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홍/민주노총 정책실장ㆍ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
한국사회는 건강한가? 한국노동자들은 적어도 생존만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가? 한국사회계층간의 빈부격차는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범위인가? 불행히도 이에 대한 답변은 모두 다 “아니다”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문제에 대해 과거에 비해서 낫다고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최근 연간 도시노동자 가구 가계수지를 분석한 결과 상위 소득 계층은 97년부터 2001년까지 소득이 급속히 증가한 반면에, 하위 소득 계층으로 갈수록 소득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상위 20% 소득계층은 97년에 비해 2001년에 소득이 19.6% 늘었으나 하위 20% 계층은 소득이 4.0% 늘어나는데 불과하여 격차가 심화되었다. 그리고 통계청이 발표한 2002년 “1/4분기 도시근로자가구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소득5분위배율이 5.40으로 2001년 5.18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또한 규모별, 학력별, 고용형태별 임금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1999년 경우 10인 이상 사업장을 100으로 했을 때 5~10인 사업장 노동자가 74.3%, 1~4인 사업장 노동자는 62.9%로 영세사업장 노동자 임금 수준은 아주 열악하다. 그리고 10인 이상 상용직과 임시일용 등 비정규직, 10인 미만 영세사업장의 임금격차는 1998년 9만원에서 1999년 33만원, 2000년 49만원으로 큰 폭이다.
이런 상황에서 빈부격차완화, 임금소득격차완화, 최저생활보장 등을 위해서는 기초생활보장법과 함께 최저임금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최저임금제는 1988년 실시된 이래 초기에 잠시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지나치게 낮은 수준에서 결정됨에 따라 제 역할을 못해 왔고 현 정권 중반부터 최저임금의 현실화가 언급되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조치들이 뒤따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영향율은 89년 10.7%에서 98년 9월~99년 8월에는 0.4%로 크게 떨어졌고 2000년 9월 이후 조금 올라갔지만 그래도 현재 2.8%에 불과한 상황이다(최저임금 심의편람 50쪽에서 인용. 여기에서 인용한 자료는 상용직에 국한한 것이므로 불완전한 자료이다). 최저임금은 이와 같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년도 대비 몇 %인상”이라는 기준보다는 “전체노동자 임금수준에 대비한 적정 소득확보”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OECD는 상대적 빈곤선(저임금)을 상용직 중위임금의 2/3로 정의하고 있고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서유럽 국가는 상용직 중위임금의 1/2~2/3를 사용하고 미국, 캐나다, 일본 등은 상용직 중위임금의 40~50% 수준에서 최저임금을 정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OECD에서 상대적 빈곤선(저임금)을 상용직 중위임금의 2/3로 정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여 장기 목표로 전체노동자 정액급여 2/3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장기목표이고 중기에 걸쳐서는 50%를 목표로 하고 있고 올해에는 최소한의 요구로 45%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전년대비 인상율로 따지면 28.6%라서 많아 보이지만 그 결과를 놓고 보면 겨우(!) 시급 2천7백원, 월급 61만2백원이다.
이제는 상대적 저임금해소, 빈부격차 해소, 소득분배구조 개선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그리고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하기 위해서도 ‘인상율’에 집착하지 않는 최저임금현실화가 필요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인상이 아니라 현실화이다. 올해 목표대로 다 쟁취한다고 해도 월급기준 61만2백원이다. 이제 최저임금은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빈부격차완화, 임금소득격차완화 역할을 해야 한다.
[ 92호] 6.17 ~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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