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단계에 금속 10만 움직인다”

[인터뷰] 금속노조 쌍용차 담당임원 우병국 부위원장

지난 19일 쌍용자동차 노사는 18일에 이어 2차 노사대화를 가졌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노사는 다음 노사대화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쌍용차는 지난 20일에 노조에 업무방해 중지 및 퇴거 공문을 보냈다. 23일에는 공장정상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재개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22일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는 한 대화는 무의하다”며 정부에 쌍용차문제 해결을 위해 노정교섭을 요구했다. 정부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쌍용차 노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쌍용차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창구는 모두 중단돼 있다.

지난 달 22일 시작한 노조의 공장 점거파업이 한 달을 넘었지만 사태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속노조는 지난 19일 조합원 만명이 참가한 서울상경투쟁을 벌이며 7월 투쟁을 예고했다. 쌍용차문제 해결을 위한 금속노조의 계획을 듣기 위해 쌍용차 담당임원인 우병국 금속노조 부위원장을 만났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18, 19일 노사 대화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나.

  우병국 금속노조 부위원장
18일 사측은 관제데모를 안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오늘(23일) 아침에 관리자들 부인까지 동원해 재개했다. 사측이 대화한다면서 교묘한 전술을 피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우리는 희망퇴직 1,700명이나 했으니 공장을 빨리 살릴 방법을 이야기하자고 했다. 그러나 사측은 파업철회, 굴뚝농성 해제, 외부세력 철수 등을 요구하며 정리해고를 받아들이라는 입장만 반복했다. 사측이 이런 이야기만 해 대화의 진전이 없었다. 지금 사측이 무슨 사측이겠나. 정권차원에서 쌍용차에 노동유연화 시범케이스를 만들고 GM대우 등으로 옮기려 하는 것인데.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쌍용차 문제 해결이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실무자 차원이라도 정부와 접촉이 되고 있나.

아직은 없다. 창구를 어떻게 만들까 고심하고 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만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은 노정교섭이 열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야당의원을 만나면서 야당에서 목소리를 내게 만들려 한다. 또 청와대와 국회를 압박하는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 국회의원들이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떠나지 않아 공적자금을 투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비공식적으로 했다. 외교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하이차는 경영에는 손을 떼고 있지만 지분을 챙기기 위해 변호사를 고용해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은 물론 민주당도 쌍용차 공권력투입을 반대하고 있다. 큰 변수가 없다면 당분간 공권력 투입은 없을 것 같다. 점거파업이 한 달이 넘어갔고 장기화될 수도 있는데.

금속노조는 공권력이 투입되면 파업에 들어간다고 결정했다. 문제는 장기화 됐을 때 어떻게 할 거냐다. 장기화되면 관리자, 비해고자 중심의 압박이 강화될 것이다. 회생안 법원 제출 시한인 9월 15일까지 파업이 이어진다면 결국 파산되는 것 아니냐는 압박도 들어올 것이다. 대응책이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 공장사수를 중심으로 투쟁했다. 공장사수를 위해 많이 움직일 수 없지만 적은 인원이라도 국회, 청와대, 정부청사 등을 압박하는 투쟁을 할 계획이다. 구체적 전술에 대해 가족대책위, 쌍용차범국민대책회의와 함께 논의하고 있다.

빨리 노정교섭의 물꼬를 터야 국면전환을 할 수 있다. 어제(22일)도 정부는 노정교섭을 할 수 없다고 했지만 정부가 법정관리인들에게 뭐라도 줘야 교섭이 된다. 노정교섭이 어렵다면 노사정교섭이라도 진행하려 한다. 같이 앉혀서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니. 최대한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 19일 금속노조 서울상경투쟁 모습

쌍용차에서 전면적으로 정리해고가 실시되면 그 여파는 자동차 부품사는 물론 GM대우, 기아, 현대차에게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금속노조는 올해를 통합산별노조 완성의 해로 선언했기에 힘있는 투쟁을 하지 못하면 금속노조는 격랑에 시달릴 수도 있다.

