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한겨레, 핵심 비켜간 출산율 보도

피플파워  / 2007년05월13일 11시24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이꽃맘/ 네 오늘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이야기 되고 있는 출산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에 대한 한겨레의 보도태도를 살펴보겠습니다.


하주영/ 얼마 전 출산율이 증가추세로 돌아섰다고 많은 언론들에게 보도한 것을 봤는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출산율이 3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올 해 새로 태어난 아기들이 작년보다 1만 4천 여 명이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이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들은 긍정적 평가를 내며 환영했습니다. 출산율 증가는 대부분의 언론이 그러했듯이 환영할 만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출산율 증가의 원인과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해법들은 언론들마다 달랐는데요.

한겨레는 10일, 노르웨이의 아르네 홀레 아동 평등부, 가정 양성평등국장을 인터뷰 하면서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하주영/ 노르웨이는 기본적인 복지정책이 잘 되어 있는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떤가요?




이꽃맘/ 네, 정세라 기자는 이 기사의 제목을 ‘아빠 출산 휴가 6주 의무화는 출산율 유지비결’이라고 뽑으며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버지에 대한 육아휴가와 가사분담문제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기사에서 “노르웨이는 일하는 여성과 출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라며 홀레 국장이 다섯 아이를 키울 수 있었던 비결을 “남편과 함께 육아를 해서 가능했던 일”이라고 밝힌 것을 인용해 남성 육아휴가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사에서는 정착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위한, 안정적인 출산을 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인 여성의 안정적 일자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주영/ 제 생각에는 기사처럼 남성이 육아휴가를 내면서 여성과 함께 육아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올 7월 시행 예정인 비정규직법, 공공부문 비정규 대책 등 정부가 내놓는 노동관련 대책들은 모두 노동자들의 안정적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싼 비용으로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의 노동 자체가 불안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육아휴가는 그림의 떡이죠. 남성은 물론이며 여성들도 자유롭게 육아휴가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우선되어야 할 것은 안정적인 여성의 일자리 창출일 것입니다. 하지만 한겨레는 이런 근본적이고, 근원적인 문제제기는 비켜가고 있습니다.


하주영/ 왜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집고 있지 못한 것 같네요. 다른 기사는 어떤가요?


이꽃맘/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여성의 일자리 창출과 이를 위한 보육, 간병, 교육 등에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 전략’을 제출한 바 있는데요. 여기서도 한겨레 보도의 한계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하주영/ 정부의 이 정책도 노르웨이처럼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주제 속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정부는 80만개의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나섰는데요. 대부분 여성이 가정 내에서 책임지고 있거나, 가정 외부에서도 여성의 일로 치부되어 현재도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일들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그래서 정부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 전략이 나오자마자 노동사회단체들은 일과 가정의 양립은커녕 여성들을 또 다시 저임금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는데요.

한겨레는 이에 대한 보도에서도 이런 우려의 목소리를 담기 보다는, 연중기획 ‘2007 희망 이정표 5대 불안을 벗자’에서 사회서비스 고용창출을 대안으로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하주영/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떤가요?




이꽃맘/ 연중기획 기사에서 한겨레는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사회서비스 확충 전략을 통해 2010년까지 사회서비스 일자리 80만개를 더 만들겠다고 밝혔다”라며 “신규 일자리 80만개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실업자 76만 8천 명을 기준으로 하면 실업자를 모두 없앨 수도 있는 규모”라고 긍정했습니다.

이어 김혜원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질 높은 인력, 서비스 공급을 위해 예산집행에 유연성이 필요하다”라며 문제를 지적하기보다 예산집행을 잘하면 되는 문제 정도만 지적하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하주영/ 제가 보기엔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결국 낮은 임금으로 가정과 일의 양립이라는 이름 하에 여성들을 또 다시 불안정한 노동으로 내모는 결과를 낳을 것 같은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방법이 제시하고 있지만 모두 근본적인 문제를 비켜가거나 오히려 악화시키는 방식인 상황입니다. 사회서비스 일자리도 비정규법 시행령에 따라 모두 기간제 노동자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문제를 제기하기 보다는 오히려 힘을 실어주고 있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하주영/ 더 많은 아이들이 안정적 조건에서 태어나고, 자라나는 것은 중요한 일 일텐데요. 출산율에 대한 보도 어떠해야 할까요?


이꽃맘/ 여성들이 아이들을 낳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가사와 일을 양립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지금도 가사와 일을 양립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여성의 일이라는 것이 부차적인 것, 남성의 일보다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되어 점 점 더 불안정한 노동으로 내몰려 삶 자체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언론은 더 많은 여성들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적인 여성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임을 지적해야 할 것입니다


하주영/ 이꽃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꽃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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