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기다리다 보면 사람들한테 잊혀지거든요. 친구들도 더 이상 연락이 안 오고. 연대는 꾸준히 이어져요. 그런데 이 공간(농성장)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냥 조용해요. 그 텅 빈 곳을 저는 매일 보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허전하고 마음이 외롭죠.”
굴뚝신문에 실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 박정혜 씨의 이야기
"저 위, 사람 사람 사람"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 박정혜씨가 불탄 구미 공장 옥상에서 500일을 맞았다. 고진수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는 호텔 앞 차도 위 철제 구조물에서 98일을, 김형수 조선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는 한화오션 앞 CCTV 철탑에서 68일을 보냈다.
이들 고공농성 노동자에 연대하는 '굴뚝신문'이 21일, 10년 만에 다시 세상에 나온다.
굴뚝신문 4호, 1면
이번 굴뚝신문 4호에는 "하늘 감옥에 갇힌" 노동자들의 절실한 이야기와 비정규직, 특수고용, 플랫폼 등 노동법과 사회적 안전망 밖으로 내몰린 노동자들의 현실이 담겨 있다.
민중언론 참세상을 비롯해 14개 언론사의 현직 기자들과 사진작가, 편집디자이너, 작가, 연구자, 노동운동 활동가들이 함께 만들었고, 개인·사회단체·노동조합·종교단체 등 200여 명의 발행인들이 2만 원 이상 기금을 보태 10만 부를 제작할 수 있었다.
굴뚝신문은 2014년 12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굴뚝에 올랐을 때, 언론사 기자들과 노동운동 활동가들이 함께 모여 처음 만들어졌다. 2015년 1월에 1호 발행을 시작으로 같은 해 2월에 2호를 연이어 발행했고, 스타케미칼 해고노동자 굴뚝농성 400일을 맞아 그해 7월에 3호를 냈다.
2016년에는 투쟁하는 비정규노동자들의 쉼터 '꿀잠'을 만들기 위해 특별잡지를 발행했고, 2020년 11월에는 전태일 열사 분신 50년을 맞아 '전태일50' 신문을 발행하기도 했다.
인쇄된 신문은 고공에 올라 있는 노동자들에게 가정 먼저 전달된 후 시민들에게도 배포·판매된다. 신문에 담긴 기사들은 제작에 참여한 언론사에도 함께 게재된다. 신문은 1부당 1,000원에 판매되며, 수익금은 고공농성장과 투쟁사업장 노조에 전달할 계획이다.
신문 구매를 원하는 이들은 비정규노동자들의 쉼터 ‘꿀잠’(02-856-0611)으로 연락하거나 웹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2025 굴뚝신문 발행정보
▶ 발행인 김중배(언론인) 문정현(신부)
▶ 취재 김민재(CBS) 김예리(미디어오늘) 류민(참세상) 서대웅(이데일리) 신다은(한겨레21) 양종곤(서울경제) 유승혁(서울신문) 유지영(오마이뉴스) 이지민(세계일보) 이효상(주간경향) 임아영(경향신문) 전종휘(한겨레) 정소희(매일노동뉴스) 최나실(한국일보)
▶ 사진 노순택 윤성희 정택용
▶ 편집디자인 이원우
▶ 편집책임 김익명
▶ 그래픽 박은선(리슨투더시티)
▶ 기획 김소연(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 김수억(비정규직이제그만) 박점규(직장갑질119) 송경동(길동무) 이광호(도서출판 레디앙)
▶ 교열 강인수(전국대리운전노조) 명숙(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이사라(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 후원 농협 352-0294-8494-13 문정현
▶ 신문 1부 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