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는 정말 1조 달러 기업인가

지난 수요일 <워싱턴포스트>기록적 기업공개(IPO)를 앞둔 머스크의 스페이스X, 막대한 손실 공개라는 제목의 짧은 기사를 실었다. 기사 첫 문장은 독자들에게 이렇게 전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로켓 기업 스페이스X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며, 2023년 초 이후 13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수요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공개된 재무 자료가 밝혔다.”

기사 후반부에서는 스페이스X IPO를 기준으로 추산한 기업가치가 1조 달러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어쩌면 구식 사고일지 모르지만, 내가 경제학을 배울 때만 해도 주가는 기업 이익과 관련돼 있어야 했다. 130억 달러 적자를 내는 기업이 통상 수조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머스크의 또 다른 대기업 테슬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테슬라는 약 1조 6,0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40억 달러 이익의 거의 400배에 해당한다. 아마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미래 수익 증가에 베팅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중국 경쟁업체들에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빼앗기는 상황을 보면 그 전망이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테슬라가 벌어들이는 이익 가운데 거의 80퍼센트는 도널드 트럼프가 친환경 사기(green scam)”라고 부르는 탄소배출권에서 나온다. 트럼프가 원하는 대로 된다면 테슬라의 수익원은, 현재 주가 수준의 400분의 1에 불과하다 해도 오래 지속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익 성장 전망 역시 나빠지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하지만 머스크는 스페이스X IPO 등록신고서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았다. 워싱턴포스트 기사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등록신고서에서 스페이스X는 자사가 공략 가능한 전체 시장, 즉 사업 야망의 최대 한계를 285,000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과 거의 맞먹는 규모다.”

스페이스X 신고서에 따르면 이 가운데 2조 달러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회는 AI 서비스에서 나온다.”

이는 머스크가 자신의 AI 사업을 통해 현재 미국 국내총생산(GDP)90퍼센트에 해당하는 연간 27조 달러 규모 시장에서 상당한 몫을 차지할 수 있다고 베팅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런 전망이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한 것인지 전혀 밝히지 않았다. 10년 후인지, 20년 후인지, 30년 후인지, 아니면 그 불특정 기간 동안의 누적 총액인지조차 알 수 없다. 하지만 뭐 어떤가. 우리는 지금 겨우 1조 달러짜리 기업가치를 이야기하고 있을 뿐인데, 굳이 전망치를 세세하게 따질 필요가 있겠는가.

미래 AI 매출에 대한 거창한 자랑과 관련해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머스크와 그의 실리콘밸리 친구들은 현재 그다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듯하다. 중국 AI 기업들은 세계 시장 판매에서 이들을 앞서고 있으며, 심지어 실리콘밸리 안에서도 점점 점유율을 넓혀가는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에어비앤비조차 미국산 대신 중국산 AI를 선택하고 있다. 미국 제품 가격은 중국 업체들이 받는 가격보다 5배에서 10배나 비싸다. 이는 4만 달러짜리 자동차 대신 4,000달러짜리 자동차를 살 수 있는 상황과 비슷하다. 소비자들이 4만 달러짜리 차를 선택하게 만들려면 매우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시장, 즉 주식시장이 아니라 AI 구매 시장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그런 이야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어쨌든 스페이스X 기업가치는 결국 일론 머스크가 머지않은 미래에 회사를 엄청난 수익 기업으로 바꿀 것이라는 신뢰 투표에 불과해 보인다. 최소한 다른 투자자들이 그렇게 믿을 것이라는 데 거는 베팅처럼 보인다.

나는 머스크의 사업 경력을 자세히 따라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록(Grok)은 머스크가 2015년 테슬라가 2년 안에 완전 자율주행차를 내놓을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알려줬다. 나는 오히려 머스크가 정치와 정부 재정에 대해 했던 말들에 더 주목했다. 특히 그가 정부효율부(DOGE)를 운영하던 시기 말이다. 그리고 여기서 나는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다. 머스크는 단지 약간 틀린 수준이 아니었다. 그가 했던 말들은 완전히 터무니없는 소리였다.

머스크는 연방정부 예산에 최소 2조 달러 규모의 낭비가 있다고 반복해서 주장했다. 이는 전체 예산의 4분의 1이 넘는 금액이다. 하지만 7조 달러 규모 예산 가운데 거의 4분의 3은 사회보장(Social Security), 메디케어(Medicare), 군사비, 그리고 국채 이자 지급에 사용된다. 머스크의 상사였던 트럼프는 이런 항목은 손대지 않겠다고 말해왔다. 그런 상황에서 2조 달러 낭비가 존재한다고 주장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이런 숫자들은 머스크를 멈추게 하지 못했다. 그는 모든 미국 성인에게 5,000달러 규모의 DOGE 배당 수표를 지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모든 성인에게 지급하면 총액은 13,000억 달러에 이른다. , 그리고 그는 DOGE17,000억 달러 적자를 없애며 재정 균형까지 달성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머스크는 또 다른 황당한 주장들도 내놓았다. 그는 이미 죽은 사람 2,000만 명이 사회보장 연금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회보장 제도의 절차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 발언으로 보인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제도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그의 오류를 설명해줬음에도 그는 한 번도 자신의 발언을 바로잡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다시 스페이스X IPO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수십억 달러 적자를 내는 회사다. 그리고 이 회사는 자신이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반복해서 하고, 세상에 대해 완전히 터무니없는 말을 쏟아내는 사람이 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내 눈에는 그런 회사가 1조 달러짜리 기업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비즈니스에 대해 뭘 알겠는가.

[출처] Wall Street Says That a Company That Loses Billions is Worth Trillions – CEPR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딘 베이커(Dean Baker)는 1999년에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를 공동 설립했다. 주택 및 거시경제, 지적 재산권, 사회보장, 메디케어, 유럽 노동 시장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세계화와 현대 경제의 규칙은 어떻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가'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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