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판, 2천 5백명 노조원이 1백 50명이 되기까지

대우자판 10년걸친 부당노동행위 입증문서 공개돼


*2002년 5월 대우차 신차 발표회장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대우자판 노동자[사진제공:대우차영상패]

대우자동차판매(이하 대우자판)가 10여년 동안 노조 와해를 위해 치밀한 계획하에 조직적으로 노조탈퇴공작 등을 진행해왔음을 보여주는 문서가 발견돼 금속연맹이 부당노동행위로 국가인권위에 제소하고 "△대우자판 이동호 사장 구속 수사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착수 △국가차원의 대책"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에 공개된 3백여쪽에 달하는 대우자판 문서에는 대우자판이 본사차원에서 노조탈퇴 등 노조와해를 위한 계획을 치밀하게 작성해 각 영업소에서 전국적인 부당노동행위가 진행되었음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금속연맹은 17일 기자설명회를 갖고 "대우자판의 부당노동행위는 십여 년에 걸쳐 체계적인 계획하에 지속적으로 진행되었고, 특히 2001년부터 회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된 영업직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임금 개악안'이 노동조합 파괴 음모와 철저히 병행해서 추진되어 왔다는 사실이 문서로 밝혀졌다"며 "대우자판을 인권탄압과 부당노동행위 대표적인 사업장으로 지목하고 인권탄압, 부당노동행위를 뿌리뽑는 본보기로 삼아 노동부 고소고발, 1인 시위, 5월초 대규모 연대집회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자판은 조합원 개인별 성격, 가족관계, 종교 등 개인별 성향을 지속적으로 사찰해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지속적으로 노조탈퇴공작을 벌여 2천 5백명이던 조합원이 1백여명으로 줄어들었다.

대우자판노조 전병덕 위원장은 "영업소를 폐쇄하면 영업에 상당한 지장을 받게 됨에도 불구하고 본부장이나 회사임원이 직접 영업소로 찾아와 영업소를 폐쇄하겠다고 조합원을 협박하고, 지점장들이 노조를 탈퇴해야 영업소가 유지된다고 협박하는 일들이 계속 자행되었다"며 "조합원의 입금이 1-2일 늦는 것을 빌미로 공금유용으로 처벌하겠다고 협박하고 '저 사람 살리려면 니네가 노조탈퇴해라'고 노골적으로 노조탈퇴를 강요하는 일도 종종 벌어졌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또한 "이미 부당노동행위로 검찰에 기소된 것 중 상당수가 기소유예로 불기소처리되는 등 검찰은 시간을 끌며 부당노동행위를 처리하지 않고 있다"며 "사람이 바뀐다고 회사가 바뀌지는 않겠지만 이동호 현사장은 노조파괴를 위한 부당노동행위 모두를 주도했던 사람으로 이 사람이 처벌받아야지 대우자판의 부당노동행위가 그나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자판 이동호 현사장은 "노조는 회사발전에 기여할 때만 인정되고, 회사 정책에 조금이라도 반할 시 없애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10여년간 부당노동행위를 겪어온 대우자판 노동자들은 이번 노조의 문서 공개에 대해 "통쾌하다"는 반응과 함께 일부는 "어차피 다 알고 있던 사실인데 대단할 거 없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자판 사측은 이번 부당노동행위 제소와 관련, "본사 차원의 지시는 절대 없었다, 조합원 사찰자료는 파업기간에만 만들어왔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노조가 공개한 관련 문서를 부인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대우자판노조가 공개한 문서에는 노조탈퇴, 파업참가 방해 등과 관련 본사차원의 지시가 있었으며, 일상적인 노조사찰이 진행되어 왔음을 보여주는 부분들이 상당수 나오고 있다.

