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P

지하5층에서 시작된 투쟁-구로선경오피스텔

참세상  / 2007년07월09일 7시21분

하주영 / 7월1일부터 시행되는 비정규법안 때문에 요새 문제가 많은데요. 연일 언론에서는 뉴코아 계산직 대량 해고 사태에 대해 보도하고 있죠. 핵심 사안이 비정규직의 외주용역화 반대입니다. 같은 사안으로 1년이 넘게 투쟁 중인 곳이 있는데요. 바로 ktx 여승무원들입니다. 이번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대책에서도 ktx와 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은 제외되었습니다. 결국 7월 3일 ktx, 새마을호 여승무원 노동자들은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뉴코아 홈에버 그리고 여승무원분들 모두 힘내기시 바랍니다



하주영/ 비정규직 법안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삶이 풍전 등화와 같습니다. 오늘 이슈피에서는 구로에 있는 선경오피스텔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17명의 건물 관리자들이 왜 투쟁에 나서게 되었는지, 영상보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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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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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오늘은 윤재일 서울경인지역 공공서비스지부 남부지역분회 구로선경 분회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윤재일/ 안녕하세요(인사)


하주영/선경오피스텔이라...어떤 곳인가요?①


윤재일/저희 구로선경오피스텔 사업장은 지상20층,지하5층의 근린시설 및 일반 업무용 오피스텔 건물입니다.


하주영/그럼 현재 오피스텔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어떤 형태로 고용되어 있으신건가요? 오래 일하신 분들도 얼마나 계신지 궁금한데요 ②


윤재일/바로 2년전까지만 해도 모든 노동자들이 정규직이었습니다.하지만 정년퇴직이나 자연퇴사로 인해 인원이 빠져나가면 그 자리를 채우지 않거나 채우더라도 1년 계약직으로 충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현재 17명의 노동자들중 9명은 정규직으로 조합원이고 8명은 직접고용 1년 계약직인 비정규직으로 비조합원입니다.저희가 정규직만 조합원인 이유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가입에 차별을 둬서 그런게 아니라 비정규직이라는 신분적 제약 때문에 비정규직으로 일하시는 분들이 노동조합을 가입을 주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저희 사업장은 근속연수와 연령대도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어 13년 장기근속 하신 분부터 입사한지 한달 조금 넘은 분까지,연령도 30대중반부터 60대중반까지 폭이 넓습니다..


하주영/기존의 정규직분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다른 일을 하시는건가요? 주로 어떤 조건에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③


윤재일/저희는 구로선경오피스텔의 전기,기계,경비,청소,주차,사무 등 건물의 모든 시설을 맡아서 관리하고 있습니다.저희가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지만 비정규직보다 임금이 많이 높다거나 회사에서 복지를 잘해주거나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을 위해서 많이 신경써주거나 하는건 전혀 없습니다.더구나 마시는 물과 커피,비누,세제와 같은 일상의 소모품들도 회사에서 사주지 않아 개인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서 샀으며 몇 달전에서야 회사에서 생색내기용으로 물과 커피를 지원해주고 있습니다.어느 부서를 떠나 회사에서는 노동자들을 위해서 쓰는 단돈 몇천원도 아까워하며 그나마 지원해주는 돈도 이리저리 줄여 월급과 식대 말고 따로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해서 사용하는 돈은 거의 없습니다.몇 백원짜리 볼펜 한 자루를 사는데도 미리 관리소장에게 물어보고 허락을 받아야 살 수 있습니다.


