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취생몽사

현대판 떡봉이에, 창씨개명 강요받은 시사투나잇

피플파워  / 2008년11월23일 19시50분

김형진/ 안녕하세요, 미디어 취생몽사 김형진입니다.


완 군/ 안녕하세요, 완군입니다.


김형진/ 오늘 취생몽사는 어떤 얘기 해볼까요? 너무 많아서 무엇을 풀어놓아야 하는 지 살짝 고민이 되네요. 어때요?


완 군/ 개편한 방송 모니터 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인터넷에선 미네르바 파동이 일구 있고, 나경원 의원은 자기가 뭐라고 여교사들 등급을 나누고, 문근영은 갑자기 좌빨이 되고, 김나영 선수는 주말에 급작스레 러시아에서 초청장을 받고. 뭐 정신 없는 한 주 였습니다.


김형진/ 그러게요, 연말이 다가오면 한해동안 잊고 지냈던 친구들 안부도 좀 묻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갖고 해야 하는데...여전히 정신없기는 마찬가집니다. 미디어 취생몽사, 본격적으로 출발해 보겄습니다.


subtitle : 현대판 떡봉이에, 창씨개명 강요받은 시사투나잇


완 군/ 미디어 취생몽사이니, 개편부터 얘기해보죠. 이번 개편에선 kbs에선 굵직한 프로그램 2개가 없어지고, 여러 개가 바뀌었습니다.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가 사라지고 <윤도현의 러브레터>가 바뀌었습니다.


김형진/ 네, 이번 가을 개편 최고의 이야기거리는 아무래도 kbs인데요.개편과 관련해서 다양한 후담들이 전해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kbs의 이번 개편을 두고 내부에서 '창씨개명'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권과 우파들이 대표적으로 맘에 들지 않아 했던 두 프로그램을 이름을 바꾼 것을 두고 하는 말인데요.



완 군/ 네, 그렇습니다. 아버지를 아버리라 부르지 못하고 횽하를 횽하라고 부르지 못하는 운명, 그것이 지금 지상파 pd들이 맞고 있는 비극적 운명입니다. 2:8가르마에 잠자리 안경 곱게 낀 이병순 사장이 그야말로 떡봉이 짓을 하고 있습니다.


김형진/ 떡봉이, 떡봉이가 뭔가요?


완 군/ 네, 이름만으로도 무시무시한 떡봉이는 전향을 거부하는 사상범을 때려죽인 자들을 일컫던 은어입니다. 깡패 출신 강력범들 가운데 선발됐으며, 사상범을 많이 전향시키면 석방해준다는 약속을 받고 사상범들에게 무차별 폭력을 휘둘렀다고 역사는 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국가의 비호 속에 감옥 안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특권을 누렸으며, 교도관들처럼 사방 열쇠까지 차고 다니며 아무 때나 사상범을 끌어내 ‘피떡’을 만들곤 했답니다. 지금, 프로그램 개편을 주도하고 있는 간부들, 정권의 눈치 보느라 정신없는 이들이 바로 현대판 떡봉이들 아니냐 이런 말입니다.


김형진/ 수년 간 저널리즘의 진전을 위해 노력해온 제작진들이 하루아침에 이념 시비에 휘말리고, 제작의 현장을 뺏기는 일이 자행되는 사회는 결코 민주화의 수준이 높은 사회라고 말 할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그 분노를 기억하지 못하는 시청자들 역시 질 좋은 방송을 요구할 권리를 스스로 내놓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피플파워 시청자 여러분들은 이번 가을 개편을 어찌 보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완 군/ 그러게, 말입니다. 형진씨는 이번 개편 어떻게 보셨습니까?


김형진/ 저는 이번 개편을 통해 빠진 혹은 들어온 연예인들을 주목해봤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윤도현의 러브레터는 이하나의 페퍼민트로 바뀌었죠. 정관용과 김구라 등이 라디오에서 배제되었습니다. 이 때도 말은 많았어요. 알다시피 진행자의 정치적인 입장이 개편에 반영되었으니까요. 결국 이번 KBS 개편이 어떻게 진행된 것인가를 진행자의 교체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윤도현이라는 인물에 대해 비호감이기는 하지만, 아닌 건 아니잖아요.