전 위원장은 "그동안 엄청난 부당노동행위들을 당해오면서 전국조직이라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매년 상경총파업을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의 상황을 겪어야 했다"며 "투쟁으로 해결안되는 것들이 법적으로 해결될 것을 기대하기도 했으나 법은 가진 자들의 솜방망이에 불과해 항상 우리 노동자들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결과로 점철되어 왔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또한 "이번에는 자료를 철저하게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대우자판의 불법 부당노동행위를 만천하에 공개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다"며 "이런 명확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대우자판 경영진이 처벌받지 않는다면 더 이상 할 말도 없고, 그동안 당해왔던 부당노동행위를 완전히 근절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대우자판은 GM대우자동차와 쌍용자동차를 판매하는 회사로 대우자동차와는 별도의 법인회사이다. 대우자판은 또한 창사 이래 계속 흑자를 내 2000년 1천 4백억원의 흑자, 2001년부터 2003년까지 6백억원 가량의 흑자를 기록해왔으며, 부채비율 70% 가량의 초우량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사진제공:대우차 영상패
대우자판, 2천 5백명 노조원이 1백 50명이 되기까지
대우자판의 노조파괴정책은 91년 대우자판 노조의대기업연대회의 파업이후 당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지시에 따라 노조파괴를 목적으로 이동호 현 사장이 대우자판 영업소장으로 부임해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동호 현 사장은 부임과 함께 영업소 조합원 전원을 노조에서 탈퇴시키고 관리자들에게 반노조 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이러한 노조파괴의 혁혁한 공으로 임원으로 승진한 이동호 현사장은 97년 8월부터 반노동조합조직으로 육성한 사조직을 중심으로 조합원의 노조탈퇴를 종용해 약 1년만에 1천여명의 조합원을 탈퇴시켜 2천 5백명이던 노조원이 1천 5백명으로 줄어들었다.

또한 탈퇴한 직원들을 중심으로 반노조 조직인 전문영업직발전협의회(이하 전발협)을 결성하고 조합원 및 영업소별 성향 분석을 통한 체계적인 노조파괴에 나서 영업소 폐쇄 협박, 징계협박, 인사발령, 금전적 우대, 관리자와의 인간관계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1천여명에 이르는 조합원이 노조를 탈퇴하게 만들었다. 이와 관련 98년 노동부 특감이 진행되었으나 당시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부당노동행위가 너무나 확실하다'며 노조의 추가자료 제출을 만류해 이중 서너개 영업소의 부당노동행위만 인정되고, 사무직 조합원 탈퇴강요, 반노조단체 결성 등에 관해서는 '협의 없음'으로 결론난 채 특감이 끝났다.

이후 2000년 대우자동차가 부도처리되자 이를 빌미로 2001년 임금체계 개악안(이하 SR 동의서)를 강요해 이를 거부하는 조합원들에게 퇴직을 강요해와 현재 대우자판 노조 조합원은 1백여명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SR동의서를 강요하며 조합원의 파업참여를 막는 과정에서 대우자판은 "강성노조원은 정리해고 대상, 정리해고 불법여부는 몇 년뒤에나 최종결론이 나고 그때가면 벌금 몇 푼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대우자동차 정리해고자들처럼 비참한 모습을 당하고 싶냐"고 조합원에 대한 협박 역시 서슴치 않았다. 이때 노동부는 이미 정리해고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대우자판에 통보한 상황이었다. SR 동의서는 고정급을 1/4로 줄여 상여금 없이 월 40만원이 삭감되는 임금체계에 동의하라는 내용이다.

파업방해부터 노조탈퇴까지, 3백쪽에 달하는 부당노동행위 입증문서
대우자판이 본사차원에서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노조와해 공작을 펼쳐왔다는 사실은 수많은 문서에서 확인되고 있다.

대우자판은 노조의 상경총파업과 관련해 설득논리, 현장, 본사 차원의 대응방안을 마련해 노조의 상경총파업을 막기 위한 행동지침을 내렸으며, 이중에는 경검찰, 노동부, 국회에 사전로비를 했음을 보여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대우자판은 회유, 협박을 해도 파업참석율이 높은 영업소의 경우 직장폐쇄를 강행했다. 경찰은 또한 당시 노조의 상경파업기간동안 대우자판 본사에 상주하면서 조합간부 및 조합원에 대한 고소고발, 소환장 발부 등으로 노조의 활동을 압박하고, 2001년 5월에는 특별한 사유도 없이 노조간부 10명에게 긴급체포영장이 발부되기도 했다.


