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지역의 역사적 의미와 변천사④] 현재의 정동과 역사적 의의

[문화사회 편집자주] 주한 미국 대사관측은 현 세종로 대사관 청사를 오는 2006년까지 현 중구 정동 1-8번지 옛 덕수궁 터에 지상 15층, 지하 2층, 연면적 54,976.13㎡ 규모(과거 조선총독부의 1.8배)로 신축, 이전하겠다고 합니다. 미 대사관측은 또한 대사관 신축예정 부지와 인접한 옛 덕수궁 터에 대사관 직원용 8층 아파트와 4층짜리 군인용 숙소도 함께 지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미국 대사관 및 아파트, 군인숙소 등이 들어설 장소는 과거 일제에 의해 강탈당한 덕수궁의 옛 터입니다. 즉 그곳은 단순한 공터가 아니라 대한제국을 비롯한 우리 근대사의 숨결이 남아있는 역사적 장소이자 장차 복원해야 할 매장문화재가 묻혀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의 터전인 것입니다.

[문화사회]에서는 정동지역의 역사적 의미와 변천사를 네 차례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정동지역의 의미를 되새김과 동시에 현재 "(가칭)덕수궁 미대사관 신축을 반대하는 시민모임"에서 벌이고 있는 거리서 명전(매주 금요일), 덕수궁앞 1인시위(매일), 인터넷 서명( http://www.palace119.org ) 등의 활동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①근대이전의 정동
②근대화 시기의 정동
③일제하의 정동
④현재의 정동과 역사적 의의

==========================================================

4. 현재의 정동과 역사적 의의

덕수궁(경운궁)의 역사는 대한제국의 운명과 같이 했다. 고종황제가 승하하자 이곳에서 3. 1운동을 일으키고, 해방이 되자 미소공동위원회가 덕수궁의 석조전에서 열렸으며, 1948년 유엔에서 파견된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위한 투표감시단의 본부가 있던 곳이다. 5. 16때에는 쿠데타군이 이곳을 점거하기도 했으며 그 후 시청광장의 분위기를 어둡게 한다고 돌담이 허물어지기도 했다. 또한 1960년대에는 도시계획에 따라 덕수궁이 뒤로 밀려났으며, 또한 홀로 남겨졌던 대한문은 14m 뒤로 밀려났다. 대한문은 건물을 해체하지 않고 뒤로 걸려 옮기는 작업을 해 많은 구경꾼들이 모여들어 대한문이 걸어간다고 신기해하기도 했다.

대한제국의 황실은 정동 지역을 "녕의 공간"으로 인식해 덕수궁으로부터 500m 지역에 대한 개발제한을 가하고 있고 집의 높이도 제한했다. 현재의 정동지역은 아파트와 사무실빌딩이 들어서 있어 주변의 역사환경을 훼손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이곳에 2006년까지 대사관 및 직원숙소용 아파트를 지으려고 하고 있다. 문화유적지인 이곳에 그 유례가 없는 시설로 연면적 54.976.13㎡ 이며 옛 조선총독부의 1.8배에 가깝다고 한다. 정동지역은 불과 90년전까지 고종황제가 선왕들의 영정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선원전을 비롯 덕수궁의 여러 건물이 있던 곳이다. 미대사관이 들어서면 옛 덕수궁터은 영영 복원할 수 없으며 정동일대의 역사경관은 치명적인 훼손을 입게 된다. 현 미대사관저의 앞길은 불필요할 정도로 경비가 심해 통행에 위압감을 주고 있다. 미대사관은 경기여고 부지를 제공키로 한 1984년 서울시의 교환각서를 가지고 신축부지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 "로라 부시여사는 아프카니스탄의 바미얀 석불의 복원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런 로라 부시여사의 발언이 우리나라에서도 지켜지기를 바란다.

근대역사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 정동지역은 오늘날 또다시 강대국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잊을 수 없는 근대사의 중심무대이며 근대문화유산이 산재되어 있는 문화유산의 보고이다. 100여년전 주변 열강에 국권을 유린당한 뼈아픈 역사의 반복을 막기 위해서라도 덕수궁, 정동일대의 역사경관과 덕수궁 터는 보존되어야 한다. 미국은 이제라도 덕수궁 터 대사관, 아파트 신축계획을 철회해야 하며 정부와 서울시는 현 미대사관 신축부지를 재 매입하고 그 일대를 문화지구로 지정하여 시민들에게 되돌려 주어야 할 것이다. 한번의 잘못된 판단으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과 덕수궁에 대한 역사경관을 훼손시킬 수는 없다. 미국은 올바른 한미관계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한국의 문화주권을 존중하는 현명하고도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 끝.

2002년 5월 김정동(목원대 교수)의 논문 "개화기 이후의 서울 정동동역의 변천사"에서 요약 정리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