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민주노총 정책국장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최저임금은 여전히 비중이 매우 낮은 과제이다. 일부 여성단체를 제외하면 사회단체 가운데 이를 자신의 과제로 생각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최저임금 수준이나 결정 구조로 하면 그리 좋은 모델은 아니나 최저임금 문제에 대한 사회적 비중과 관심으로 하면 미국은 타산지석이라 할 만하다. 노동조합은 물론이고 정당, 상당수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상당한 비중을 실어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들은 노동조합과 연대하기도 하고, 독자적인 집회와 청원을 내기도 한다. 국회의원에 편지보내기 운동 등을 통한 대국회 압력과 로비활동도 일반화되어 있다.
최저임금이 국회에서의 심의, 의결로 결정되기 때문에 정당도 적극적이다. 시간당 5.15달러인 지금의 최저임금을 2003년까지 6.65달러로 인상하자는,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안은 민주당 국회의원인 케네디와 보니어가 낸 것이다. 이를 둘러싼 국회 차원의 청문회도 자주 열린다.
이러한 사회적 관심 탓에 언론도 이와 관련된 보도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최저임금이 한창 쟁점이 되었던 지난해 5월에는 미국의 유력 언론인 워싱턴포스트는 최저임금 인상을 강력히 지지하는 사설을 실었고, LA타임즈는 최저임금은 인상해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기도 했다.
최저임금과는 관련이 없을 듯한 단체들도 최저임금 인상을 중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퀘이커 계열의 평화운동 단체로,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반대하는 몇 안 되는 곳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FCNL(Friends Committee on National Legislation)이 그 한 예이다.
이들은 기본적인 제도개선 활동 과제를 담은 강령에서 “우리는 모든 노동자가 생활임금을 보장받는 정책을 지지한다”라고 밝히고, 그 구체적 사업 과제의 하나로 최저임금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최저임금 평화운동과 최저임금 요구, 우리의 관습으로 보면 얼핏 관련이 없을 듯한 이들 주제의 결합은 전쟁은 물론이고, 노동조건의 차별과 극도의 저임금 또한 인간의 평화로운 삶을 파괴하는 장애물이라는 단순한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적정한 최저임금의 보장이 인권과 진보를 내거는 모든 이들의 당연한 요구로 자리 잡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 92호] 6.17 ~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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