완 군/ 뭐 사실 저도 윤도현에 대해서는. 이하나가 더욱 호감이기는 하지만, KBS 가을개편은 진짜 듣보잡입니다. 여튼 맘에 안드는 KBS 개편 고궁에 내리는 가을비로 달래고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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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5. VCR 영상에세이 0'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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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 군/ 영상 잘 봤습니다. 지난 주에는 인터넷이 유독 시끄러웠는데요. 아고라에서 활약하던 미네르바가 절필을 선언했고요, 배우 문근영씨의 기부가 알려진 이후 좌익 논쟁이 났습니다. 그리고 탑과 이효리의 키스신도 화제였습니다.


김형진/ 저는 우선, 탑과 이효리의 키스신에 대해서 이야기 좀 하죠. 충격적인 퍼포먼스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빅뱅을 사랑하기도 하지만, 이효리와 탑이 키스를 한 퍼포먼스는 썩 괜찮았는데. 인터넷에서는 횰 언니가 많이 당하는 느낌이더라고요. 이걸 또 어떤 기자는 청소년들이 보는 프로그램의 선정성이 이효리의 공격으로 사라졌다는 이야기로 몰아가고는 있지만. 사실 관대한 VIP(빅뱅 팬클럽)이 속상할 수도 있겠지만, 퍼포먼스의 재미로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기는 한데. 뭐, 완군은 뭐가 재밌었나요?


subtitle : 글을 쓰지 마라! 기부도 하지 마라?



완 군/ 저는 미네르바의 절필 선언이 재밌었습니다. 아고라의 경제 대통령이라고 불리던 미네르바가 돌연 절필을 선언하면서 많은 추측을 낳고 있는데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가 뭔가에 위협을 느꼈으리라는 점입니다. 당국에서 그의 정보를 알고 있다는 발표까지 있었으니까요. 그는 어쩌다 위협적 인물이 됐을까요? 이유는 그가 맞고, 맞아 들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예측하고 있는 경제적 상황, 즉 '노란토끼 사냥론'이 진실을 폭로하는 음모론 이란데 있슴돠. 누군가는 이런 말까지 했죠 '미네르바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미네르바의 예측이 맞느냐 아니냐를 떠나서, 그건 어차피 신의 영역입니다. 미네르바가 예고하고 있는 위기가 개연성의 논리를 갖추고 있다는 점, 결국 이름 모를 불안을 미네르바가 설명해내고 있다는 점. 그건 아마도 우리의 삶이 보편적으로 어렵다는 방증입니다.


김형진/ 맞습니다. 실물경제를 잘 모르고, 주식이나 이런 부분들도 잘 모르지만. 열려있는 논쟁의 장에서 위기를 예고하는 깜빡이였던 미네르바 같은 익명의 이들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아무도 이 사회를 위해 울지 못할 겁니다. 감히. 정권이 울라고 하기 전까지는.


완 군/ 맞습니다. 미네르바 절필에서 읽어야 할 지점은 바로 그것입니다. 아무도 미네르바의 예측이 맞길 바라지 않습니다. 미네르바조차요. 결국 미네르바는 쉬쉬하는 사이 그렇게 되어가는 것 아니냐는 역설을 던졌던 건데요. 모쪼록 그의 글을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형진/ 국민 여동생에서 기부천사가 됐던 배우 문근영씨가 좌익 여동생이 됐습니다. 지만원때문인데요. 간략하게 얘기해보죠.



완 군/ 진중권 왈, 앙증맞은 상상력 지만원은 70년대 반공 어린이라던데요. 더하고 뺄 것 없이 딱 그렇습니다. 인터넷 세계가 점점 반공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정권의 의도에 부합하는 것인지 뭔지


김형진/ 저는 이런 생각했습니다. 얼마 전에 나경원 의원이 교사들을 모욕한 것을 시끄러운데요, 나경원 의원은 사이버모욕죄를 대표 발의한 의원 아닙니까? 만약, 그 법이 입법된다면 나경원 본인과 함께 지만원을 비롯해 문근영=좌익 악플러들이 우선 처벌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완 군/ 맞습니다. 인터넷에 글도 쓰지 마라, 외조부가 좌익활동을 했으면 기부도하지마라. 그런 찰나에 KBS가을 개편은 더욱 씁쓸한 겨울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김형진/ 네 정말 전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이제 국민의 삶을 더욱 춥게 만들텐데요. 미디어 만큼이라도 말도 안되는 황당한 얘기들 안들었으면 하는 늦가을입니다. 감기조심하시고요. 미디어 취생몽사 여기까지입니다. 저희는 다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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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부산
2008.12.01 2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