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요즘 외국인 불법체류자(미등록 이주노동자)들 사이에서는 희한한 소문이 돌고 있다. '정부에 신고를 하면 1년동안 쫓기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비자를 준다'는 것이다. 소문은 미등록 노동자들 사이에서 삽시간에 퍼졌다. 미등록 노동자들은 이 '비자'를 받기 위해 새벽 1~2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가 하면, 아예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가기도 한다. 이 '비자'를 발급해준다는 장소 근방은 이주노동자들로 북적거려 진풍경을 만들고 있다. '불법체류'라는 딱지 때문에 길거리에 나가는 것조차 꺼려했던 이들을 몰려드게 만든 소문의 실체는 바로 올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불법체류방지 종합대책'이다.

*문래동의 자진신고 접수처
천국행 티켓인가? 추방 대기표인가?
정부는 3월12일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의 자진 출국을 유도하기 위하여 자진신고자에 대해서는 범칙금(최고 1천만원) 및 입국규제를 면제함은 물론 최장 1년 범위 내에서 출국준비기간을 부여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불법체류방지 종합대책'을 확정하였다.
2002년 3월25일부터 5월25일까지 '불법체류외국인 자진신고기간'을 운영하되, 신고기간 내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해서는 강력한 단속을 실시'하겠다는게 정부의 방침이다. 4월29일 현재까지 자진신고서를 쓴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5만803명이다. 이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26만 5천명의 19%에 달한다. 하루평균 4천여명의 노동자들이 자진신고서를 쓰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자진신고자가 급증하는 것에 고무되어 전체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70%인 18만명이 신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주노동자 자진신고(등록) 접수 추이*
| 계 | 3.25~3.31 (7일) | 4.1~4.7 (7일) | 4.8~4.14 (7일) | 4.15~4.20 (6일) | 4.21~4.29 (9일) |
| 누 계 | 169명 | 829명 | 3360명 | 15,766명 | 50,803명 |
일평균 | 24명 | 94명 | 361명 | 2,067명 | 4,266명 |
[관련 동영상]굴레를 깨자 |
실제 문래동의 자진신고 접수처에서 만난 방글라데시 노동자는
"교회에서 가라고 했어요. 목사님들이 많이 도와줘요"라고 했다. 그는 은혜로운 교회 상담소가 내미는 '천국행 티켓'으로 알고 있었다. 더욱 기가막히는 것은 문래동 접수처에서 '중국 동포의 집' 소속 이주노동자들이 직접 다른 이주노동자들의 자진신고서를 접수를 도와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봉사는 결코 완전하게 동의된 것이 아니였다. "몰라요. 아무도 몰라요. 그냥 쓰는 거예요. 해야 한다니까. 여기서 나갈 사람도 있고, 안나갈 사람들도 있어요." 자원봉사를 나온 중국 노동자는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아직 난 안썼어요"라고 덧붙인다. 최후의 마지막 순간까지 빨아먹는 브로커들
자진신고를 하기위해서는 4장의 신고서와 내년 3월31일내에 출국한다는 '증거'로 비행기표나 배표를 사서 증명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서류작성에 서툴다. 이 틈을 비집고 중간브로커들이 판을 치고 있다. 신고서를 대신 작성해주는데 4만원, 사진 한 장에 7~8천원, 8만원 하는 중국행 배표가 15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아예 비행기표를 4~5만원에 '빌려주는' 여행사들도 있다. 한국에 올 때도 중간브로커들에게 6백~2천만원에 달하는 엄청난 수수료를 내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정부와 자본, 그리고 검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중간 브로커들에게 몇 곱절의 착취와 수탈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자진신고로 '털고' 고용허가제로 '유연하게'
노동부는 '2002년 업무추진 계획'에서 산업연수생제도와 병행해 올6월까지 고용허가제를 법제화하겠다고 못을 박았다. 정부의 제도 도입의도는 "불법체류자를 합법화하고, 인권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신자유주의하 자본의 안정적인 이윤추구를 이주노동자의 직접적인 인력관리와 운용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정부와 자본의 직접적인 이해에 있다.
