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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 내몰리고 CCTV 감시당하고--(주)ASA 노동자 투쟁

피플파워  / 2008년01월28일 15시05분

<하주영 /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하주영입니다. 대통령 인수위원회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2008년 한국사회 화두는 경제살리기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친기업적 정책과 대운하 건설, 대규모 민영화 정책 등 철저한 시장논리가 지배하는 사회를 그려가고 있습니다. 돈이 최고라는 가치는 이제 일상의 문화가 되어버린 지금, 여전히 사람들은 일터에서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이천 화재와한국타이어 산재로 희생된 노동자는 특수한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보편화된 미래 우리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오늘 이슈피에서는 공장 생산라인 죽음으로 내몰리고 CCTV로 감시당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영상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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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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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오늘 함께 얘기 나눌 분은 금속노조 아사지회 김남 노동안전부장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김남/ 안녕하세요


하주영/ 먼저 (주)ASA는 어떤 회사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남/ 자동차 알미늄 휠을 제작 판매하는 기업입니다. 한국타이어 알로이 휠 사업본부 소속이었는데, 97년 IMF이후 법인이 분리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가 (주)ASA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기에 사실상 한국타이어 기업이며, 자회사입니다. 참고로 2006년 매출액이 1천4백억원을 달성했습니다.


하주영/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김남/ 3년간 임금동결과 상여금 400% 삭감이 직접적인 배경이었지만 이게전부는 아닙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불과 1년 전만해도 단조 투피스 라인에 간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인 ‘디크로메탄’을 사용했는데, 작업자들은 거의 매일 코피를 쏟았습니다. 배치전환이 가장 많은 부서였고,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그래서 회사는 병력특례자와 비정규직 위주로 라인이 가동되었습니다. 2000년에는 협착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2000년 간경화, 2003년 간외증, 2005년 임파선암으로 사망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작업과 무관한 죽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타이어 의문사와 똑 같습니다. 목숨을 담보로 일할 수 없기에 노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하주영/ 노조 설립 이후에 회사쪽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직장폐쇄가 됐다고 하던데요.



김남/ 10월 23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고 사전조정과 본조정 회의에서 노동조합은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해 조정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교섭을 하자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습니다. 사측만 받는다면 조정기간을 열흘간 연장해서라도 교섭에 집중하자고 제안했지만 회사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11월 2일 본조정회의에서 조정중지가 결정 났지만 노동조합은 2주간 성실교섭을 촉구하며 쟁의를 자재했습니다. 11월 19일 쟁의행위에 돌입하자 회사측은 기다렸다는 듯이 다음날인 20일 06시로 직장폐쇄를 단행했습니다.


하주영/ 지난 12월 10일부터는 일주일 동안 상경투쟁을 하셨는데요. 한국타이어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남/ 11월 13일 교섭 때 ASA임원 한분이 대단히 중요한 발언을 했습니다. “아사 경영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라며, 사실상 한국타이어가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고 실토했습니다. 한국타이어 조항래 회장이 “교섭에서 빨리 풀어라” 의견을 (주)ASA 경영진에게전달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선거시기로 잡은 것은 한국타이어 조현범 부사장의 장인이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후보였기에 한국타이어의 자회사인 (주)ASA에서 노동탄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명박 후보에게 알려내기 위해 12월 10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역삼동 한국타이어본사 앞에서 7박8일 노숙을 하고, 한나라당과 이명박선거캠프 앞에서 1인 시위를 했습니다.


하주영/ 그렇다면 한국타이어 쪽에서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김남/ “한국타이어와는 아무 상관없다”고 합니다.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상장기업은 지분 30%이상이면 경영권을 행사합니다. 비상장 기업의 경우 지분 50%이상이면 경영권을 행사하는데, 한국타이어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기에 사실상 한국타이어 회사입니다.
그런데도 아무 상관없다고 합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는 격입니다.


