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국가지대사 ‘수능’, ‘행복은 성적순’인가?

피플파워  / 2007년11월20일 18시13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조수빈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빈/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조수빈/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 15일 치러졌습니다. 58만 여명의 수험생들이 전국 980개 시험장에서 동시에 시험을 치렀는데요. 김포외고 문제 유출 사건으로 가뜩이나 뒤숭숭한 정국 속에서 2007 대입수능, 개혁언론은 어떻게 보도하고 있을까요? 오늘은 수능을 맞아 개혁언론의 관련 보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주영/ 학위위조 사건부터 외고 시험 문제 유출까지 올해 대학입시로 파생돼 드러난 사회문제가 많았던 한 해가 아닌가 싶은데요. 올해를 마감하면서 그 근본적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대입수능이 치러졌죠. 관련된 개혁언론 보도 어떻습니까?


조수빈/ 매년 치러지는 수능이어서인지 관련 보도 역시 정답지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관행화 되어있습니다. 개혁언론과 보수언론 등 각 언론사별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수능 보도의 특징입니다.



하주영/ 수능에 대해서 모든 언론이 기계적으로 기사를 쓰고 있다고 지적하시는 것 같은데요?.



조수빈/ 네 그렇습니다. 수능시험날에는 비행기도 뜨지 않고, 학생들 시험장입장시간을 피하기 위해 출근 시간도 미뤄질 만큼 수능이 국가지대사가 된 지 오랩니다. 그래서인지 언론들, 수능 관련 관행적 인 보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수능 한파라고도 하죠. 날씨관련 뉴스가 빠지지 않았구요. 수능날 표정과 학부모들의 동정이 기사화되었고, 수능 당일에는 수능 문제의 난이도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야말로 중계식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하주영/ 그래도 교육정책에 대한 개혁언론의 문제제기가 지속적으로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조수빈/ 한국사회에서 대학입시, 즉 학력이 주요한 검증시스템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신정아 국면과 최근 외고 시험 유출 사건에서 개혁언론들은 입시를 비롯해 검증시스템 전반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보도해왔습니다. 지난 11일 사설 ‘특목고 열풍이 빚은 김포외고 수험지 유출’에서 한겨레신문은 “특목고가 본디 취지에서 벗어나 명문대 입시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된 지는 이미 오래”라며 “이번 시험지 유출 사건은 특목고 입시 과열이 빚은 필연적인 결과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관리가 철저해도 입시가 과열되면 제2,제3의 김포외고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며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하주영/ 특목고 입시 더 나아가 대입을 이번 김포외고 수험지 유출 사건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군요.



조수빈/ 예 그렇습니다. 또한 신정아 사건 이후 열린 학위위조 관계기관 대책회의에 대한 한겨레신문의 사설에서 한국의 학벌사회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고민이 엿보입니다. 그동안 한겨레신문 등 개혁언론은 교육문제에 있어서 강도 높은 정부정책을 촉구해왔습니다.
한겨레신문은 지난 8월 30일자 사설 ‘정부의 학력위조 대책, 실망스럽다’에서 “학력 조작은 학벌 숭배 풍조에서 비롯됐다”며 “검증과 처벌만으로 학력 위조를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유치하다. 정부는 대학 서열화를 해체하고, 차별 금지를 제도화하는 쪽으로 나아가야한다”고 곧 입시폐지를 의미하는 ‘대학 서열화’를 주장했습니다.



하주영/ 그동안 한겨레신문에서 대입입시부터 교육문제에 있어서 관심을 갖고 보도해왔는데요. 다시 돌아와서 개혁언론의 수능 보도 어떻게 봐야할까요?.



조수빈/ 개혁언론들은 입시과열, 사교육열풍 등 교육문제에 대해 관심있게 보도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수능 보도를 보면 수능이 국가적 행사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개혁언론이 일조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오마이 뉴스는 수능 전날부터 수능날까지 탑화면 중간부분에 교사부터 학부모까지 각 층에서 수험생들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식의 기사를 배치했습니다. 총 다섯 꼭지로 구성된 이 기사들은 유경험자로서 일종의 통과의례를 앞둔 수험생들이 유의해야 할 점을 소개하는 등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 형태로 다양하게 구성되는데요. 교육문제의 관문격인 입시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견지해왔던 개혁언론이 막상 수능이 닥치자 수능이 어떤 길로 가는 관문인 것 처럼 보도하고, 부모의 마음처럼 온정적 시각으로 수험생들을 응원해주기를 독려하는 모양입니다.


하주영/ 언론보도를 보면서 고3 자식이 없어도 또 동생이 없어도 모두 같은마음으로 그들의 첫 시험대를 응원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해주시죠.


조수빈/ 입시문제에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에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진행되지 않는 것은 사실상의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라고도 볼수 있습니다. 대선 주요 후보자들이 입시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고 교육단체에서는 입시폐해가 갈 때까지 갔다라고 할 만큼 전 사회적으로 교육문제에 관심이 높습니다. 수능날인 15일 교육인적자원부가 위치한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정문에서는 ‘입시폐지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의 퍼포먼스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수능을 거부한 고3 학생은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이 학생은 “내신부터 수능까지 고등학생들이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입시지옥에서 허우적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마다 입시정책은 바뀌고 교육양극화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 으며, 학생들의 입시부담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교육단체들이 주장하고 있는 수능 폐지, 입시폐지가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도있겠는데요. 언론이 입시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들을 보도하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대입 수능이 국가적으로 큰 비중을 유지, 강화하도록 보도하는 것은 지양해야할 것입니다.



하주영/ 조수빈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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