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시각 다른분석

피플파워 9회 영상 다른시각 다른분석
부시행정부 2기 한반도 정책과 북핵문제

미디어참세상  / 2005년02월21일 14시33분


홍석만/시청자 여러분, 다른시각 다른분석입니다. 오늘은 북한의 핵보유 선언 이후 논란이 되고 있는 6자회담과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자리에는 미국정치 전문가이신 창원대 안병진 교수님 자리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안병진/ 네, 안녕하세요.

홍석만/ 먼저 지난 2월 11일 북한 외무성에서 핵보유 선언을 하면서 북한에서는 6자회담의 폐기와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6자회담이 북한으로서는 이로울 게 없었다는 판단인데, 이에 대해서 6자회담을 둘러싼 정치적 지형은 어떻게 형성되어 있습니까?

안병진/ 사실 지난 부시의 연두교서에서 북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회피했지 않습니까? 거의 대부분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북한의 6자회담에 나올 조건이 완성되었다고 예상했지만, 그 예상은 빗나간 셈이 되었지요. 아무래도 북한이 느끼고 있는 심리적 위기감이 굉장히 높다고 보여집니다. 왜냐하면 비록 미국의 레토릭(수사)은 완화되었지만 끊임없이 북한을 끌어 들일만한 실제적인 요인은 제기되지 않고, 물밑에서는 낮의 차원의 압박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김정일 위원장으로 하여금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북한의 선언이 이후를 대비한 협상용, 벼랑끝 전술이기도 하지만 핵보유 선언을 통해 실질적 억제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홍석만/ 현재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변화인데요, 어쨋든 올해 부시 2기 행정부 출범하면서 폭정의 전초기지가 북한이라는 라이스 국무장관의 발언도 촉발원인이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이 지난 1기와 달리 변화된 것이 있습니까?

안병진/ 부시 1기에는 북한의 위협을 다소 과장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북한 위협론을 통해서 동북아에 긴장을 조성하고 그것을 통해 미사일 요격체제의 정당을 확보했습니다. 2기의 경우 아직은 워싱턴 정가에서 확실한 대북노선이 정립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워싱턴 내부적으로 공유된 생각은 북한이라는 존재를 무시하고 현상유지하는 것이라 봅니다. 그 과정에서 낮은 차원의 압박, 봉쇄 이런 것들이 성공을 거둔다면 이후에 자연스러운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홍석만/외무성 성명이후 미국의 최초 반응은 무시전략이었다고 들었는데, 미국은 북의 핵보유 선언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안병진/ 대외적으로는 라이스 국무장관의 논평에서도 나타났듯이 북한의 핵보유 선언은 별 큰 이슈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북한은 이전에도 이런 공언해 왔었고 미국으로서는 지금까지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생각한 다른 나라와의 공조 즉, 중국이나 일본 등 6자회담을 통해 지속적으로 압박해 나가는 틀을 당분간은 포기하고 싶지 않고 다소간 즐기고 있는 것이라 보여집니다. 하지만 그것은 대외적인 것이고 대내적으로는 상당히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국가안보회의 등 대내적으로는 비밀스런 움직임이 뉴욕타임즈에도 포착이 되었는데, 이후를 대비해서 실질적으로 체제 변혁을 위한 (뉴욕타임즈 표현으로는) 툴킷(tool kit), 도구상자가 하나씩 준비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홍석만/ 미국과 동북아 지역의 우방들, 구체적으로 한국과 일본과 미국과의 관계도 북핵 선언을 둘러싸고 상당히 미묘하게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최근 한 언론에 의해 공개된 nsc 문건에 따르면 중국과 한국 정부당국이 부시의 국정연설과 라이스 청문회 과정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표현을 자제할 것을 부탁한 내용이 공개되었습니다. 실제 미국이 이러한 동북아 지역내 우방들의 영향을 받았을 것인지?

미국의 대외전략의 기본구도가 현시점에서 북한문제를 확대하지 않는 것
안병진/ 흔히 미국에 한국과 일본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다고 예기하는데,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의 대외전략의 기본구도가 현시점에서 북한문제를 확대하지 않는 것입니다. 너무 한반도 중심으로 볼 것이 아니라 현재 미국 당국자들의 그림을 봐야 하는데, 전체적인 그림 속에서 부시 연두교서의 핵심내용은 희망입니다. 과거 악의 축에 대한 메시지가 공포라면은 지금의 메시지는 희망입니다. 다시 말해서 현재 미국은 중동지역을 비롯해서 민주화 전략이 성공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이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정당성을 확보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 존재의 부각은 이러한 미국의 희망, 성공이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북한의 핵이 봉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확산되고 있는 형편이니까 그런 점에서 북한 문제는 현 단계에서 결코 확대하고 싶지 않은 심정이 미국의 연두교서에서 더 중요한 측면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홍석만/ 그래서 북한 외무성의 발표가 미국 정책실패를 의도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것 같은데요, 미국이 실제 북한 핵문제를 대하는 태도와 무게감은 어느 정도인가? 이란의 핵문제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었지만 북한 핵문제는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던 것 같은데요?

