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하자. 같이 싸우자. 함께 노동하자!-이주노동자 투쟁

이 기사는 노동자의 힘 전주희 씨가 노동자의 힘 6호에 실린 기사를 더욱 보완하여 참세상 뉴스에 보내 주셨습니다. 이 기사를 통해 노동비자와 고용허가제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만화-copyleft 전북평화인권연대 최인화]

'불법체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요즘 외국인 불법체류자(미등록 이주노동자)들 사이에서는 희한한 소문이 돌고 있다. '정부에 신고를 하면 1년동안 쫓기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비자를 준다'는 것이다. 소문은 미등록 노동자들 사이에서 삽시간에 퍼졌다. 미등록 노동자들은 이 '비자'를 받기 위해 새벽 1~2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가 하면, 아예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가기도 한다. 이 '비자'를 발급해준다는 장소 근방은 이주노동자들로 북적거려 진풍경을 만들고 있다. '불법체류'라는 딱지 때문에 길거리에 나가는 것조차 꺼려했던 이들을 몰려드게 만든 소문의 실체는 바로 올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불법체류방지 종합대책'이다.

*문래동의 자진신고 접수처
천국행 티켓인가? 추방 대기표인가?
정부는 3월12일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의 자진 출국을 유도하기 위하여 자진신고자에 대해서는 범칙금(최고 1천만원) 및 입국규제를 면제함은 물론 최장 1년 범위 내에서 출국준비기간을 부여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불법체류방지 종합대책'을 확정하였다.

2002년 3월25일부터 5월25일까지 '불법체류외국인 자진신고기간'을 운영하되, 신고기간 내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해서는 강력한 단속을 실시'하겠다는게 정부의 방침이다. 4월29일 현재까지 자진신고서를 쓴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5만803명이다. 이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26만 5천명의 19%에 달한다. 하루평균 4천여명의 노동자들이 자진신고서를 쓰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자진신고자가 급증하는 것에 고무되어 전체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70%인 18만명이 신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주노동자 자진신고(등록) 접수 추이*


계3.25~3.31
(7일)
4.1~4.7
(7일)
4.8~4.14
(7일)
4.15~4.20
(6일)
4.21~4.29
(9일)
누 계169명

829명

3360명

15,766명

50,803명


일평균

24명

94명

361명

2,067명

4,266명


[관련 동영상]굴레를 깨자
이러한 현상에 대해 평등노조 이주노동자지부 이윤주 지부장은 "초기에 단식투쟁 등으로 완강하게 반대했던 조선족 교회가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많은 이주노동자 상담소들이 대대적으로 입장을 정리, 사실상 자진신고제를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다수 이주노동자들이 자진신고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채 '1년동안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기회'로 알고 자진신고서를 앞다투어 쓰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자진신고제가 조직적인 추방정책일 뿐이라는 데 있다. "대다수 노동상담소들이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을 아래로부터 조직해 맞서 싸우기보다는 '등록하고 1년후에 도망가면 되지 않느냐'며 오히려 자진신고를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상황"이라며 이 지부장은 이주노동자들의 대중적 조직화가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실제 문래동의 자진신고 접수처에서 만난 방글라데시 노동자는 "교회에서 가라고 했어요. 목사님들이 많이 도와줘요"라고 했다. 그는 은혜로운 교회 상담소가 내미는 '천국행 티켓'으로 알고 있었다. 더욱 기가막히는 것은 문래동 접수처에서 '중국 동포의 집' 소속 이주노동자들이 직접 다른 이주노동자들의 자진신고서를 접수를 도와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봉사는 결코 완전하게 동의된 것이 아니였다. "몰라요. 아무도 몰라요. 그냥 쓰는 거예요. 해야 한다니까. 여기서 나갈 사람도 있고, 안나갈 사람들도 있어요." 자원봉사를 나온 중국 노동자는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아직 난 안썼어요"라고 덧붙인다.