고용허가제는 말 그대로 자본가가 외국인 노동인력을 고용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지 이주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제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정부안에는 핵심적으로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없고, 1년마다 계약을 갱신해 주는 칼자루를 자본가가 쥐고 있고, 해고나 고용기간 연장을 이유로 쟁의가 금지되어 있으며, '해고당한 자는 14일 이내에 출국'해야 한다. 즉 자본측에게 '고용의 탄력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노동의 유연화'를 통한 통제와 착취의 합법적 수단을 제공하는 데 불과하다. 이윤주 지부장은 "껍데기뿐인 합법성은 필요없다. 노동3권이 인정되지 않는 고용허가제는 절대 반대한다. 더욱이 고용허가제 도입과정은 우리가 우려하는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자진신고를 통해 기존의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추방하고 새로운 노동인력으로 대체하겠다는 의도가 그것이다"며 고용허가제와 그 전단계인 자진신고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했다.
외노협, 이주노동자 운동의 개척자에서 또 다른 차별의 이름으로
사실 고용허가제는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등에서 이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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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래동 불법체류 자진신고 접수처에서 이주 노동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이주노동자 꼬빌씨는 "마석 샬롬의 집, 이정호 신부가 이주지부활동을 하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상담소 출입을 못하게하고 거리에서 마주칠라치면 '너 잡혀가면 내가 신고한줄알아.꼴보기 싫어. 꺼져'라는 협박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4월7일 집회때도 '너 가지마,잡혀가고싶냐?'는 등의 협박으로 실제 일부 이주노동자들이 겁에질려 집회에 참석하지못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외노협 상임공동대표 김해성 목사는 외노협의 이주노동자 정책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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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성목사 |

*자진신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
새로운 투쟁, 11년 이주노동자 역사의 전환점
이러한 흐름 한편으로 정부의 조직적인 추방정책에 대해 이주노동자들의 실망과 분노가 조직되고 있다. 지난 4월7일 1천명의 이주노동자가 단계적인 추방정책에 대한 등록거부(자진신고제 거부)와 노동3권 쟁취를 요구하는 대중적인 투쟁을 벌였다. 조직주체였던 이주지부 스스로도 놀랐다. 그 전까지만 해도 "때리지 마세요. 우리도 사람이에요" 식의 청원이 주였다면 이날 집회에서는 노동3권과 합법화 쟁취를 공세적으로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기대 이상의 대규모 집회 참여는 이주노동자 스스로가 조직되고 단결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의 투쟁에 놀란 것은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법무부 출입국 관리소, 경찰, 국정원으로 구성된 합동대책반은 '집회참가자들 모두를 추방시키겠다'며 4월21일 예정된 집회를 무산시켰다.
이날 정부의 집회불허 이유는 첫째 외국인이기 때문에 집회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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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등노조 이주노동자 지부 이윤주 지부장 |
노동3권의 완전 쟁취가 핵심이다.
이주노동자의 노동3권 쟁취와 국경에 제한받지 않는 노동의 권리를 '종이위의 약속'으로 보장받을 수 없다는 사실은 지난한 노동자 투쟁의 역사에서, 그리고 현실에서 그대로 보여준다. 문제는 이주노동자 스스로를 운동의 주체로 인식하고 그들의 목소리로 요구하고, 앞장서며 추방과 탄압에 맞설 수 있는 투쟁을 조직하는가의 여부이다. 그럴 때만이 불법체류자가 아닌 노동자로 당당하게 나설 수 있으며, 노동3권의 쟁취(합법적 획득이 아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주노동자들은 기만적인 자진신고제-고용허가제 반대! 노동3권 쟁취를 위해 명동성당에서 농성 중에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의 자진신고-추방대기표 받기에 대해 협조하는 상담소들이 존재한다. 한편에서는 추방을 각오한 투쟁을, 한편에서는 고용허가제라는 껍데기를 움켜잡기 위한 추방대기표를 종용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단결할 권리, 투쟁할 권리, 노동할 권리이다. 무엇이 지름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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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2주년 메이데이 행사에 노동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나선 이주 노동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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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