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P

투기자본의 강도짓

피플파워  / 2007년09월03일 17시27분

하주영/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충격으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주식시장이 연일 불안정한데요. 이로 인해 부각된 것이 초국적 자본들의 큰 규모의 손실액입니다. 세계의 기업과 주식을 사고 되팔면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초국적 자본들은 이제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는데요. 한국도 IMF 이후로 대거 외국 투기 자본들이 들어왔습니다. 정부에서는 외국자본이 들어와서 고용창출을 이루고 동북아시아의 금융 허브가 되야 경제가 산다고 주장하는데요. 하지만 실제로는 외환은행 불법 매각을 비롯해 투기 자본의 여러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하주영/ 오늘 이슈P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벌인 투기자본 사례를 통해 전 세계를 떠도는 투기 자본의 실체를 알아보겠습니다. 영상 보시고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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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영상: 론스타, 오리온 전기, 테트라 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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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오늘은 투기자본감시센터의 장화식 활동가 모시고 말씀 나누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장화식/ 안녕하세요(인사)

하주영/ 테트라 팩 같은 경우는 영업망만 남겨놓고 공장을 철수한 상태에서 노동자들이 스웨덴 본사 원정 투쟁까지 갔는데요. 영상을 보니, 투기 자본, 먹튀 자본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먹튀 자본은 최근에 회자되는 말인데요. 먹튀 자본이란 무엇이고 언제부터 한국 사회에 등장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장화식/ 1997년 IMF 사태이후 우리나라 금융과 자본시장이 개방되었습니다. 그래서 단기적이 수익을 노리는 외국자본이 많이 들어 왔습니다. 이들이 막대한 수익을 내면서 세금은 한 푼도 내지 않고, 사람은 짜르면서 엄청난 차익을 챙겨서 외국을 탈출하는 형태를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붙여진 이름이 먹고 튄다는 ‘먹튀’입니다. 처음에는 주로 외국에서 들어온 투기자본들이 먹고 튀는 형태를 보였습니다. 이제는 국내자본도 외국자본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하주영/ 먹튀 자본의 예가 또 있습니까?

장화식/ 먹튀에 대한 수 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크게는 금융부분과 산업부분으로 나눌 수 잇습니다. 금융부분의 대표적으로는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릿지 캐피탈, 5천억 원을 투입해서 5년 만에 1조 2천억 원의 차익을 챙겼습니다. 한미은행을 인수한 칼라일 펀드는 4년 만에 8,000억 원을 챙겼습니다. 산업분야는 더욱 심각합니다. 오리온전기, 기업을 청산했습니다. 온세통신, 사옥을 팔고 유상감자로 투자금을 회수했습니다. 하나로텔레콤, 인원감축을 통한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쌍용자동차, 기술유출과 대량해고가 있었습니다.

하주영/ 심각한 일인데 별로 알려지지 않은 것 같네요. 이런 자본들의 행태를 보면은 공통점이 있는데요. 헐값에 사서 비싼 값에 파는 형식인데, 몇 년 안에 어떻게 이렇게 자산가치가 올라갈 수 있는 겁니까?

장화식/이들 투기자본에게는 일정한 패턴이 있습니다. 우선, 고액배당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합니다. 그리고 대주주의 주식을 고가로 사주는 유상감자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합니다. 물론 이 경우 건물이나 사옥을 팔아서 마련한 현금으로 유상감자를 합니다. 세 번째는 인력 구조조정이나 사업부 매각을 통해 회사를 매각하기 쉽게 만든 다음, 매각합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회사건물을 매각하기전에 꼭 화장실을 개조합니다. 아마 화장실을 개조하면 건물가격을 높일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하주영/ 회사를 운영하기 보다는 단기 이익을 노린 투기로 봐야 할 텐데요. 이런 투기성 매매를 제제할 법적인 장치는 없는 건가요?

장화식/ 현재 단기성 투기성 매매를 제재할 법적 장치는 없습니다. 이들을 규제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형식적으로는 투자의 형태를 띠고, 합법적인 형태를 띠고 투기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유상감자는 법적으로 업무상 배임죄이고, 검찰에서 기소하거나 법원에서 판결을 내린 사례도 있지만,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결국은 투자당시의 투자계약서를 잘 챙기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행을 강제하거나 법적으로 제재를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하주영/ 영상에서도 봤지만, 투기 자본 하면 론스타 사건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한국안의 투기 자본의 행태에 대해서 관심을 집중시킨 사건이었죠. 외환은행 불법 매각 의혹부터 여러 문제점이 있었는데요.
짧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장화식/ 투기자본 중에서 론스타가 가장 유명합니다. 그래서 투기나 부패를 보고 ‘제2의 론스타’다라는 표현마저 생겨나고 있습니다. 론스타 문제는 한마다로 부패의 문제입니다. 외국자본에 대한 배척이니, 국수주의, 민족주의라고 비난하지만 부정과 부패입니다. 외국자본이 막대한 차익을 얻기위해 관료나 변호사 등 로펌을 동원해서 불법을 저지르고, 관료는 외자유치라는 한건주의 또는 조직 내의 승진을 위해 협력하고, 변호사나 엘리트는 맡은 투자나 사건을 성공시켜 부와 명성을 얻고, 이들 투기자본, 관료, 변호사 등 엘리트의 3각 동맹이 사건의 핵심입니다.

