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취생몽사

RTV의 멱살잡은 방송통신위원회 外

피플파워  / 2008년12월22일 16시32분

RTV의 멱살잡은 방송통신위원회


김형진/ 안녕하십니까.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2부 미디어취생몽사 김형진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취생몽사도 오늘이 마지막 시간입니다. 변함없이 완군 나오셨습니다.


완 군/ 네, 완군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군요. 만나자마자 작별이라더니 많이 아쉽습니다.


김형진/ 넵, 그렇습니다. 많이 하진 않았지만, 전 취생몽사를 통해서 강박적으로 뉴스도 더 많이 보게 되고 유익하고 재미난 시간이었습니다. 완군은 어땠나요?


완 군/ 뭐, 저도 좋았습니다. 보통 이렇게 종방을 예고하며, 방송사 고위직들에게 다음 프로그램도 청탁하고 해야 하는데, 이번엔 그럴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움이랄까.


김형진/ 그런가요? 그 얘기 자세하게 좀 해보죠. 영상 보고 시작하겠습니다.


VCR1. 기자회견 영상(1‘50)

완 군/ 네, 영상 잘봤습니다. 지난 10일, 방통위 앞에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였습니다.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손팻말에는 ‘시청자참여프로그램 말살하는 방통위원회를 규탄한다’, ‘사회적 약자 방송참여 막는 ‘PP 공모제’를 철회하라’ 등이 쓰여 있는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최근 방통위가 2009년부터 방송법에 의거한 스카이라이프의 시청자 참여 전문채널 운영 방식을 위탁제에서 공모제로 전환하고 위탁운영 사업자인 시민방송 RTV의 제작지원비를 삭감하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방통위는 시청자들의 의견수렴 없이 결정해 사업자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데요. 그 결과 한해 예산 약 25억원 가운데 방송발전기금 15억원과 공익채널 선정에 따른 케이블방송사업자(SO) 수신료 5억원 등 대략 20억원 정도가 사라지게 됐습니다. 한 마디로 RTV 따위 필요없다. 살려두지 않겠다 뭐 이런 얘기인거죠.


시민방송 RTV는 최초의 퍼플릭액세스 전문 방송국


김형진/ 네, 그렇습니다. 시민방송 RTV는 최초의 퍼플릭액세스 전문 방송국으로 2002년 9월 개국한 이래 하루 20시간씩 한해 평균 1400여 편에 가까운 프로그램을 만들어왔습니다. 퍼블릭 액세스의 가장 큰 매력은 현실적으로 그것이 아직은 완전히 보장되지 않고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시민 스스로 자신의 표현의 자유를 갖는 다는 점일 겁니다. 주류 언론에 의해 배제되고 혹은 표현되더라도 제대로 대변되지 못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표현한다는 의미인데요. RTV가 바로 이러한 시민적 표현의 자유와 권리를 위한 장치임은 두말할 나위 없을 겁니다.


완 군/ 물론입니다. 그간 RTV의 성과와 한계에 대한 평가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개탄을 지나 통탄할 상황입니다. 문제를 이렇게 만든 주범은 바로 방송통신위원회라고 할 텐데요. 그야말로, 무지막지 적반하장이라고 할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방송을 바라보는 방통위의 인식, 낡고 권위적


김형진/ 방통위의 문제가 이것만은 아니지만, 이번의 경우에는 특히나 한심한데요. 애초 방송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로 바뀌면서 업무 파악하기 전까지 기금 집행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 채택료로 지급되었던 방송발전기금이 8개월간 나오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다. 이때 이미 현 방통위가 방송에 대한 시청자 참여를 어떤 부차적인 문제, 즉 핫바지로 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방송을 바라보는 방통위의 인식 자체가 낡고 권위적이란 비판이었죠. 이후 RTV를 공익채널 선정에서 배제하고 끝끝내 기금 지원 전면 중단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면.... 이미, 사회 각 분야가 일정한 속도로 과거로 후퇴하고 있는데 이에 발맞춰 미디어 정책도 어디까지 후퇴할지...답답할 뿐입니다.


완 군/ 방통위의 RTV에 대한 기금지원 전면 중단으로 RTV는 현재 정상적인 방송국 운영조차 불투명한 상황이고, RTV가 공익채널 선정에서 탈락되면서 앞으로 지역 케이블 채널을 통해 RTV를 보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엊그제 RTV는 이런 위기상황을 돌파하고자 최소 경비로 방송사를 운영하기 위해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김 부이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20명 전직원의 고용 및 연봉계약을 이달 말로 해지하고 전원 무급으로 일한다는 보도가 있기도 했는데요. 저 역시 답답할 뿐입니다. 잠깐, 영상에세이 보고 더 얘기 나누시죠. 오늘 영상은 이제는 미디어에서 관심이 사라지는 코스콤 농성장을 담았습니다.


VCR2. SOV(1‘10“)

한나라당, “닥치고 내말들어?” 7개 미디어 악법 추진


김형진/ 영상 잘 봤습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더 짠하군요. 얘기를 좀 더 확대해보죠. RTV에 대한 지원 중단도 결국은 큰 안목에서 보자면 이명박 정부의 언론 정책의 일부 아니겠습니까. 이번 문방위에는 이른바 7대 언론 악법이 올라와있는 상황입니다.


