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 개정안 발의 우상호 의원 홈피, 기사 무단 전재

'법 만드는 사람 따로, 지키는 사람 따로' 비판 면키 어려워


저작권법 개정안 국회 최종 통과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문광위) 소속 우상호 열린우리당 의원의 홈페이지에 언론사 기사가 무더기로 무단 전재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우상호 의원은 그간 저작권 강화를 주장하며, 비친고죄 적용 확대 등을 포함한 저작권법 개정안을 직접 발의한 의원으로 ‘법 만드는 사람 따로, 지키는 사람 따로’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상호 의원 홈페이지(http://www.woosangho.or.kr/) ‘뉴스묶음’ 게시판에는 15일 오후 1시 현재 (경향신문, 한겨레, 중앙일보 등) 온·오프라인 신문사와 방송사를 포함한 30여 개의 언론사 기사 237개가 게재되어 있다.

참세상이 해당 언론사에 확인한 결과 우상호 의원실은 사전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언론사 기사제휴 담당자들에 따르면 우상호 의원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해당 언론사와 사용계약을 맺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겨레와 경향신문 관계자들은 “현재까지 국회의원들이 사용 승인을 요청하거나, 사전 동의를 구해 온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저작권 강화를 주장하며, 저작권법 개정안을 내놓은 우상호 의원 자신이 현행 저작권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사실에 대해 우상호 의원실 측은 “최근 기사는 원문보기를 제공하고 있고, 이전 기사들 중에 아직 수정하지 못한 게 있다”며 “곧 수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상호 의원실 기사 무단 전재, 명백한 저작권 침해”

이은우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우상호 의원 측의 기사 무단 전재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 행위라고 볼 수 있다”며 “현행 저작권법 상 전송권 침해는 분명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복제권 침해라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인터넷 게시판에 기사를 전재했을 경우 명백한 현행 저작권법 위반이라는 것. 이런 경우 해당 언론사는 우상호 의원 측을 고소할 수 있고, 권리 침해가 인정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그러나 이은우 변호사는 “우상호 의원이 현행 저작권법을 위반했냐, 아니냐가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며 “정작 중요한 문제는 현행 저작권법이 비영리적이고, 개인적인 이용까지 가로막고 있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상호 의원이 현행 법률을 위반했다고 판단되지만, 기사를 퍼와서 게시판에 게재하는 비영리적인 이용은 보장되어야 한다”며 “현행 저작권법이 네티즌들의 공정한 이용을 가로막고 있고, 개정안은 이를 더욱 강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법 개정안, 득은 없고 실만 많을 것“

우상호 의원이 제출한 저작권법 개정안은 저작권 침해에 대한 권리자의 고소 없이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비친고죄 대상 행위를 대폭 확대했다. 이에 따라 개정안이 통과되면 향후 저작권 침해에 대한 대부분의 형사처벌은 권리자의 고소가 없이도 가능하게 된다. 결국 우상호 의원실의 경우도 개정안을 적용하게 되면, 권리자인 해당 언론사의 고소가 없더라도 처벌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이은우 변호사는 저작권법 개정안에 대해 “득은 없고, 실만 엄청나게 많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상호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이 현재의 저작권법 개정안을 밀어붙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간 정보인권단체들은 우상호 의원이 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에 대해 여러차례 우려를 표명해왔다. 그러나 우상호 의원 측은 “악의적인 P2P 업자들을 규제하기 위한 법률로서, 일반 네티즌들을 제한하는 법률이 아니”라는 입장을 되풀이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법, 이용자들의 공정이용 보장해야”

김정우 '정보공유연대 IPleft' 사무국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우상호 의원의 이번 저작권법 위반 행위와 관련해 “우상호 의원을 비롯해 국회의원들이 저작권 강화를 부르짖고 있지만, 정작 입법자들 조차 현재의 저작권법을 위반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현재의 저작권법이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상식적이지 않은 법률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현재의 저작권법이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대한 세밀한 검토없이 이용자들을 일방적으로 통제하고, 제약하는 방식으로만 개정되고 있다”며 “이제부터라도 이용자들의 공정한 이용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문광위를 통과한 저작권법 개정안을 최종 심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