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한겨레, 무조건 자본시장 통합 먼저

피플파워  / 2007년06월24일 15시40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조수빈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빈/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은 어떤 내용 소개해주실 건가요.


조수빈/ 자본시장통합법, 자통법의 국회 통과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늘은 지난 19일 실린 사설을 중심으로 자통법에 대한 개혁언론 한겨레신문의 보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주영/ 우선 자본시장통합법 어떤 내용입니까?


조수빈/ 자본시장통합법, 자통법은 말 그대로 자본시장을 통합하겠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은행, 증권, 투신, 보험 등으로 분할되어 있는 자본시장의 벽을 완화해 은행에서 증권업무를 증권에서 은행업무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 취지입니다. 정부는 자본시장 규제를 합리적으로 바꿔 금융회사의 대형화와 전문화를 촉진하겠다고 선전하며 자본시장의 규제 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2006년 9월 정기국회에 제출된 자통법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1년여의 유예기간을 거쳐 2008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주영/ 자통법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은 알겠는데요. 한겨레신문이 사설을 냈다고요? 아무래도 자통법 국회 통과를 앞두고 이를 의식하고 나온 사설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조수빈/ 네, 한겨레신문은 지난 19일 ‘자통법, 재벌의 금융지배 수단 되지 않게 보완해야’ 제목의 사설을 내보냈습니다. 한겨레신문은 이 사설에서 “재벌 기업들이 금융시장을 좌우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대형금융사의 경영의 투명성과 도덕성 제고, 금융사의 재벌기업으로부터의 독립성강화”를 지적했습니다. 한겨레신문은 “시행령 제정 등 후속작업에서 지배주주 자격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국내 금융시장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골드만삭스 같은 세계적인 금융회사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주영/ 사설을 살펴봤는데요. 어떻게 봐야할까요?


조수빈/ 자본시장이 분리된 가장 큰 목적은 금융의 독점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지적했듯이 자통법 시행으로 재벌의 금융지배 및 독점구조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것은 일면 타당해보입니다. 그러나 자통법으로 인해 예상되는 산업자본의 금융지배화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후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에 대한 전망이 전혀 보이질 않는데요. 자통법 통과 자체가 한국 경제에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언론으로서의 고민이 드러나지 않은 채 자통법 통과를 전제한 소유구조의 투명성 제고는 다소 근시안적인 대안으로 보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주영/ 자통법 자체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대안제시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사설 말고 다른 기사들의 내용은 어떻습니까?


조수빈/ 한겨레신문은 자통법 통과를 앞두고 자본시장의 변화에 주목했으며, 자통법을 둘러싼 주요 쟁점 소개와 자본시장 반응 등을 기사화했습니다. 최근 실린 <증권주 대박 ‘자통법에 물어봐’>에서 한겨레신문은 증권주들의 상승세에 주목하며 “증권주가 이처럼 오르는 데는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증권사의 이익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자통법 통과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많이 작용하고 있다”며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각종 인수합병 관련 소식들이 나오는 점도 증권업종 시세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주영/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벌써부터 증권주가 요동을 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조수빈/한겨레신문은 자통법 통과 임박 소식이 증권주 상승세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증권주 상승세가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또한 자본시장 통폐합에 따르는 인수합병 등이 자본시장과 함께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 다각도의 분석이 요구됩니다. 금융노동자들은 자통법이 통과되면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구조조정을 불러와 금융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요. 여전히 한겨레신문은 현상 전달에만 급급할 뿐 사설 이외의 다른 기사에서도 자통법 자체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하주영/ 마지막으로 정리해주시죠.


조수빈/ 이코노미21은 지난 5월 14일 ‘경제시론’에서 <‘자통법’은 금융강국 지름길이다>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코노미21은 한겨레신문과 같은 계열사 경제주관지입니다. 이코노미21에 실린 이 기사는 “금융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자본시장 활성화’이며 그 선결과제가 자통법”이라고 주장하는 한 열린우리당 의원이 직접 작성한 기사입니다. 다른 페이지를 통해 실린 기사입니다만, 자통법에 대한 한겨레의 태도를 짐작할 수 있는데요. 신용과잉 상태에서 자본시장이 통합되면서 신용이 더욱 팽창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통법 자체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필요합니다.


하주영/ 조수빈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하주영/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120회 1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잠시 후 2부에서 뵙겠습니다.
참새회원이라면 누구나 참세상 편집국이 생산한 모든 콘텐츠에 태그를 달 수 있습니다. 이 기사의 내용을 잘 드러내줄 수 있는 단어, 또는 내용중 중요한 단어들을 골라서 붙여주세요.
태그:
태그를 한개 입력할 때마다 엔터키를 누르면 새로운 입력창이 나옵니다.

트랙백 주소 http://www.newscham.net/news/trackback.php?board=power_news&nid=41600[클립보드복사]

민중언론 참세상의 재도약에 힘을 보태주세요

덧글 쓰기

민중언론 참세상은 현행 공직선거법 82조에 의거한 인터넷 선거실명제가 사전 검열 및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므로 반대합니다. 이에 따라 참세상은 대통령선거운동기간(2007.11.27 ~ 12.18)과 총선기간(2008.3.31 - 4.9) 중 덧글게시판을 임시 폐쇄하고 진보네트워크센터의 토론게시판의 덧글을 보여드렸습니다.
선거운동기간이 종료되었으므로 기존 참세상의 덧글게시판 운연을 재개하며, 선거운동기간 중 덧글은 '진보넷 토론게시판 덧글보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 선거실명제 폐지 공동대책위원회  ->참세상 선거법 위반 과태료 모금 웹사이트

잘 읽으셨으면 한마디 남겨주세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