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을 지키고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세종호텔 노조

[나는희망뚜벅이다](4) 세종호텔 노동조합

세종호텔은 세종대 재단 소유의 수익사업체입니다.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사업에 일익을 담당해 온 세종호텔 노동자들이 지난해 9월부터 ‘부당전보 철회와 구조조정 저지, 민주노조 사수, 비정규직 정규직화, 외주화 반대’를 요구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1월 2일 세종호텔노동조합(이하 세종노조)은 노동조합(1975년 2월 설립) 역사상 처음으로 전면파업에 돌입해 호텔로비에서 점거 농성을 하며 굳건히 파업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세종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고 탄압으로 일관하는 배후에는 세종대 재단으로 복귀하려는 부패비리 사학의 전형인 주명건 전 이사장이 있습니다. 주명건은 교비로 부동산 투기, 공사비 과다 산정, 교수채용 부정 등 2004년 교육부 감사를 통해 113억의 회계부정과 158건의 잘못을 지적받고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대운하 최초 제안자이며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약한 주명건을 재단에 복귀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2009년 7월 세종호텔 회장으로 취임한 주명건은 무려 네 차례나 부서통폐합과 조직개편 등을 강행하며 야금야금 구조조정을 밀어 붙여 왔습니다. 주명건 회장의 이런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맞서 분명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저항하고, 비리재단 복귀를 반대해 온 우리 세종노조를 복수노조를 악용해 와해시키고 온갖 불법·부당한 탄압을 자행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입니다.


회사는 알량한 인사권을 내세우며 세종노조 핵심간부와 조합원들을 부당 전보하고 탄압했습니다. 11년 동안 호텔 프런트에서 일해 온 임신 5개월의 여성 노조간부를 식당 서빙업무로 부당 전보하더니, 지난 9월에는 노조 부위원장 등 조합원 4명을 또 다시 부당 전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10여 년간 교환업무를 담당해 왔던 여성 노조간부는 회사의 탄압에 못 이겨 회사를 떠나는 아픔도 겪어야 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회사는 2010년 단체협약을 통해 우리 세종노조와 합의한 ‘적정인원 충원’과 ‘1년 이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1년 넘게 거부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구조조정을 통해 일방적으로 인력을 줄이고 노동강도를 높여 이로 인해 퇴사가 늘어났는데도 인력을 충원하지 않아 세종호텔 노동자들은 어깨 인대가 찢어지고 무릎에 물이 차는 등 환자가 속출할 정도로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1년 이상 근속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되어 있는 우리 세종노조와의 단체협약을 깡그리 무시한 채, 3년을 일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내린 비정규직 차별처우 판정의 책임마저도 세종호텔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기까지 했습니다. 회사는 어떻게 해서든 정규직 전환을 회피해 일용직, 계약직 등 비정규직을 양산해 자신들의 호주머니만 채우려는 것입니다.

급기야 회사는 지난해 7월 복수노조 시행을 악용해 친 사용자노조(세종연합노동조합) 설립을 사주하고,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사주를 받은 많은 상급자들이 부서 내의 직위를 이용해 하급 직원들을 회유하고 협박해 세종노조를 탈퇴시키고 세종연합노동조합 가입을 종용했습니다. 세종노조는 210명의 조합원에서 불과 70명의 조합원만이 남은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회사가 일련의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민주노조를 탄압하고 와해시키려했던 음모가 드러났습니다. 주명건 회장 등 경영진이 세종호텔을 사유화하고 직원들을 용역화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주)세종서비스’라는 자본금 1억짜리 용역회사를 설립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주)세종서비스’는 객실과 식음료 영업장뿐 아니라 주차장, 룸메이드, 직원식당, 시설관리 등 세종호텔 전 부문을 ‘용역화’할 수 있는 회사입니다. 실제로 수많은 특급호텔들이 기업주의 탐욕을 위해 외주화하거나 용역으로 전환해 터무니없이 적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직원들을 내몰아 왔습니다. 이런 상황이 우리 세종호텔에서도 현실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사유화 음모는 지난 2003년에도 추진되었다가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반발과 저항에 부딪혀 중단된 전력도 있었습니다.

우리 세종노조는 회사의 탄압에 맞서 한 치의 물러섬 없이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지난 1년 동안 빼앗긴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권익과 노동조건 후퇴를 만회하고 민주노조의 전통을 지켜낼 것입니다. 세종노조의 투쟁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세종호텔 노동자 모두를 위한 투쟁입니다. 비록 소수노조라는 한계는 있지만 더욱 단호한 투쟁을 통해 세종노조 조합원뿐 아니라 세종호텔 노동자의 고용과 노동조건을 지켜낼 것입니다. 아무리 탄압이 거셀지라도 우리 세종노조는 굳건히 싸울 것입니다.

민주 시민 여러분! 회사의 탄압과 횡포, 불의에 맞서 싸우는 세종노조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주십시오.
태그

세종호텔 , 희망뚜벅이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흐망뚜벅이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