하주영/ 이익을 노린 한국의 정재계 인사들의 책임이 크다는 말씀이시네요.근데, 또 궁금한 것이 매각을 앞두고 있었던 외환은행이 3년 만에 4조나 넘는 이익을 보고 팔 수 있는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었나요?

장화식/ 예,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2003년 9월에 1조 4천억 원에 인수했는데, 2007년 현재 1조를 챙겼고, 나머지 51%를 5조정도 받고 팔려고 하고 있습니다. 4년 만에 4조를 벌었습니다. 이것은 은행이 성장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부실이 아닌 은행을 부실로 둔갑시켜 샀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또 하나는 한국사회가 이제 미국의 금융세계화에 깊숙이 편입되면서 금융자산이 불어나고, 금융거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금융기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가격이 올랐습니다.

하주영/ 외환은행을 5조에 팔려고 하신다고 하셨는데, 듣기로는 팔더라도 그 세금을 한국 정부가 걷을 수 없다는 데 사실인가요?

장화식/예, 아직까지는 외환은행을 판 것은 아니고,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것이니까, 세금납부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얼마 전에 지분의 13.6%를 팔아서 1조 2천억 원을 번 것은 세금문제가 있지만요. 문제는 로스타가 벨기에에 주소지를 두고 한국에 투자를 했는데, 한국과 벨기에는 이중과세방지협정이 체결되어 있어서 론스타가 주소지로 되어 있는 벨기에에서 세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론스타도 벨기에에서 세금을 내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세금을 받을 권한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하주영/ 알려진 것보다 문제가 심각한 것 같습니다. 법적인 제재도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한국이 투기 자본의 쉬운 먹잇감이 되가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또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것은 회사 사장들이 아닌 구조조정되고 해고되는 민중일 것입니다. 회사의 투기 자본 매각을 반대하며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만나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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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2: kLT노동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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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영상에서본 KLT 사례처럼, 회사를 사고파는 차익을 노린 투기성 매매는 외국 자본에 의해서만 행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요. 한국 안에서도 투기성 자본이라 불릴만한 곳이 있습니까?

장화식/ 한국의 자본이 외국자본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선진 금융기법이라고 미화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투기자본이라고 부르는 것은 계속기업의 원칙을 파기하고,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일자리 창출 등 공동체를 파괴하는 형태를 가진 자본을 말합니다.

하주영/ 현재 한국에 론스타 같은 투기성 자본이 어느 정도 들어와 있는 상황인가요?

장화식/가장 큰 문제는 통계자료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투기자본의 형태를 헤지펀드나 사모펀드, 뮤추얼펀드를 주로 투기자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헤지펀드 규모는 2005년 기준으로 1.1조 달러, 사모펀드는 0.7조 달러정도 됩니다. OECD국가의 뮤추얼펀드는 18조 달러 정도이고 GDP대비 62.4%나 됩니다. 아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헤지펀드는 600억 달러로 전체의 5%, 사모펀드는 640억 달러로 전체의 9% 정도 됩니다.

하주영/한국 사회에서 이런 투기자본들의 행위가 성행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장화식/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되었고, 외국의 자본이 대거 들어왔습니다. 세계적으로는 20세기 후반에 “펀드가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기업의 경영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새로운 권력기구로 등장한 펀드자본주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세계화에 편입되면서, 소위 금융의 세계화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금융의 세계화라고 부릅니다.

하주영/ 이번 한미 FTA에서 그나마 있던 규제마저도 철폐했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변화가 있는건가요?

장화식/ 한미 FTA는 투자자의 천국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모든 종류의 투자가 가치 있는 투자로 보호됩니다. 금융시장은 대부분 개방되었는데 마지막으로 개방이 덜 된 부분에 대한 개방이 이루어졌고,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를 들면, 투자이익의 송금이 자유롭고, 기술이전이나 고용유지 의무 등이 없어졌으며, 투기자본을 규제 하게 되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하주영/ 사실, 국부 유출하느니, 한국 토종 자본을 만들어야 되는 거 아니냐. 하면서 한국의 투기 자본에는 어느 정도 봐주는 의식이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장화식/처음부터 말씀드렸지만, 이제 자본에는 국적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토종자본의 외국자본 따라 하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외국자본이든 토종자본이든 자본에 대해서는 규제와 통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주영/ 이런 투기성 자본은 전 세계를 돌면서 투기를 하며 돌아다닌다고 하셨는데, 생산 판매를 위한 인수합병도 아닌 이런 투기가 성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장화식/자본이라는 것이 수익의 극대화가 목표입니다. 장기적이 기업의 성장이나 자산의 증가는 뒷전이고, 주식시장에서의 주식가격에 관심이 집중되고, 그 가격이 회사의 가치와 경영자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고 있습니다. 현금흐름의 극대화가 추구됩니다. 이러한 머니게임에 가장 적합한 형태가 인수합병, 즉 M&A입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의식주뿐만 아니라 감정까지도 상품으로 바꾸고, 금융상품을 만들고 사회적인 모든 현금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품화와 금융화의 구조 속에서 투기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역사적으로 투기의 끝은 허망하고, 그 폐해는 다수의 국민들에게 전가시키는 것이 투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서 희망과 시간과 열정을 빼앗아가고, 인간을 황폐하게 만듭니다. 인간의 삶을 위해서 투기자본이 규제되어야 할 이유입니다.

하주영/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장화식/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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