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지한 자진신고기간이 5월 25일로 다가오면서, 매일 아침 새벽부터 문래동 자진신고장소 앞에는 수백에서 수천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등록을 하기 위해서 수백 미터 줄을 서고 기다린다. 벌써 15만 이상의 불법체류 미등록이라는 신분을 가졌던 이주노동자들이 등록을 마친 상태이다. 하지만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1년 동안 만이라도 불법체류라는 신분을 벗어 던지고 싶은 마음에 등록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오늘 자신신고를 하러 문래동에 온 이주노동자들을 만나보았다.

등록을 마치고 나온 여성 이주노동자는 1년 뒤에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만주에서 온 것으로 알려졌다. “몇년 전에 한국에 왔어요. 좀 오래 동안 일할 것을 생각하고 왔어요. 1년 동안은 안전할지 모르겠지만, 그 뒤에는 다시... 잘 모르겠어요. 더 일할 거요. 1년 뒤에 (한국 정부가) 나가라고 해도 별로 나갈 생각은 없어요. 그렇다고 대안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한 중국계로 보이는 이주노동자는 한국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을 합법화시키지 않는 것에 대해서 강력히 이의를 제기했다. “우리가 어디 가서 호소할 수 있습니까? (이주노동자들을) 합법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데도 갈 데가 없어요. 아마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 집에 가서는 정부에 항의할 수 있는 사람들 일거요. 불법노동자라는 이름 때문에 할 수 없는 것이에요”라며, 정부가 신속히 이주노동자들을 합법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방글라데시에서 와서 5년 정도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한 노동자는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오늘 등록은 하겠지만, 1년 뒤에 나갈 사람은 아마 20%도 안될 것이다. 회사 사장도 걱정하고 있다. 우리 회사 대부분이 이주노동자인데, 만약 이들이 다 나가게 되면, 회사 운영이 어떻게 될지 정말로 걱정이 된다. 어쩌면 이주노동자들 강제 추방한다고 하면, 다 도망갈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합법적인 노동비자를 발급해서, 걱정 없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기를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으로 보장을 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남아계 이주노동자 2인은 오늘 등록을 하면, 비자를 받는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5년동안 일할 거에요. 1년 아니네요. 5년 비자 받으러 왔어요.” 어떤 이주노동자는 한국정부에 시달리는 것이 지겹고, 더 이상 이런 삶을 살기 싫다면서 1년 뒤에는 여기를 뜰 것이다라고 말하는 노동자도 있었다.
자진신고는 추방대기표 / 합법적인 노동권리 및 인권 보장이 절실
5월 16일 오전 10시 이주노동자 탄압 분쇄 및 노동비자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 (이하 공대위)는 문래동 불법체류자 자진신고장소 앞에서 정부의 단속추방정책 중단 및 자진신고 철회, 불법체류 미등록노동자에게 노동비자 부여 등을 요구하며 투쟁 선포식을 가졌다. 사회진보연대, 평등노조이주지부, 사회당 및 학생 등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 및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이들은 불법체류 미등록 노동자들은 90% 이상이 출국할 의사가 없으며, 다시 불법체류자가 되는 것은 뻔한 결과이지만, 1년이라도 불안한 일상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갈망이 물거품일 뿐인 자진신고를 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결의문에서, “11년 동안 한국 정부는 산업연수생 제도를 운영했다. 그러나 연수생 신분 때문에, 노동 3권은커녕 장시간 노동과 감금, 폭행 등의 인권유린에 시달렸으며, 임금조차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이주노동자들은 어쩔 수 없이 연수사업장을 이탈할 수밖에 없어고... 정부는 이런 이주노동자들을 ‘불법체류자’로 낙인찍고, 탄압하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 하였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자진신고 후 출국 전까지 사업장을 옮길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고용주들이 임금체불, 산재 등을 고의로 방치하도록 여지를 줄 것이며, 동시에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이탈시 가중되는 벌금 때문에 감시와 통제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라며 추방 대기표에 불과한 자진신고를 철회하고 합법적인 노동의 권리와 인권을 보장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자진신고 후 곧바로 강제추방 당한 이주노동자
지난 5월 8일 영등포 로터리 비둘기 여행사에서 비행기 티켓을 반환하고 나오던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인디아 노동자들이 출입국 관리소 직원에게 연행되어 강제추방 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출입국 관리소측 은 비행기표를 소지하지 않은 자는 추방대상자라고 밝혔다. 등록을 하더라도 언제든지 추방당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공대위는 지난 13일부터 의정부, 서울, 인천, 안산 등의 자진신고서접수처 앞에서 1인 시위 및 선전전을 해 오고 있으며, 오는 19일에는 명동성당에서 대시민 선전전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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