하주영/앞에서 말하셨듯이 정규직으로 오래 일을 하신 분들도 계신 것 같은데 현재 무슨 문제가 있는건가요?④


윤재일/저희 사업장에서 가장 오래 일하고 계신 분은 13년정도 되었습니다. 지난 2006년 3월28일 건물의 소유주총회에서 현재 직영으로 운영되어온 건물의 관리를 용역업체로 넘긴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물론,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의 의견은 일방적으로 무시하면서 말이죠.저희 건물은 총 220세대입니다.그래서 각 세대마다 소유주도 다 다르고 많습니다.그래서 소유주중에 몇 명을 임원으로 뽑아 구성된 자치관리단이 관리단 회장앞으로 대다수 소유주들의 위임장을 위임받아 독선적이고 일방적으로 결정하였습니다.그리고 현재의 관리단 회장이 7월4일로 해고통보를 보내고 용역업체로의 계약을 강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주영/직영에서 용역으로 전환한다는건 정규직 노동자들을 비정규직화 한다는건데, 직영으로 잘 운영되던 건물관리를 왜 용역업체에 넘기겠다는 건가요?⑤


윤재일/노동자들을 비정규직화 하려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노동조합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며 현재의 관리단회장이 7월5일부터 3년간 계약한 “고려주택관리”라는 용역업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바로 이 용역업체의 회장이 관리단 회장입니다.결국 이를 통해 개인적 이권을 챙기려는 음모로 저희 노동자들을 비정규직화 하려는 것입니다.용역업체로 건물의 관리를 넘길 경우 현재의 직영관리보다 용역업체 이윤 8%와 부가세10%를 포함하면 오히려입주민들의 관리비가 18%이상 증가하는데도 말이죠.누가 보더라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구요,입주민은 관리비를 지금보다 18%이상 더 부담해야 하고 노동자들은 해고되고 누구를 위한 용역전환인지 분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입니다.바로 관리단 회장 본인만의 이익을 위한 결정이죠.


하주영/지금은 그럼 어떤 상황인가요?투쟁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요.⑥


윤재일/노동자들이 2002년1월에 노동조합을 만들었던 이유도 바로 용역전환을 막아내기 위해서였습니다.관리단은 매년 용역전환에 대한 음모를 보여왔고 그 와중에 초창기 24명이었던 조합원수도 많이 줄어 지금은 9명밖에 안 남았습니다.하지만 남아 있는 9명의 조합원들은 관리단측의 해고통보에도 결코 굴하지 않고 오늘로 천막농성 49일차,총파업 7일차의 투쟁을 하고 있으며 계속적으로 입주민에게 용역전환의 부당성과 폐해를 알리는 선전전과 집회등을 힘차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7월3일 집중집회가 끝난후에는 연대하러 오신 많은 동지들과 함께 관리단측에서 투입한 용역깡패들을 사업장에서 몰아내고 지하5층 전기실,기계실,관리실을 지키며 대체인력의 투입을 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주영/사용자측의 입장이나 태도는 어떤가요?⑦


윤재일/자치관리단 회장은 용역전환 결정은 소유주총회의 결정사항으로 결코 철회할 수 없고 따라서 강행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대화와 교섭 자체도 회피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2일 근로감독관의 중재에 의해 나온 교섭에서는 용역깡패4명을 불러 2명을 본인의 뒤에 두고 교섭에 참석하였습니다.이게 어떻게 교섭을 하겠다는 사람의 태도이겠습니까.


하주영/현재 노조의 요구사항은 무엇입니까?⑧


윤재일/노조가 중요하게 요구하고 있는건 정말 소박하고 단순합니다. 바로 용역전환 철회입니다. 매년 재계약에 대한 고용불안 없이 안심하고 이 구로선경 사업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 입니다.대다수 조합원이 장기근속자로 14년이 다 되어가는 이 건물과 함께 해오며 어쩌면 내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정이 들었던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야 할 상황이 정말 답답하고 화가 납니다.