맞다. 임원들은 물론 각종 회의단위에서 이 같은 내용에 동의했다. 애초 계획은 정리해고 신고가 들어가면 2~4시간 경고파업을 하려고 했다. 결정까지 했다. 하지만 큰 단위에서 발 빼버리고 사고 치면서 하지 못했다. 지역지부는 다 준비를 했는데. 원래 투쟁계획은 4월말, 5월초였다. 19, 20일 서울상경투쟁도 원래 이틀파업을 해 서울시내를 휘졌고 다니려 했지만 큰데서 발을 뺐다. 전체 조합원이 안 되니 5만이라도 조직하려 했는데 결국 1만이 됐다.

큰 투쟁을 만들지 못해 파업이 한 달이 넘어간 거다. 쌍용차 문제를 걸고 전면파업해 정부를 끌어내 담판을 지어야 했다. 솔직히 해답을 못 찾고 있다.

2001년 대우차 정리해고 투쟁과 비교하게 된다. 금속노조로 통합됐지만 완성차4사 노조가 금속연맹으로 있던 2001년 당시보다 강한 투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금속연맹 시절에는 완성차 4사 위원장이 결의만 하면 파업을 할 수 있었다. 금속노조로 통합을 한 후 임단협 시기를 올해 맞추는 과도기적 상황이라 투쟁을 잡기 어려운 점이 있다. 아직까지 노조가 노조도 아니고 연맹도 아니다. 완성차 사측의 금속노조 무력화 시도가 거센 이유도 있다.

19일 서울상경집회에서 정갑득 위원장이 “7월 투쟁할 준비가 다 됐다. 정부가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전면 투쟁에 들어갈 것이다”고 했다. 그러나 현대차지부는 파업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투쟁준비 정도는 어떤가.

집회 대회사를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다. 현대차지부가 안 움직이면 1/3이 빠져나간다. 현대차지부가 안 움직이면 기아차지부도 압박을 받는 게 사실이다. 9월에 금속노조 전체가 선거 시기라 시기적으로 쉽지 않다.

어쨌든 GM대우차지부가가 14일, 기아차지부가 16일 쟁의행위 조정신청을 내서 곧 중재가 떨어진다. 중재 시점을 시작으로 낮은 단계부터 투쟁을 시작하면 마무리단계에는 10만 명 정도가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태그

파업 , 정리해고 , 현대차 , 금속노조 , 쌍용차 , 우병국 , 완성차 4사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문교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허 공

    쌍용차 노조는 자신들의 사업장은 자신의 생존권을 지킨다는 결연한 의지로 임해야 한다. 아울러
    회사의 주인이라는 엄연한 책임감과 흐트러지지 않는
    단결과 회사 안에서 기필코 생존을 찾겠다는 각오로서,

    현재 노동단체에 전적으로 기대기 보다는
    대규모 정리해고 배경과 배후를 파악하는 면도 있어야 한다.

    동병상련해 온 그리고 자동차 산업이라는 첨예한 이해관계에
    있는 현대차 노조가 뒷전에 물러나 있어도
    어느 누구에게도 원망은 있어선 안된다.

    상부단체 금속노조와 국가 산업에 악영향을 끼치는 대규모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힘쓰는 모든 시민단체는 지속 측면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겠다.

    쌍용차 노조는 '회사의 주인'라는 각오로서
    아울러 단결에 흐트러짐 없이
    공장을 가동하려는 임직원을 들여 보내어 공장 가동을
    적극 검토할 것을 주문한다.

    그리하여 현 공장인원으로서 자동차 정상가동과
    이전의 생산능력 또한 있는지도 파악해 볼 필요도 있다.

    쌍용차 노조는 어느 누구보다도 회사를 살리려는 의지가
    강하며 어느 누구도 여기에 이의 제기 못한다.

    '회사의 주인'이라는 자부심과 절대 지지않는 대의명분으로서
    모든 계획을 검토하고 실행함에 있어
    공장 가동코자 하는 임직원의 출입 또한 적극 검토하고
    실행하는 면도 있어야 함이 주인된 자의 도리라 할 것이다.

    쌍용차는 SUV 차 생산에 있어 탁월한 기술과 독창성이 있슴이니
    정부와 채권단은 이를 간과치 말고 적극 지원해야 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