안병진/ 지난 부시 1기 같은 경우 사실상 북이 가진 핵능력을 다소 과장하는 경향이 강했죠, 왜냐하면 동북아에서 일정정도 긴장을 유지해야 될 필요성과 그런 구도 속에서 나온 것입니다. 사실상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에 소형핵을 탑제 할 능력이 있는가 하는 점은 미국 내에서 논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1기때는 그런 능력을 다소 과장할 필요가 있었고 2기 때는 그것을 축소해야 하는데, 북한이 먼저 제기한 것이죠. 그런 점에서 다소간 인식 차이가 있는데, 중요한 것은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과거 클린턴 행정부 때도 대북 외과수술식 공습을 검토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 레니 대사가 '당신은 5만의 시신을 운구할 각오를 하지 않으면 북한 공습을 할 수 없다'고 말했을 정도의 군사력이라는 것이죠. 따라서 북한의 군사력을 고려 할 때, 미국의 입장에서 이란과는 다른 해법 즉, 당분간은 북한을 압박하는 것을 더 선호 할 수밖에 없습니다.


홍석만/그렇다면 북한으로서는 축소되고 있는 북핵 문제를 더 확대하기 위해 선언을 했다고 볼 수 있을 텐데, 결국 이 문제는 미국의 외교적 판단에 달려 있을 것 같습니다. 중동과 유럽의 문제와 북한과 동북아 문제의 해법에서 다소 차이가 날텐데요, 미국은 두 지역 중에서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두고 있습니까?

안병진/ 그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중동지역이 우선 입니다. 특히 이라크에서 지난 총선이 성공적이었다고 대외적으로는 보이지만 사실상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앞으로 1년간 헌법의 국민투표 비준에 이르기까지 대단히 어려운 정치일정들이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이란은 유엔과 미국과 갈등이 있고 이란에 대해서도 공습을 선택할지 경제제재를 선택할지 막연한 상황이고, 최근에 또 시리아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미국이 거의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의 이슈들이 제기되고 있지요. 그래서 그 이슈들을 해결하는데 실패한다면 부시의 2기는 치명상을 입습니다. 따라서 아무래도 중동민주화가 초점이 되겠고 북한문제는 당분간 현상유지 하는 것 이것이 미국의 기본구도입니다.

홍석만/ 미국 내부에서도 6자회담과 같은 다자회담보다도 북한과 직접대화 해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고 들었다. 대선 당시에도 케리후보의 경우 직접협상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직접대화의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안병진/ 현재로서는 북한의 행동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과거의 패턴을 고려한다면 직접대화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케리후보가 선거 때 얘기했던 것은 사실상 부시행정부의 실패를 보여주기 위한 압박이었지요.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더 변해서 미국내 케리와 같은 리버럴들 조차도 북한에 대해서 회의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민주당 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조셉바이든 상원의원이나 펠루시 하원대표를 비롯한 사람들도 북한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을 볼 때 다소 비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홍석만/대결구도로 치달을 경우 일본의 핵무장을 필두로 동북아지역의 핵도미노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일본과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과 위협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리라 보는가?

안병진/ 현재로서는 당장 가시화 되지는 않겠죠. 왜냐하면 그것은 미국의 입장에서 악몽과 같은 시나리오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북아 내에서의 통제력이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셈이 되는 것이니까요. 미국으로서는 6자회담이라는 틀 속에서 묶거나 계속 압박을 하는 것인데, 이후에 북한이 추가적 행동을 하고 이것이 미국을 자극한다면, 사실상 핵이 기정사실화 되고 그 속에서 한국과 미국내에서 보수진영의 목소리가 강해지고 일본이 보다 강경한 군사화가 이루어진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일 수도 있는 비관적 시나리오입니다.

6자회담이라는 패러다임 효용성 저하
홍석만/현재로서는 6자회담의 성사 여부가 가장 관건적이라고 보는데, 최종적으로 어떻게 되라라 보는가?

안병진/ 현재 명확한 것은 없습니다. 과거 94년, 98년 같으면 6자회담의 재개에 대해 다소 희망적인 전망을 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북한의 벼랑끝 전술을 협상에서 몸값을 올리기 위한 목적이 강했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은 다소 실제적인 억제력 추구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한상렬 유엔주제 북한대사가 6자회담은 지나간 옛 이야기라고 예기했죠. 그리고 '회담의 성격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적대적 의사를 철회하는 것이다. 지금은 미국의 침공만이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그걸 보더라도 6자회담이라는 패러다임은 그 효용성이 저하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지요.

홍석만/ 끝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 남한의 민중운동진영에게 요구되는 것은 무엇인가?

안병진/ 한국 내에서 북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미국 입장에 지나치게 동조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힘을 얻고 있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럽습니다. 얼마전 반기문 외무장관은 미국의 입장과 틀 그대로 북한의 6자회담의 복귀를 강조했는데, 중요한 것 과거 베트남전에서 실패한 맥나마라한 전국방장관이 말한 '적의 심리상태에 대한 공감대 이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미국은 북한이라는 적에 대한 심리적 공감대, 북한은 미국이라는 적에 대한 심리적 공감대가 중요한데,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죠. 그렇다면 양자간에 인식차이를 좁혀나갈 수 있는 서로를 설득할 수 있는 조정안을 마련하고 그에 기초해서 설득해 나가야 합니다. 지금처럼 북한을 강압적으로 몰아가는 전략은 결코 현명한 전략이 아닙니다.

홍석만/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창원대 안병진 교수님이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안병진/수고하셨습니다.

홍석만(클로징)/핵을 통해서 체제를 유지하고 한반도 평화를 바란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은 주한미군이야말로 전쟁억지에 도움이된다는 미국 논리와 같습니다. 이런 식의 힘대결 논리는 결국 군사적 긴장과 막대한 군비지출로 이어지게 되는데요, 그래서 약자인 북한의 처지를 감안하더라도 핵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 당국의 행위를 지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막고 북에 대한 봉쇄를 풀기 위해서는 특히 남한 민중의 미국에 대한 인식과 태도변화가 중요한데요, 미국에 대한 실질적 압박수단이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는 여기까지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다음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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