하주영/ 한국타이어는 최근에 노동자 집단 산재사망으로 사회적인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자회사인 ASA의 실태는 어떤가요? 작업장 환경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김남/ 알미늄을 녹여서 휠을 만드는 공장인데, 국소배기장치는커녕 중앙배기장치 하나 없습니다. 알미늄 가스와 먼지, 용접 가스, 절삭유, 페인트 가루를 작업자들이 마시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주 심각합니다.가장 기본적인 MSDS표시나, 중량물 취급 표시, 기계장치 안전점표도 없습니다. 지난 십 수년 동안 노사협의회에서 산업안전문제는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의 사각지대라고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2007년부터는 작업에 꼭 필요한 장갑과 문진마스크도 제대로 지급 하지 않았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공장이 한국타이어 자회사인 (주)ASA입니다.


하주영/ 제2의 한국타이어 사태가 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건강상의 문제가 많이 발생할 것 같은데요.



김남/ 4일 이상 치료를 받으면 산재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노조가 만들어지고 알았습니다. 우리 회사는 한 달 이상 입원해야만 산재처리가 됩니다. 대부분은 공상으로 처리했고, 노동부에 신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몸이 아파서 조퇴하려면 관리자들 눈치 때문에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발에 화상을 입었는데 간단하게 소독만하고일을 했습니다. 한 삼일 일하고 나니까 화상 입은 발에 살이 짓물러 져 한 달간 입원치료를 받았습니다. 기가 찬 일이죠.그리고 앞에서 밝힌 것처럼 한국타이어만 의문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회사인 (주)ASA에서도 수명의 의문사가 있습니다.


하주영/ 그렇다면 노동시간이나 임금 조건은 어떻습니까?



김남/ 12시간 막교대로 일을 합니다. 그리고 중식시간이나 저녁식사, 야식시간은 30분입니다. 밥만 먹고 바로 일해야 하죠. 주5일 근무가 도입되었다고 해도 딴나라 이야깁니다. 토요일은 무조건 근로를 제공해야 하고, 일요일도 호출하면 찍 소리 못하고 일해야 합니다. 한달 평균잔업이 120시간 정도입니다. 임금은 10년 근속으로 대략 연봉으로 치면 3천만원 정도 됩니다. 하루 12시간에 26일 근무, 시간외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 다합친 금액이라면 너무 심하죠. 여성은 월 30만원 이상 적게 받습니다. 똑 같은 라인에서 똑 같은 일을 해도 그래요. 간접고용 비정규직 임금은 저희들보다 휠씬 적습니다. 여성의 경우 1천5~6백, 남성도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도급업체 사장들이 꿀꺽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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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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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노동조합 탄압 중단도 요구하고 계신데요. 회사의 구체적인 노조탄압 실태가 어떻습니까?


김남/ 저희들이 10월 13일 노조설립 보고대회를 개최했는데, 10월 18일자로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조민제 지부장외 3명에 대해 출입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신청했고, 동시에 조민제 지부장외 5명에 대해 8억1천8백만원의 손해배상청구를 법원에 신청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금산경찰서에 업무방해로 고소하는 등 노동탄압은 일사천리입니다.11월 2일 조정중지가 떨어지자, 회사는 교섭에는 안중에도 없고 일주일이 지나자 11월 9일경부터 공장 곳곳에 총7대의 CCTV를 설치하기 시작했고,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일거수일투족 감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단체교섭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한국타이어는 허수아비 노무사를 앞세워 하나마나한 단체교섭으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하주영/ 해외에도 한국타이어 공장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해외 현지에도 노동조합이 있습니까?



김남/ 2007년 8월에 헝가리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노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자회사인 아사는 2007년 10월입니다. 헝가리 공장은 60%가비정규직이고, 자회사인 아사는 30%가 비정규직입니다. 헝가리공장과 자회사인 아사공장은 노조가입 원서부터 요구했습니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을 계약해지하기 위함입니다. 헝가리에서, 자회사인 아사에 서도 똑 같이 요구했습니다. 교섭불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주영/ 최근에는 회사가 노동조합 회의를 도청했다는 충격적인 소식까지 있었습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김남/12월 21일 공장장 항의면담하는 과정에서 상황일지를 발견했습니다. 상황일지는 도청을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작성할 수 없는 ‘속기록’ 형태의 문서였습니다. 발언자와 발언시간, 발언내용이 깨알같이 작성되어 있었고, 오타도 있었고, 문서작성자의 주관적 판단도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누가 봐도 한눈에 ‘윗선’ 보고용임을 알 수 있습니다. 2층 강당은 노동조합이 매일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간부회의도 하고, 조합원 교육도 하는 공간이기에 회사측 입장에서 모든 정보는 강당에서 나오고 있는 셈이죠. CCTV에 연결된 컴퓨터에 음성변환장치도 발견되었습니다. 2층에 고성능 마이크를 설치해서 1층 전산실내 음성변환장치가 내장된 컴퓨터를 거쳐 기계식 음성이 전자식 음성으로 변환되어 컴퓨터에 저장되었고, 이를 문서화시킨 것이죠.