최후의 마지막 순간까지 빨아먹는 브로커들
자진신고를 하기위해서는 4장의 신고서와 내년 3월31일내에 출국한다는 '증거'로 비행기표나 배표를 사서 증명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서류작성에 서툴다. 이 틈을 비집고 중간브로커들이 판을 치고 있다. 신고서를 대신 작성해주는데 4만원, 사진 한 장에 7~8천원, 8만원 하는 중국행 배표가 15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아예 비행기표를 4~5만원에 '빌려주는' 여행사들도 있다. 한국에 올 때도 중간브로커들에게 6백~2천만원에 달하는 엄청난 수수료를 내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정부와 자본, 그리고 검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중간 브로커들에게 몇 곱절의 착취와 수탈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자진신고로 '털고' 고용허가제로 '유연하게'
노동부는 '2002년 업무추진 계획'에서 산업연수생제도와 병행해 올6월까지 고용허가제를 법제화하겠다고 못을 박았다. 정부의 제도 도입의도는 "불법체류자를 합법화하고, 인권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신자유주의하 자본의 안정적인 이윤추구를 이주노동자의 직접적인 인력관리와 운용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정부와 자본의 직접적인 이해에 있다.

고용허가제는 말 그대로 자본가가 외국인 노동인력을 고용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지 이주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제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정부안에는 핵심적으로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없고, 1년마다 계약을 갱신해 주는 칼자루를 자본가가 쥐고 있고, 해고나 고용기간 연장을 이유로 쟁의가 금지되어 있으며, '해고당한 자는 14일 이내에 출국'해야 한다. 즉 자본측에게 '고용의 탄력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노동의 유연화'를 통한 통제와 착취의 합법적 수단을 제공하는 데 불과하다. 이윤주 지부장은 "껍데기뿐인 합법성은 필요없다. 노동3권이 인정되지 않는 고용허가제는 절대 반대한다. 더욱이 고용허가제 도입과정은 우리가 우려하는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자진신고를 통해 기존의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추방하고 새로운 노동인력으로 대체하겠다는 의도가 그것이다"며 고용허가제와 그 전단계인 자진신고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했다.

외노협, 이주노동자 운동의 개척자에서 또 다른 차별의 이름으로
사실 고용허가제는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등에서 이전부터
*문래동 불법체류 자진신고 접수처에서 이주 노동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시행되고 있다. 자본의 이동과 팽창에 따른 노동의 유입과 초과 착취의 필요로 자본측이 적극적으로 관철한 제도인 고용허가제가 뒤늦게 우리나라 이주노동자 운동진영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이주노동자 운동 초기부터 이주노동자의 법·제도개선을 추진해온 '외국인 노동자 대책 협의회' 상임공동대표 김해성 목사는 고용허가제를 "외노협의 법·제도개선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한다. 이에대해 이주지부 이윤주 지부장은 "반 노동자적인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외노협이 성과에 집착한 욕심"이라 반박하고 있다.

