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명/변호사ㆍ당 인권위원
오랜 논란 끝에 부패방지법이 지난해 6월 28일 제정됐다. 이 법의 제정이 있기까지 민주노동당은 2000년 12월 4일 권영길 당대표 외 5만1천4백30명의 서명을 받아 독자적인 부패방지법안을 입법청원하는 등 반부패기본법의 제정에 모든 노력을 다한 바 있다.
지난 개발독재과정에서 정경유착과 고위공직자비리로 잠식된 국가기능의 정상화를 꾀하고, 보수과두정치가 낳은 총체적 부패시스템을 와해시키기 위한 핵심적인 ‘개혁입법’의 하나였다.
관직을 이용한 축재, 비리와 교환된 행정기능의 왜곡은 그대로 국민의 피해를 낳는다는 점에서, 부패방지법의 제정은 부패없는 사회로 가는 한걸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국회에서 최종통과된 부패방지법은 입법과정에서 국회의 다수를 점유한 보수정당의 왜곡과 담합으로 인하여 부패방지의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심각한 헛점을 드러내고 있다. 부패방지의 엄정함과 실효성을 위하여 다음의 사항은 반드시 보완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선 내부고발자의 신분보장 및 신변보호가 미흡하다. 부패와 비리는 음지에서 이루어지므로 내부고발 없이는 적발이 어렵고, 내부고발자의 두터운 보호가 없이는 잠재적 부패행위자를 제압하기 어렵다.
따라서 내부고발자에게 불이익을 주었는지 여부에 대한 입증책임을 부패가 발생한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부담하도록 하고, 불이익을 가한 기관의 당사자에 대한 처벌규정을 엄격하게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둘째, 부패방지법의 핵심규정이라 할 수 있는 부패방지위원회의 권한을 유명무실하게 하고 있다. 우리는 부패방지위원회로 하여금 부패혐의자에 대하여 실질적 조사권 및 고발권을 부여하여야 한다고 본다.
셋째, 민주노동당이 핵심적으로 요구한 특별검사제가 누락되어 있다. 우리는 차관급 이상의 공무원이나 장성급 장교, 검사, 판사, 정부투자기관장 등의 일정 직급이상의 고위공직자에게 부패혐의가 있는 경우 국회가 지정하는 특별검사로 하여금 독립적인 수사와 공소유지가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고 본다.
넷째, 부정축재재산에 관한 몰수규정이 없다. 이점은 공무원범죄에 관한 특례법을 보완하여 부패행위자의 축재재산을 철저하게 몰수토록 하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 부패행위자에 대하여는 사면, 복권을 금지하거나 엄격히 제한하여 비사법기관에 의한 사후면죄부를 부여하지 못하도록 법에 명시하여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 부패지수는 세계적인 수준이고, 진보정당의 미출현으로 수십년간 견제받지 않은 보수정당들 및 재벌의 검은 부패카르텔에 의하여 국가의 공적기능과 행정체계 전반이 비리로 얼룩져 왔다. 현행 부패방지법은 부실하다. 실효성을 갖추도록 개정이 필수적이다. 민주노동당의 과제이다.
[ 87호] 5.13 ~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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