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플러스

높고높은 가을하늘, KTX 고공농성

피플파워  / 2008년09월16일 12시38분


하주영 /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하주영입니다.
모처럼 만에 아주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성신여대 청소용역 비정규직 노동자 전원이 복직되었다고 합니다. 이분들은 구인광고를 보고 자신들의 해고 사실을 알게 되는 황당한 상황을 겪으면서 지난 8월 말부터 투쟁에 들어갔는데요, 결국 투쟁과정에서 얻게 된 성신여대 재학생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비슷한 처지의 청소용역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연대를 통해 복직이라는 성과를 얻어냈습니다. 이번 투쟁에는 성신여대 뿐 아니라 서울지역 각 대학의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함께 연대했다고 하는데, 그 안을 들어다보면 대부분이 여성 노동자들입니다.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좋은 말로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양산된 여성 노동자들의 많은 수가 비정규직이라는 불안한 노동 조건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3. 현장플러스


높고높은 가을하늘, KTX 고공농성




하주영/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설움을 얘기하자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2005년부터 시작된 KTX 승무원들의 이야긴데요, 투쟁에 나선지 벌써 천일을 앞두고 있습니다. 언론의 주목을 그렇게 받았는데,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나 하고 의아해 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끝나지 않은 KTX 여성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황 오늘 현장플러스에서 알아보겠습니다.


하주영/ 오늘 함께 얘기 나눌 분은 철도노조 KTX 승무지부 정연홍 조합원입니다.


정연홍/ (인사)




하주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박한 투쟁은 기륭에 이어 ktx승무원들의 고공농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서울역 뒤편의 40M 조명철탑에 올라간 ktx 승무원들은 사태해결까지 무기한 농성을 하겠다고 했는데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①


KTX승무원지부 노동자 5인, 40M 철탑 고공농성


정연홍/ 현재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사람은 5명입니다. ktx승무지부 오미선지부장을 비롯해 조합원, 새마을호 1명, 정규직 2명입니다. 현재 고공농성은 16일째 되고 있구요. ktx-새마을호 승무원들은 3년째 투쟁을 하면서 인권위, 법원 등 소위 국가 기관에서도 ‘직접고용 해야한다’는 입장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철도공사가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렵지만 극한 투쟁을 통해서라도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하주영/ 지난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에서도 그러했지만 현재 농성중인 ktx노동자들의 건강도 걱정되는데요, 어떤 상태입니까? ②


정연홍/ 다행히 철탑 근처에 저희들이 갈 수 있기 때문에 식사문제는 큰 걱정이 없습니다. 처음 고공농성을 시작할 때는 비가 많이 오고 바람이 불어서 무척 힘들어했습니다. 철탑이 바로 철길 옆이라 열차들이 들고 나가고 할 때의 그 진동이 굉장하다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많이 안정된 상태입니다. 낮밤의 기온차가 크다 보니 모두들 감기에 걸려 있고 생리현상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니까 여러 가지로 불편합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큰 문제없이 농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주영/ ktx승무원들의 투쟁은 현재 990일이 넘어서고 있습니다. 거슬러보면 2005년부터 시작되었는데요.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투쟁의 시작점을 확인했으면 합니다. 당시 문제의 핵심은 비정규직 문제였죠? ③


KTX승무원 투쟁 시작, 열악한 노동환경과 비정규직 문제가 핵심


정연홍/ ktx승무원들은 당시 철도홍익회라는 자회사에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있었습니다. 입사할 때는 철도공사가 1년만 비정규직이고 이후에는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했었지요. 그런데 입사하고 보니 노동조건이 정말 열악했습니다. 휴가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고 제비뽑기를 해야만 했습니다. 열차타는 시간도 멋대로였고 인원이 부족해서 연속 야간을 하기도 했습니다. 승무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시키기도 했구요. 심지어 임금도 체불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판매위주의 홍익회라는 회사는 저희를 관리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에 항의하기 시작했고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입사당시 철도공사가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지요. 우리가 비정규직으로 있는 한 억울한 일을 당해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죠. 그래서 시작한 투쟁이 지금까지 왔습니다.


하주영/ 벌써 3년이라는 시간동안 투쟁을 해오고 있는데, 그동안의 투쟁과정이 궁금합니다.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④


2007년 노사합의 불구, 철도공사의 파기로 다시 투쟁 돌입


정연홍/ 2005년 11월 철도노조에 가입하고 2006년 3월 ‘직접고용-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철도노조 총파업에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3월 6일부터는 ktx승무원들만의 파업이 진행됐습니다. 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 점거농성을 시작으로, 열린우리당, 당시 서울시장 후보들의 선거사무실, 인권위, 국회 헌정기념관 등 7차례 점거농성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우리의 요구는 사회적으로도 정당성이 인정됐고 많은 사람들이 동조했습니다. 하지만 철도공사는 5월 15일 서울지역본부를 침탈했고 우리를 전원 연행해갔습니다. 위장도급 문제로 노동청 점거도 진행했구요. 천막농성, 단식농성, 삭발등 사실 안해본게 없습니다. 2007년 1월 1일자로 새마을호 동지들이 정리해고 되면서 함께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2007년 11월 총파업이 철회되면서 우리는 우리의 요구를 대폭 양보해서 ‘직접고용하되 역무 계약직’으로 한다는 합의를 이루기도 했지만 이 역시 철도공사가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바람에 다시 투쟁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하주영/ 사측인 철도공사는 ktx비정규 노동자 투쟁에 대해 처음부터 강경한 태도를 취해 왔는데요, 노동자 투쟁이 진행되는 동안 사측의 태도나 교섭 결과는 어땠습니까?⑤