하주영/ 회사가 그동안 계속해서 노조를 감시해왔다는 의심이 드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남/기분 더럽죠.(웃음) 우리가 동물원 원숭이도 아니고, 도청으로 감시당한다는 것은 섬뜩하고 무서웠습니다. 순간 한국타이어 유가족을 상대로 음밀히 ‘뒷조사’한 것도 생각났습니다.뒷조사뿐만 아닙니다. 한국타이어 유가족 대표인 조호영 아버님은 유족들을 만나서 함께 싸우자고 설득했거든요. 근데 그 다음날이면 생각이 바꿔져 있었어요. 한국타이어는 유가족을 상대로 뒷조사에 이어 유가족 대표의 활동까지 미행하고 조치를 취했던 것이죠. 한국타이어 유가족 뒷조사나, 유족대표 감시하는 행위나, 아사지회에 행하는 짓이 모두 똑 같아요. 감시와 통제는 인권을 침해하는 반사회적인 범죄라고 생각해요. 한국타이어 유가족과 한국타이어 자회사에서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죠. 소름이 돋고 아주 끔찍한 일입니다.


하주영/ 도청사건에 대해 회사쪽 입장은 어떻습니까? 또 노조는 어떻게 대응하고 계신지요?


김남/처음에는 묵비로 일관하다, 지금은 “도청한 바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어요. 공장장이 자기가 들어서 작성했다고 합니다. 불법도청사건 이후 공장장 별명이 ‘소머저’입니다.노동조합은 12월 21일 불법도청을 확인하고 곧바로 지부와 금속노조로 연락했습니다. 24일 한겨레신문 사회면에 비중 있게 나왔고, 오마이뉴스와 참세상, 대전일보에서 활자화되었습니다. 이날 금속노조 중앙과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에서 성명서가 발표되었습니다. 26일 지부차원에서 불법도청 규탄 결의대회를 사내에서 개최했습니다.2008년 1월 2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금속노조 주최의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진정서를 접수했습니다. 1월 3일 국가인권위에 진정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 되었고, 4일 민주노총에서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조사관이 배정되었습니다. 조사과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하주영/ 마지막으로 회사측에 하고 싶은 말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김남/ 헌법과 노동관계법에 따라 저희들은 노동조합을 설립했으니까 노조를 인정하라는 것이고, 교섭하자는 것이 저희들 요구입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요구에 대해 회사측은 너무나 비정상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1월말이면 임시국회가 개최되는데 한국타이어 유족과 함께 노동환경위원들을 만나서 한국타이어 자회사인 (주)ASA의 노동탄압과 인권탄압의 실상을 낱낱이 알려낼 계획입니다. 또한 2월 25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전에 한국타이어 유가족과 함께 국회에서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인데, 인권과 정보통신, 의료단체 등 사회시민단체를 두루 만나고 있습니다. 더불어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는 1월 31일 지부총파업을 통해 한국 타이어 본사 앞에서 성실교섭 촉구와 불법도청 책임자 처벌을 요구할 예정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사돈의 동생이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 한국타이어입니다. 사위가 부사장으로 재직해 있는 기업이 한국타이어입니다.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벌어진 집단산재사망사고, 그리고 한국타이어 자회자인 (주)ASA에서 일어나고 있는 노동탄압과 산재은폐,불법도청 문제를 한국타이어 유가족과 함께 사회적으로 환기시켜낼 것입니다.


하주영/ 오늘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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