이주노동자 꼬빌씨는 "마석 샬롬의 집, 이정호 신부가 이주지부활동을 하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상담소 출입을 못하게하고 거리에서 마주칠라치면 '너 잡혀가면 내가 신고한줄알아.꼴보기 싫어. 꺼져'라는 협박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4월7일 집회때도 '너 가지마,잡혀가고싶냐?'는 등의 협박으로 실제 일부 이주노동자들이 겁에질려 집회에 참석하지못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외노협 상임공동대표 김해성 목사는 외노협의 이주노동자 정책에 대해
*김해성목사
이렇게 설명했다. "외노협은 현대판 노예제도인 산업연수생제도를 철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고용허가제를 도입하자는 거죠. 그래야 불법체류 이주노동자가 양성화되고 합법화될 수 있습니다. 자진신고문제도 그렇습니다. 불법체류자로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살기보다는 합법적으로 체류연장하는데 낫다는 거죠. 자진신고서를 쓴다고 해도 90%이상은 나가지 않을 겁니다. 외노협의 공식입장은 자진신고에 대해 찬성하지는 않지만 신고하길 원하는 이주노동자들은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노협 소속 상담소들은 그보다 더 적극적이다. 출입국 관리소 직원을 불러다 설명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직접 자진신고서에 자원활동을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목사는 "신고하려는 이주노동자를 돕는 것이지 정부의 정책을 돕는 것은 아니다."라며 "불법체류자 종합방지대책만 보면 반대하지만 고용허가제와 연결해서 판단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자진신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
새로운 투쟁, 11년 이주노동자 역사의 전환점
이러한 흐름 한편으로 정부의 조직적인 추방정책에 대해 이주노동자들의 실망과 분노가 조직되고 있다. 지난 4월7일 1천명의 이주노동자가 단계적인 추방정책에 대한 등록거부(자진신고제 거부)와 노동3권 쟁취를 요구하는 대중적인 투쟁을 벌였다. 조직주체였던 이주지부 스스로도 놀랐다. 그 전까지만 해도 "때리지 마세요. 우리도 사람이에요" 식의 청원이 주였다면 이날 집회에서는 노동3권과 합법화 쟁취를 공세적으로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기대 이상의 대규모 집회 참여는 이주노동자 스스로가 조직되고 단결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의 투쟁에 놀란 것은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법무부 출입국 관리소, 경찰, 국정원으로 구성된 합동대책반은 '집회참가자들 모두를 추방시키겠다'며 4월21일 예정된 집회를 무산시켰다.

이날 정부의 집회불허 이유는 첫째 외국인이기 때문에 집회와 같은
*평등노조 이주노동자 지부 이윤주 지부장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 둘째 불법체류자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잡아서 추방할 수 있다. 셋째 불법체류자들의 도심시위는 한국인에게 불쾌감을 준다는 이유였다. 이윤주 지부장은 "아직까지는 우리 역량이 정부에 맞대응 하기에는 역부족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집회결사의 자유조차 봉쇄하는 야만적인 한국정부를 비판하며 우리 권리와 투쟁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과 규탄대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노동3권의 완전 쟁취가 핵심이다.
이주노동자의 노동3권 쟁취와 국경에 제한받지 않는 노동의 권리를 '종이위의 약속'으로 보장받을 수 없다는 사실은 지난한 노동자 투쟁의 역사에서, 그리고 현실에서 그대로 보여준다. 문제는 이주노동자 스스로를 운동의 주체로 인식하고 그들의 목소리로 요구하고, 앞장서며 추방과 탄압에 맞설 수 있는 투쟁을 조직하는가의 여부이다. 그럴 때만이 불법체류자가 아닌 노동자로 당당하게 나설 수 있으며, 노동3권의 쟁취(합법적 획득이 아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주노동자들은 기만적인 자진신고제-고용허가제 반대! 노동3권 쟁취를 위해 명동성당에서 농성 중에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의 자진신고-추방대기표 받기에 대해 협조하는 상담소들이 존재한다. 한편에서는 추방을 각오한 투쟁을, 한편에서는 고용허가제라는 껍데기를 움켜잡기 위한 추방대기표를 종용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단결할 권리, 투쟁할 권리, 노동할 권리이다. 무엇이 지름길인가!
*112주년 메이데이 행사에 노동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나선 이주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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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태

    외노협이 이주 노동자들의 문제를 노동의 권리 문제로 보지 않고 있군요. 충격적인 것은 중국인 노동자가 접수 창구에 앉아 접수를 받고 있다는 거다.

  • 차별

    운동판에서는 꽤 알아준다는 박** 도 외노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데,
    외노협은 아예 노골적으로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에
    충실한 하수인이 돼가고 있는듯 하군요.

    공교롭게도 40대 이상의 남성-목사들과
    나이 어린 여성-이주지부 활동가들이 대비되기도 하고,
    이윤주 지부장이 울며 집회발언을 하고 있을때
    외노협이란 사람들은 자진신고를 하라고
    이주노동자들의 등을 떠밀고 있었다니..

    이젠 같이 운동한다고 말할 수도 없는 외노협!!


