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제 그리고 오늘

1963년 12월 7일, 박정희 전 대통령 서독 방문/토끼몰이식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

피플파워  / 2008년12월05일 11시16분

하주영 /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하주영입니다.
청년실업의 심각성이 경제위기와 함께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통계수치가 무색할 정도로 우리 주변에는 청년 구직자들의 고통이 일상화되고 있는데요, 정부에서는 장담하던 일자리 창출의 성과도 없이 구직자의 눈높이만 낮추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상황은 눈높이 낮추는 것으로 해결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일텐데요, 노동 현장에서는 임금삭감과 비정규직 자리만 늘고 있고 임금체불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더욱 불안해지고 있는 고용문제의 핵심에는 비정규직 문제가 있습니다. 오늘 현장플러스에서는 비정규직 현재 상황과 비정규직 권리선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피플파워 첫 순서 세상, 어제 그리고 오늘부터 시작합니다.


#3. 세상, 어제 그리고 오늘
1963년 12월 7일, 박정희 전 대통령 서독 방문


하주영 / '세상, 어제 그리고 오늘' 시간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 쿠데타로 집권하고 2년이 지난 1963년 12월 7일 당시 서독을 방문합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일 방문 시 비행기를 독일에서 직접 빌려주어 방독하였다고 합니다. 한국 대통령으로 최초로 유럽을 방문한 것이라며, 당시 화제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준비한 영상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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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1. 어제_S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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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민중언론 참세상 정문교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정문교/ 안녕하세요.


하주영/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일 방문이 한국 대통령의 첫 번째 유럽방문 이라는 점 말고도 화제가 된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문교/ 당시 독일에는 간호사와 광부들이 파견되어 있었는데요. 외화가 절 대적으로 부족했던 당시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독일로 노동자를 수출했던 것이죠. 박정희 전대통령이 방독 당시 이들 300여명을 루르지방의 함보른 탄광회사 강당에서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연설 도중우는 바람에 눈물바다가 되었다고 화제가 되었습니다. 또한 이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아우토반'을 보고 경부고속도로를 계획하게 되었다는 일화로 다시 한 번 화제가 되었죠


하주영/ 그렇다면 당시 독일에서 파견돼 일하고 있던 노동자의 처지는 어떠했습니까?


정문교/ 광부들의 경우 지하 1천 미터에서 30도의 지열이 나오는 곳에서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작업도구만 30킬로그램이 넘었습니다. 이들이 귀국할 때 모두 골절상을 한 번씩은 겪었다고 합니다. 열악한 조건은 간호사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처음 독일에 파견됐을 때 시체를 닦는 일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또한 독일노동자들의 70%정도의 임금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인구2천4백만 명에 실업자가 2백 5십만 명이었을 정도로 경제사정은 좋지 않았습니다. 높은 실업률 때문에 독일파견 공모에 사람들이 몰려든 것은 너무나 당연했습니다. 모집시험에 합격된 명단이 각종 신문에 실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당시 광부로 파견된 노동자들 중 대졸자가 20%였다는 수치만 보더라도 그 인기를 알 수 있습니다.


하주영/ 참 열악한 조건에서 일했군요. 열악한 조건에도 이들을 국책사업으로 파견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해외파견 노동자의 달러로 이뤄진 국책사업


정문교/ 미국정부의 원조에 의지하던 당시 경제상황에서 미국정부의 지원은 경제적으로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정부는 쿠테타로 집권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았는데요. 박정희 정권을 인정할 경우 인접국가에 쿠데타가 연쇄적으로 일어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정권의 정당성이 취약했던 박정희 정권에게 경제발전은 정권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정치적으로 중요한 미국에게 인정을 받지 못한 박정희정권은 궁지에 몰리게 됩니다. 그래서 해외인력 파견을 통한 외화확보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당시 독일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연간 송금한 금액이 연간 5천만 달러로 GNP의 2%에 달했습니다. 또한 63년 방독 당시 서독정부는 노동자 파견의 답례로 3천만 달러의 상업차관을 내주기도 했습니다.


하주영/ 해외인력 파견이 독일에만 국한되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다른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정문교/이와 유사하게 방독 1년 후인 1964년 미국정부는 베트남전쟁이 별다른 성과 없이 확대 국면에 접어들자 한국정부에 전투병 파병을 요청했고, 베트남에 대규모 파병이 이뤄지게 됩니다. 미국과 관계를 회복해야 했던 박정희 정권이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미국정부는 한국인 병사의 월급을 유엔 급여기준으로 달러로 지급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미국에게 받은 금액을 파병군인에게 지급하지 않았고, 한국 돈으로 그보다 훨씬 적은 한국군인 월급기준으로 지급합니다. 당연히 차액은 국가가 소유했습니다. 그리고 파병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정권을 인정받는 정치적 성과를 달성하기도 합니다.