하주영/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건물을 관리하던 분들이 하루아침에 쫓겨나야 하는 심정 오죽하실까요. 듣다보니 착찹한데요. 영상보고 이야기 더 나누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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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네, 영상 잘 봤습니다. 요새 이랜드 사태가 연일 언론에서 주목받고 있고, 선경오피스텔도 상황이 좋지 않은데요. 결국 비정규직 문제 아닙니까? 최근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⑨


윤재일/이랜드같은 큰 기업의 경우 여러 언론을 통해 알려져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십니다.하지만 큰 기업이나 공공기관뿐 아니라 저희같이 규모가 작은 전국의 많은 사업장은 언론에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분명 비정규악법의 시행으로 많은 분들이 지금도 해고의 고통이나 차별을 당하고 계실겁니다.정부는 비정규직을 보호한다고 비정규직보호법을 만들었지만 결국은 비정규직을 더 확산시키고 해고의 칼바람이 부는 역효과만 내고 있습니다.성신여고 학교비정규직 여성조합원의 경우 바로 비정규직법의 시행을 앞두고 해고통보를 받았는데 학교측에서는 “비정규보호법 때문에 어쩔수 없다”는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이게 바로 정부가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고 만든 법의 현실입니다.노동자들의 의견을 무시한채 일방적으로 만든 법의 결과가 결국 노동자들의 삶을 더 황폐하고 희망을 잃게 만드는 정부,더 이상을 믿을수 없습니다.


하주영/이런 문제는 현재 선경오피스텔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닌것 같은데 어떤가요? 이후 상황들에 대해서 어떻게 예측하십니까?⑩


윤재일/분명 저희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며 사업장의 규모 및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에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들에게 당면한 현실입니다.800명이 넘는 저희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에서 저희 사업장 조합원 9명만이 정규직이고 나머지 분들은 모두 용역업체에 소속되어 일하고 계시는 비정규노동자들입니다..이게 바로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노동현실입니다.앞으로 이런 상태로 계속 간다면 비정규직은 더 열악한 고용조건과 생존권사수를 위해 더 많은 피눈물이 흐르는 가운데 생존권사수를 위한 투쟁을 해야 할 것이며 그 다음으로 정규직에게도 저희 사업장과 같은 용역전환시도가 분명 넘쳐날 것입니다.다른 곳은 모두 용역인데 왜 너희는 정규직만을 주장하냐고 하면서 말하는 저희 사업장 관리단 임원들처럼 말이죠.

하주영/그래서 비정규직투쟁의 의의와 역할이 중요한데요 그 이유와 함께 어떻게 투쟁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⑪


윤재일/제가 비정규직투쟁의 역할이나 어떻게 해야한다고 말할 정도의 투쟁경험이나 지식이 없어 무어라 말씀드리기는 많이 민망한데요.그냥 간단히 제가 직접 느끼거나 옆에서 본 경험을 통해 말씀드린다면요. 지금의 투쟁은 대부분 비정규직의 해고나 차별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결국 비정규직들이 싸우고 있으니까 비정규직투쟁이라고 하는데요, 이게 꼭 비정규직 노동자들만의 문제나 투쟁으로 국한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사업장을 보더라고 바로 정규직에게도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현실적인 문제라는 것이죠. 저또한 요즘 많이 반성하고 있는 부분인데요.비정규직 혹은 용역업체는 주변에서 많이 듣고 봐았지만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저한테는 직접적으로 경험해보지 못해서 그런지 머리로만 생각이 들지 몸으로는 느껴지지 않더군요, 그런데 제가 그런 일들을 당하고 나니까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나도 마음속으로는 아직도 노동자로서의 인식이 많이 부족하구나 하고 말이죠.결국 같은 노동자인 비정규직투쟁에 정규직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연대해야만이 이 투쟁이 더욱 빨리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해답은 단순한거 같습니다. “노동자는 하나다”란 말이 있죠.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떠나서 업종과 기업의 차이를 넘어선 노동자들의 인식전환과 그에 따른 강력한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주영/이후 선경오피스텔 투쟁계획은 어떻게 되나요?⑫


윤재일/이번 주말까지가 저희 사업장의 가장 중요한 순간입니다. 저희 조합원은 사업장과 관계없는 대체인력의 투입을 막아내기 지하5층을 계속적으로 봉쇄하고 용역전환이 철회되는 그날까지 굳건히 단결하여 소중한 우리의 일터를 지켜낼 것입니다.

하주영/ 네, 오늘말씀 감사합니다.(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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