  • 서재욱

    외노협의 몇몇 목사분들이
    평등노조 이주지부 노동자들에게 욕설을 한건 정말
    잘못된 일임에 틀링없습니다.
    그러나 평등노조도 외노협을 너무 적대적으로
    보지말고 '고용허가제'문제에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고용허가제가 정말 기만적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는 고용허가제도 자본가들의 압력으로
    계속 후퇴하는 나라입니다.
    연대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각과 방법은 달라도 트로츠키가 말했듯이
    '대열은 따로따로 행동은 같이'해야
    실질적으로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ㅠ_ㅜ

    얼마전 명동성당 천막이 강제철거되는 뉴스를 접하고 엄청난 충격을 받은지 얼마 안되어 또 이런 소식을 접하니 억장이 무너집니다.

    외노협이 어떻게 그럴수가 있나요
    그동안 무엇을 위해서 무엇 때문에 운동했나요
    이주노동자들을 다 쫓아내려고 그랬나요
    정부정책을 돕는건 아니라는 궁색한 변명은 하지 마시고

    말로만 형제자매라 하지말고
    노동3권을 보장하는 싸움을 해야지
    그거 못할 거면 방해는 놓지 말아야죠

    외노협을 철썩같이 믿어온 이주노동자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외노협은 제도타령 좀 하지말고
    지금 자진신고한 이주노동자들이 일년후에 어떤 비참한 모습으로
    추방될지 좀 생각해주세요

  • 오호

    얼마전 모 일간지에 자애로운 표정으로 활짝 웃고 나온 신부.
    그의 이면에 이런 모습이 있다니...
    세상에 믿을 것 하나 없군...
    외노협의 공동대표 중 한 사람이라던데 이주노동자 운동을 가로 막고 심지어 조합원들을 탄압하다니, 오호 통재라!!!
    정부가 집회를 막는 것도 모자라 신부까지 나서서 그것도 이주노동자 상담소의 신부가 나서서 집회를 가로막다니...
    이게 어디 상식적으로 말이나 되나요?
    정말 기가 막힙니다.

  • 노동자

    한 때 이주노동 운동에 참여했던 사람으로 이 보도를 본 후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저도 외노협 산하의 상담소에서 자원활동을 하다가 종교 단체의 자선사업에 지쳐 그만두었습니다.
    그래도 그 때는 이렇게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쩌다 외노협이 이주노동자들을 몰아내는 선봉에 서서 이주노동자 운동을 가로 막는 걸림돌이 되었는지, 화납니다.
    외노협,
    제발 정신 좀 차리쇼!!!

  • 희망

    무슨 생각에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군요...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라는 곳이 이주노동자를 쫓아내려는 자진신고에 앞장서고 있다니요?...ㅎㅎ

    해마다 이주노동자들을 잡아가는 출입국관리소랑 손 잡고 같은 짓을 하고 있다니.. 외국인노동자추방대책협의회(가)가 어떨지....ㅈㅈ..

  • 이주지부 조합원

    고용허가제와 노동허가제에 대하여 스터디를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요..
    고용허가제가 독일, 프랑스, 미국 등등에서 시행되고 있다고 하셨는데, 이 나라들은 현재 모두 노동허가제를 하고 있습니다.
    (참고문헌이 필요하다면, '국제노동력의 이동', 설동훈, 서울대출판부)

    고용허가제를 하다가 노동허가제로 돌아선 대표적인 나라가 독일입니다. (옛날에 광부나 간호사로 가신 분들이 고용허가제로 가신거죠. 그러다 그 분들의 투쟁을 계기로 독일 사회 내에 이주노동자 유입 정책에 대한 반성이 일고, 결국 이주노동자에게 영주권을 주게되었고 노동허가제로도 전환하였다고합니다)

  • 이런 세상에서 살기 무섭다
    그런 사람이 되어가는 내가 정말 싫다
    옆 사람이 그렇게 되어가는 모습이
    정말 불쌍하다

  • 진상조사

  • 진상조사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