완 군/ 언론 7대 악법은 방송법, 신문법,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언론 관련 모든 법령을 한나라당 코드로 바꾸겠다는 무식해도 이렇게 함부로 할 수 있나 싶은 발상들의 총합입니다.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오는 그런 상황입니다.


김형진/ 가치적인 것으로 정리하면 한나라당이 밝힌 7개의 미디어 관련 법안의 내용은 미디어의 정치적 독립성과 공공성/공익성은 위태로운 정도가 아니라 아예 실종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론의 다양성의 상실. 주류미디어를 중심으로 드러나는 문제점은 결국 rtv와 같은 대안적 미디어 혹은 공동체미디어는 물론, 1인미디어 등 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여론의 다양성을 축소시킬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가지고 올 것이 뻔합니다. 더욱이 미디어의 장, 공론의 장을 신문시장의 왜곡으로 여론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는 조중동과 거대재벌에게 소유하도록 할 수 있는 근거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위태롭습니다.


완 군/ 그렇지요. 현재 신문법은 신문사가 방송사를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요. 신문방송겸업금지. 또한 방송법은 거대재벌의 방송소유를 금지하고 있지요. 그럼 왜?


김형진/ 여론의 독점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등을 위한 방어막이죠. 다시 말해 여론의 다양성과 어론의 자유, 독립 등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미디어법 개악, 거대 재벌과 자본의 언론 소유 완화해


완 군/ 네. 그런데 한나라당이 발표한 법안에는 조-중-은 물론 삼성, SK, 현대차, LG 같은 거대재벌도 KBS, MBC, SBS 같은 지상파 방송의 소유지분을 20%까지 갖도록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 뿐 아니라, YTN과 같은 보도전문 채널과 종합편성채널 역시도 같은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현행 방송법상 방송사의 1인소유 지분한도는 30%. 그런데 지상파방송을 포함해 49%로 수정하겠다는 것인데요. 외국자본의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의 주식지분을 소유하게 하도록 한 것도 마찬가지죠. 금지사항이었던 것의 규제를 풀고 주식지분의 20%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니까요.


김형진/ 인터넷 역시 폭탄을 맞았습니다. 사이버모욕죄죠. 인터넷 실명제의 전면 확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네티즌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협박하는 꼴이죠. 조용해라. 시끄럽다. 더욱이 이러한 문제가 정치적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다양한 사회적 의제와 토론을 가로막는다는 점에 이들의 의도가 빤히 보입니다.


완 군/ 이렇게 풀어 놓고 이야기해보니 꽤나 갑갑하네요. 우리가 지금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저 7개의 악법 안에서 가능할 수 있을까요?


김형진/ 그러게요. 더욱이 완군은 좌익 여동생, 문근영으로 헛방 날린 지만원씨한테 고발당한 상황이라면서요. 어디 무서워서 말을 하고, 글을 쓰고 하겠습니까? 결국 이런 걸 노리고 있는 거죠.


완 군/ 2008년 미디어계는 다사다난하다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이후를 돌이켜보면 어느 때보다 미디어 관련 현안들이 이슈가 되었습니다. 광우병과 PD수첩, 그리고 낙하산 인사의 YTN, KBS 비상식적인 사장 취임과 공권력 투입, 프로그램의 폐지 등. 인터넷 쪽도 된서리를 맞았죠.


김형진/ 아직도 현재 진행중인 사안들이지요. 이런 가운데 미디어 관련 주무부처는 대통령의 멘토 최시중위원장이 건재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공공성은 뭥미? 하며 미디어 관련 법안을 개정하고 있고.


완 군/ 우리는 공공성을 지켜야한다고 이야기할 뿐이고, RTV가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말할 뿐이고,


김형진/ 말할 뿐만이 아니라, 구두를 던지는 건 어때요? 부시에게 신발을 던진 아랍계 민영방송인 알바그다디야의 문타다르 알자이디처럼 말이에요.


완 군/ 그래요. 구두를 던지죠. 미디어 취생몽사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화려하지도 기념하지도 못하게 문을 닫지만, 구역질나는 세상 구두를 던져버립시다. 등을 돌립시다.


김형진/ 표현할 자유와 이야기할 권리, 미디어의 독립과 공공성.


완 군/ 이모든 상식이 양호한 사회를 향해 저희는 또 어딘가에서 곱씹고 지껄일 것입니다. 그 동안 시청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하주영/ 피플파워가 지나온 지난 4년의 시간은 이 땅 민중들의 삶과 함께였습니다. 차별로 서러워하고 가난으로 좌절하며 끝내는 목숨까지 내놔야했던 민초들의 삶은 역사를 거듭하며 그저 반복되는 것이 아닐까, 가슴시리게 되물은 기억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지켜내는 민중의 강인한 힘이 항상 그 역사의 마지막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피플파워가 전하고자 했던 민중의 시사는 바로 억압에 맞선 민중의 강인함이었습니다.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4년간의 여정을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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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으셨으면 한마디 남겨주세요. 네?

아.. 너무 마음 아프네요. 피플파워를 다시 만나는 그날을 기다리며..
소로로
2009.04.14 0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