철도공사, 복직이 아닌 자회사 일자리 알선만 주장해


정연홍/ 처음에는 ktx는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책임이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2006년 말에 노동부가 불법파견 조사에 들어가고 사실상 위장도급이라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공사는 판정일정을 미루게 하면서 로비를 했고 결국 노동부는 ‘위법하지만 합법이다’라는 말도 안되는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2007년에 철도노조 차원에서 교섭을 여러 번 진행했는데 그 때도 자회사 알선이었습니다. 그리고 말씀드린 것처럼 어렵게 합의했는데 그것도 파기했구요. 이번에 고공농성에 돌입하자 '사법적 판단이 없는 한 철도공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영상 2. 고공농성 노동자 전화인터뷰 1‘39
--------------------------------------------------------------------------


하주영/지금도 계속 교섭을 진행한 것으로 들었는데요. 고공농성 이후에도 사측의 태도 변화는 없습니까? ⑥


정연홍/ 9월 9일 처음으로 교섭을 했습니다. ktx-새마을호 승무원들은 참여하지 못했구요. 노조가 교섭을 했는데 공사는 여전히 자회사 알선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좀 더 나은 노동조건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ktx-새마을호 문제는 사회적으로 너무 이슈화되었기 때문에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말을 반복해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조는 추석 대수송 기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철도공사가 책임있게 교섭에 임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오늘까지(12일) 집중교섭을 진행했습니다.




하주영/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으로 2005년 당시와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보이는데요. 지난 비정규직법 제정으로 큰 변화가 없었습니까? ⑦


비정규직법 제정이후, 새마을호 승무원까지 외주위탁체제로 전환


정연홍/ 저희는 간접고용된 하청노동자들이었습니다. 비정규법이 통과되기 전에 파업을 했기 때문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비정규법의 영향이라고 보는데요. 우리 새마을호승무원들은 직접고용된 비정규직이었습니다. 그런데 철도공사는 2006년 비정규법안이 통과된 이후 새마을 승무업무를 위탁했고 이에 저항한 새마을승무원들을 해고했습니다. 정규직으로 전환을 피하기 위해 외주를 확대한 것이죠.




하주영/ktx승무원지부 노동자들의 투쟁 역시 많은 연대활동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최근까지 어떤 연대단위와의 활동이 이어져오고 있습니까? ⑧


정연홍/ 기륭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촛불시민들과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네티즌 분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철도노조 지부장님들이 릴레이 단식이 시작되자 운수노조 분들도 릴레이 단식에 동참해 주시고 있구요. 매일 오전, 저녁 집회를 하는데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시고 계십니다. 너무 감사하죠.


하주영/ ktx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주요한 지점이 있다면 정규직 노조와의 공동투쟁을 들 수 있는데요. 앞으로 투쟁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연홍/ 사실 저희는 전망을 말하기가 두렵습니다. 3년째 투쟁을 하니까요. 이번 철탑농성에는 2명의 정규직 분들이 동참했습니다. 이 분들이 참여하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비정규직 문제’ 걸고 투쟁하는 것을 소원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철도노조 조합원입니다. 노동조합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은 없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은 다릅니다.
그래도 우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모두 함께 투쟁하는 것이 이 투쟁을 이길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철도 정규직 노동자들의 동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조금은 희망을 발견합니다.


하주영/ 투쟁 과정에도 불구하고 출연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연홍 / 감사합니다.
참새회원이라면 누구나 참세상 편집국이 생산한 모든 콘텐츠에 태그를 달 수 있습니다. 이 기사의 내용을 잘 드러내줄 수 있는 단어, 또는 내용중 중요한 단어들을 골라서 붙여주세요.
태그:
태그를 한개 입력할 때마다 엔터키를 누르면 새로운 입력창이 나옵니다.

트랙백 주소 http://www.newscham.net/news/trackback.php?board=power_news&nid=49567[클립보드복사]

민중언론 참세상의 재도약에 힘을 보태주세요

덧글 쓰기

민중언론 참세상은 현행 공직선거법 82조에 의거한 인터넷 선거실명제가 사전 검열 및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므로 반대합니다. 이에 따라 참세상은 대통령선거운동기간(2007.11.27 ~ 12.18)과 총선기간(2008.3.31 - 4.9) 중 덧글게시판을 임시 폐쇄하고 진보네트워크센터의 토론게시판의 덧글을 보여드렸습니다.
선거운동기간이 종료되었으므로 기존 참세상의 덧글게시판 운연을 재개하며, 선거운동기간 중 덧글은 '진보넷 토론게시판 덧글보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 선거실명제 폐지 공동대책위원회  ->참세상 선거법 위반 과태료 모금 웹사이트

잘 읽으셨으면 한마디 남겨주세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