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7개월만의 귀환, 쌍차 무급자 첫 출근

무급자와 징계해고 승소자 등 480여 명 공장복귀

3년 7개월 만에 쌍용자동차 무급휴직자와 정직자, 징계해고 승소자의 공장복귀가 이뤄진 3월 5일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는 이들의 출근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쌍용차지부 해고자들은 공장 앞에서 무급휴직자들과 인사와 악수를 나누며 출근을 축하했다. 어디에도 무급자라는 표시는 없었으나 이날 다시 출근하는 무급휴직자와 부당 징계자들은 다른 쌍용차 노동자들과 쉽게 구별할 수 있었다. 정문에 오면서 신분증을 꺼내 공장 출입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대조적으로 무급휴직자들은 77일 쌍용차 투쟁 이후 새롭게 생겨난 정문 출입통제기에 신분증을 찍는 것을 낯설어하거나 당황하기도 했다.

[출처: 뉴스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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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자들의 손을 붙잡는 무급휴직자들의 표정은 다양했다. 먼저 손을 내밀며 함박 웃음으로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 눈시울이 붉어지며 해고자들과 잡은 손을 끝내 놓지 못하는 사람, 긴장감에 굳은 얼굴로 서둘러 들어가는 사람들까지...

무급자 A씨는 “늦게나마 공장복직이 이뤄져서 기쁘다. 남은 해고자 문제와 비정규직 문제도 빨리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고, 또 다른 무급자 B씨는 “기쁘기는 하지만, 송전탑에도 3명의 동지가 있고... 해고자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마냥 편하지만은 않다”며 미안한 마음도 내비쳤다. 부당 징계자였던 C씨는 “너무 오랜만의 출근이라 마치 첫 출근하는 기분이다. 공장이 낯설기까지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정리해고의 부당한 탄압과 공격으로부터, 희망퇴직의 회유와 협박으로부터 견디고 버틴 결과 쌍용차 휴무(무급)자들은 공장 복귀의 소망을 마침내 이뤘다”면서 “이번 휴무(무급)자 복귀로 노동자 사이의 관계회복과 인간다운 공장으로의 정상화, 나아가 갈등과 반목이 종식되는 계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정리해고의 부당함과 회계조작에 이은 희생자 발생에 대한 대책 마련 촉구로 요약되는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끊임없이 투쟁할 것”이라면서 “만에 하나 휴무(무급)자를 방패막이 삼아 우리들의 투쟁을 흔드는 행위에 앞장세우는 파렴치함을 보인다면 모든 책임은 회사에 있다. 쌍용차는 국정조사 수용과 해고자 복직 그리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출처: 뉴스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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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회사가 무급자 복직 약속을 조금만 빨리 지켰더라면, 소중한 생명을 잃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양동규 금속노조 부위원장도 “고 임무창 씨가 무급휴직자 임에도 오늘 함께 출근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4년 동안 정말 고생 많았던 무급휴직자들의 현장 복귀를 축하한다”고 밝혔다. 무급휴직자였던 고 임무창 씨는 2011년 2월 말 생활고를 비관하며 목숨을 끊었다.

김정우 쌍용차지부장은 “3년 7개월만에 무급자들이 현장으로 복귀한다. 1년 뒤 복직이라는 약속이 4년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무급자들을 따뜻하게 맞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3월 5일부터 공장으로 복귀한 무급휴직자 455명을 포함해 징계해고 승소자, 정직자 등 480여 명은 조를 나눠 앞으로 8주간 회사 교육을 받게 된다. 회사가 발표한 3월의 교육주제는 '소통 특강', '경영환경', '생각의 변화', '마음의 변화', '행동의 변화', '활기찬 직장생활' 등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교육과정에서 복귀자들에 대한 인권침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쌍용차시국회의나 인권단체 등은 교육과정에서 인권침해사례가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기사제휴=뉴스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