작되고, 내년 하반기에 본격적인 건설공사가 될 예정입니다.


하주영/ 미군기지 이전을 놓고 미국과 한국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는 각각 무엇입니까? ⑨


여름 / 사실 한국정부가 기지이전으로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남한의 중심부에 있는 미군기지를 옮기는 것이나, 환경오염된 미군 공여지를 반환받는 정도입니다. 최근에 타결된 한미fta협상과 더불어서 안보, 군사, 경제적인 면의 포괄동맹으로 한미동맹의 의미가 변하고 있습니다. 미군기지 이전은 군사적인 측면에서 변화되고 있는 한미동맹의 핵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기지이전은 미국의 군사전환 작업과 맞물려서 미국의 요구에 따라 진행되고 있죠. 주한미군의 주둔이 지금까지는 한반도의 안정유지와 전쟁억지, 한국방어 등이 목표였으나, 변화되는 한미동맹에 따라 아시아-태평양 신속기동군화 되어, 적의 도발에 전면 대응할 수 있도록 재배치됩니다. 미군을 재배치하는 것은 주한미군이 한반도를 넘어서서,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군대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주한미군이 감축되더라고, 병력은 기존 병력부보 2-3배 전력을 강화하거나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배치된다건가, 슈터여단을 배치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작전통제권 이양과 더불어 자주국방을 이룩하겠다는 희망이 있겠지만, 오히려 미국의 세계전략 속에 끼어들어가는 종속이 더 심화되는 것 같다.




하주영/ 평택 미군 기지 이전 저지 투쟁의 의미, 다시 한번 그 확인해봤으면 합니다. ⑩


여름 / 평택 대추리 도두리는 전쟁기지 건설로 인해, 국민들의 평화적 생존권이 어떻게 침해당하는 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농민들이 땅을 빼앗기는 것에 대한 저항- 생존권 투쟁이기도 하고, 정부의 비민주성에 대한 민중들의 저항이기도 하죠.
그러나 좀더 본질적인 것은 2002년부터 진행되는 한미동맹이 새롭게 탈바꿈 하는 것에 반대하는 저항입니다. 변화하는 한미동맹이 핵심적인 고리인 기지재배치에 대한 문제점을, 구체적인 현장인 대추리 도두리에서 주민들과 함께 반대한다는 투쟁 싸움이었습니다. 이후 미국이라는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서는 평택문제가 해결될 수 없습니다.


하주영/ 평택 투쟁은 이대로 역사 속에 묻힐 투쟁이 아니라고 다들 얘기합니다. 계속 이어지는 활동이 있을텐데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까?⑪


여름 / 4월 9일부터 15일까지 대추리에서 거주하며 살던 지킴이들이 청와대까지 도보로 행진을 합니다. 5월에는 민중운동진영의 한반도 평화선언이 준비되고 있구요, 평택미군기지 재배치의 문제는 한반도 평화문제에 있어서도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지역 기지주변 도보순례 등도 기획되고 있습니다.


하주영/ 네 지금까지 평택지킴이 여름 님과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오늘 출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인사)


여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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