하주영/ 피를 흘려 달러를 벌었다는 말이 과장된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정부에 의해 제대로 보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을 수 없어 씁쓸하기만 합니다. 언제나 힘없는 민중들의 삶은 어렵기만 한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을 한 번 돌아볼까요. 오늘은 어떤 소식을 준비하셨습니까?


토끼몰이식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


정문교/ 1960년대 해외인력 파견을 통해 외화벌이를 했다면, 현재 한국에는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한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면서 상황이 바뀐 것이죠. 하지만 과거를 잊었는지 이주노동자의 처우는 열악하기만 합니다. 지난 11월 12일 마석가구공단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대규모 단속이 있었습니다.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최대의 이주노동자 단속이었는데요. 마석가구공단 입구를 버스로 막아놓고, 토끼몰이식 단속을 해 백여 명의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단속했습니다. 단속 당시 마석가구공단에 이주노동자가 6백여 명이었다고 하는데요. 1/6의 이주노동자가 단속으로 인해 강제출국 당해 현재 마석가구공단의 많은 공장이 멈춰있기도 합니다.


하주영/ 당시 단속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정문교/ 이 과정에서 많은 부상자들이 속출하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 아홉 명의 이주노동자가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이주노동자는 양 다리가 부서져 간병인이 있어야만 이동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무리한 단속 때문에 일어나는 일인데요. 하지만 이주노동자가 법무부의 단속으로 부상당하는 일은 이번뿐이 아니라 계속 있어왔던 일입니다. 다른 점이라면 법무부 주도로 이뤄지던 단속이 검찰, 경찰, 법무부의 합동집중단속으로 대대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하주영/ 이주노동자의 기본적인 인권조차 지켜지지 않는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을 규탄하는 집회 영상을 보고 다시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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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오늘_이주노동자대회 (2‘29“) S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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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지난 11월 이주노동자의 단속이 대대적으로 이뤄진 직접적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주노동자 축소지침, 토끼몰이식 단속 불러


정문교/ 지난 9월 25일 법무부는 22만여 명인 이주노동자를 연말까지 20만 명 수준으로 줄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 중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비율이 현재 19.3%인데, 2012년까지 이 비율을 10% 수준으로 감소시키겠다는 발표와 함께 10월에서 12월까지 정부합동단속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발표가 있은 후 처음으로 마석지역에 집중단속이 이뤄진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 초 불법체류자들이 활개치고 다니게 하지 말라고 법무부에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주영/ 이주노동자에 대한 탄압에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책이 변화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떠합니까?


정문교/ 네. 지난 9월 25일 노동부와 법무부가 공동으로 외국인력 정책 개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중소제조업체가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며 발표한 개선책인데요. 한국어 시험을 더해 기능테스트를 추가한다는 내용과 함께, 관행적으로 사업주가 부담하던 기숙사비와 식대를 이주노동자가 부담하는 것을 근로계약서에 작성하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최저임금제를 10% 감액 적용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주영/ 저임금에 시달리는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더욱 악화시키는 내용인데요. 요즈음 경기가 악화되면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반감을 더욱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정문교/ 그렇습니다. 경제가 악화되면서 이주노동자가 한국인의 일자리를 뺏고 있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영상으로 보신 지난 30일 이주노동자 대회장 옆에 이주노동자를 집중단속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던 시민도 있었습니다. 이런 인식을 이주노동자의 인권확보를 위해 정부가 나서서 개선해야 하지만, 지난 11월 집중단속과 함께 법무부는 오히려 이주노동자의 부정적인 인식을 확대하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는데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로 인해 지역이 슬럼화되고 범죄의 위험이 제기되 집중단속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석가구공단에 거주하고 있던 한국인들의 증언은 달랐습니다. 한 주민은 불법이라는 딱지가 있어 이들은 한국인보다 더욱 조심스럽게 행동한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법무부 단속에 걸릴 것이 두려워 외부 출입조차 자제한다는 말이었는데요. 이런 이야기는 이주노동자가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마석가구공단 주민들에게 쉽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 이주노동자단체 활동가는 단속을 하는 법무부 직원에게 폭력적으로 단속하는 게 이주노동자에게 위협을 주어 한국을 떠나려 하는 게 아니냐고 따지자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다고도 했습니다.


하주영/ 사회의 약자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습니다. 조금 전 영상에서 한 사회의 인권을 보려면 감옥에 있는 재소자와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보라는 말이 떠오르는데요. 한국사회의 인권문제 이주노동자의 현실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말씀 감사합니다.


정문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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