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한겨레, 로스쿨 기득권 싸움에 한 몫?

피플파워  / 2007년10월22일 13시13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이꽃맘/ 오늘은 한창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법학전문대학원 일명 로스쿨에 대한 한겨레의 보도태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주영/ 어제 교육부가 로스쿨의 정원을 발표했죠?


이꽃맘/ 네 그렇습니다. 김신일 교육부 장관은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앞어서 로스쿨 총정원 방안을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로스쿨은 2009년 3월 출범할 예정인데요. 교육부는 입학 총정원을 첫 해인 2009년에는 1500명으로 정하고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2000명까지 늘려가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대한변호사협회 등 법률인 당사자들은 환영한 반면, 로스쿨 유치에 목을 맸던 대학 총장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로스쿨 인가 신청을 집단으로 거부하겠다는 뜻까지 밝힌 상황입니다. 결국 로스쿨 논의는 돈 벌이에 목멘 대학들과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법조계의 이권다툼으로 전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주영/ 로스쿨 보도, 한겨레는 어떤가요?


이꽃맘/ 한겨레는 그동안 로스쿨 도입에 대해 찬성하는 보도태도를 유지해왔는데요. 로스쿨에 대해 한겨레는 10월에만 두 번의 사설을 내보내며 지대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보도태도는 일관되게 로스쿨 도입에 대해 긍정하며 본래 취지를 살릴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로스쿨 도입 등으로 대표되는 전문대학원 도입으로 인한 사교육 시장 활성화와 높은 교육비의 문제 등 제기되는 비판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주영/ 사실 로스쿨 도입은 발표 직후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던 걸로 기억되는데요. 문제는 높은 교육비에서부터 시작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꽃맘/ 로스쿨 등록금은 연간 2천만 원에서 3천만 원으로 3년제인 이곳을 졸업하려면 최소한 등록금만 1억 가까이 들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교제비 등을 포함한 생활비는 제외한 금액입니다. 이건 일단 들어갔을 때 얘기구요. 들어가기 전에는 로스쿨 입학을 위한 전문학원에 다녀야겠죠. 이것까지 포함하면 그 금액은 따지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결국 로스쿨 입시를 위한 사교육 시장이 더욱 활성화 되는 것은 물론이며, 한국처럼 법률인이라는 것이 일정한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은 너도 나도 로스쿨에 들어가기 위한 과정 정도로만 여겨질 것이 뻔한 상황입니다.



하주영/ 결국 대학교육은 그저 로스쿨에 들어가기 위한 과정으로 전락하며 파탄나고, 사교육 시장은 더욱 활성화 될 것이고, 이걸 다 해결할 수 있는 능력, 즉 돈이 있는 사람만 법률인이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 되겠네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한겨레를 이런 부분을 놓치고 있는데요. 지난 11일, 한겨레는 ‘로스쿨 도입 취지를 지켜야 한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보도했는데요.
사설에서는 입학정원을 놓고 벌어지는 논쟁에 “문제가 많다”라고 지적하며, “애초 로스쿨 제도는 다양한 학문적, 사회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에게 전문적인 법률 교육을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차원 높은 법률서비스를 싸고 쉽게 제공하도록 하고자 도입되었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변호사의 수가 많아야 한다는게 당연한 전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 이유를 “양질의 서비스는 경쟁과 다양성을 통해 확실하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주영/ 현재 시민들이 제대로 된 법률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한겨레의 지적이 일정 타당한 면이 있는 것 같은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물론 더 많은 변호사들이 생겨 더 많은 시민들이 질 좋은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점은 좋은 부분입니다. 그러나 한겨레가 말하듯 “양질의 서비스는 경쟁과 다양성”을 통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는 제대로 된 대학교육으로 사회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는 조건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계층과 계급, 돈의 유무와 상관없이 대학과 로스쿨로 접근할 수 있는 조건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을 한겨레는 놓치고 있습니다.



하주영/ 다른 기사는 어떤가요?


이꽃맘/ 로스쿨 입학정원 발표가 난 다음 날인 17일, 한겨레는 ‘기득권 보호에 머문 로스쿨 정원 결정’이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보도했는데요.
한겨레는 이 사설에서 교육부의 입학정원 발표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라며 “전체 정원을 축소하면 (본래) 취지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학이 대국민사기, 법조 특권의 대변이라고 반발하며 로스쿨 불참까지 거론하고 나선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며 “정부가 한쪽 말만 들은 게 아닌지 묻게 된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주영/ 대학들은 왜 이렇게 로스쿨 유치에 목을 메는 지가 궁금해지는데요.


이꽃맘/ 박정원 상지대 교수는 이런 대학들의 모습을 “누가 돈을 많이 쓰느냐는 전쟁”이라며 “사실 사법시험 합격자를 간신히 1년에 몇 명 배출하던 대학으로서는, 로스쿨에 선정될 경우 변호사를 매년 150명 씩 배출하게 되니 학교 위상이 달라지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환골탈태하는 꼴”이라고 전하고, “전교생이 낸 등록금으로 법학분야만 잔치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숫자가 많으면 경쟁이 심화되고 그러면 질 좋은 서비스가 나올 것이라는 논리가 아니라 기득권 싸움터가 되어버린 로스쿨에서 대학교육이 올바로 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법률인이 기득권이 아니라 시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최소한의 보호막이 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하는 보도가 필요합니다.


하주영/ 이꽃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꽃맘/ 감사합니다.

참새회원이라면 누구나 참세상 편집국이 생산한 모든 콘텐츠에 태그를 달 수 있습니다. 이 기사의 내용을 잘 드러내줄 수 있는 단어, 또는 내용중 중요한 단어들을 골라서 붙여주세요.
태그: 한겨레 / 로스쿨 / 이꽃맘
태그를 한개 입력할 때마다 엔터키를 누르면 새로운 입력창이 나옵니다.

트랙백 주소 http://www.newscham.net/news/trackback.php?board=power_news&nid=44221[클립보드복사]

민중언론 참세상의 재도약에 힘을 보태주세요

덧글 쓰기

민중언론 참세상은 현행 공직선거법 82조에 의거한 인터넷 선거실명제가 사전 검열 및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므로 반대합니다. 이에 따라 참세상은 대통령선거운동기간(2007.11.27 ~ 12.18)과 총선기간(2008.3.31 - 4.9) 중 덧글게시판을 임시 폐쇄하고 진보네트워크센터의 토론게시판의 덧글을 보여드렸습니다.
선거운동기간이 종료되었으므로 기존 참세상의 덧글게시판 운연을 재개하며, 선거운동기간 중 덧글은 '진보넷 토론게시판 덧글보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 선거실명제 폐지 공동대책위원회  ->참세상 선거법 위반 과태료 모금 웹사이트

잘 읽으셨으면 한마디 남겨주세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