"50%이상 파업참여시 직장폐쇄"[노조가 공개한 부당노동행위 입증문서 중]
상경총파업(3차) 관련 대응방안 - 2002년 1월 작성
△설득논리 : SR체계 및 정리해고에 대한 회사 입장 불변 /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1년 → 정리해고자들의 고통스런 삶 설명 → 노조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는 상태
△현장 대응방안 : 압박책-거점폐쇄 진행, 정리해고 임박, 회사입장 불변 / 유인책 - 비공식적 희망퇴직 조치, 대리점 전환시 적극 협조 / SR 미 전환자 중심의 정리해고 예정, 아무런 성과없는 무모한 노조의 상경총파업 / 장기간 파업에 따른 금전적 손실(상대적으로 노조 간부의 공식적 임금 손실은 없음)
△ 본사 대응방안 : 유관 기관(경찰, 검찰, 노동부, 국회)에 대한 회사상황 및 입장 설득 계속 /비공식적으로 정리해고자에 대한 퇴로 (대리점 or 경쟁사 취업)차단 / 대리점협의회의 '실적부진자(정리해고자) 취업 불가' 입장 표명 유도 / 정리해고자 = 실적부진 + '강성 노조원' 홍보

「임금구조 개편」 관련 현장관리 주의 : 조·석회 시간 또는 개별면담시 조합간부 및 조합원들이 퇴직강요 등 불법행위에 대한 체증를 준비하고 있으니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

개별동의 관련 노조 집단행동 시 거점장 관리지침 : 거점장들께서는 상경총파업 등 노조 행동에 직원들이 참여하지 않도록 서전에 적극적으로 설득해 주십시오 / 영업소 인원 중 50% 이상이 집회에 참석할 경우 ⇒ 직장폐쇄 조치 및 본사/본부 차원 특단의 조치 강구

全본부장님들께 : ......... 이탈한 조합원들이 합류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여 주시기 바라며, ....... 무모한 상경 파업임을 재차 주지시며 상경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현자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사진제공:대우차영상패
대우자판은 각 영업소별로 조합원의 개인 성향, 노조탈퇴 가능성, 각 조합원의 노조탈퇴일자, 탈퇴공작 등이 자세히 기술된 노조사찰자료가 작성해 본사에 보고해왔다. 또한 조합의 간부는 특별관리해 위원장과 직선간부는 회사 임원이 직접 관리하고, 대의원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지점장 통제가능여부를 A,B,C 또는 ○△×로 분류해 관리해왔다.

각 영업소장들은 "부임후 제일 잘한 일 : 전직원 노조탈퇴시킨 일, 부임후 제일 안된 일 : 2명 노조가입" 등 업무중 노조탈퇴공작을 중요한 비중으로 보고해왔으며, "상무님께, 노조탈퇴로 조직 안정 도모, 현재 10명 조합원을 더 탈퇴시켜야 하는데도 못했던 것은 소극적인 저의 업무였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노조탈퇴에 매진할 것을 다짐해왔다.


대우자판 각 영업소장 업무보고서 : 조합원 및 대의원의 사찰자료와 노조탈퇴를 업무성과 중 가장 잘한 일로 보고
서울 2본부 조합원 현황-1999. 09. 01현재
이○○ 현 대의원 명목상 조합활동 유지하고있으나 조합탈퇴의사 전혀 없음,
황○○ 개별접촉을 통하여 탈퇴 설득 작업 중,
안○○ 조합 재가입자들로서 출장소장이 지속적으로 탈퇴 설득하고 있으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

서울 1,2본부 노동조합 대의원 현황
장○○, 최○○, 다소 과격한 성격으로 깊은 관찰을 요망 '98년 집회 및 파업에 적극 동참, 성북출장소 폐쇄 관련하여 장기간 이동 거부, 지점장 통제 가능여부 ×

상무님께 - 영업소장 보고서, 2001년 9월
부임후 제일 잘한 일 : 97년 11월 중부영업소 전직원 노조탈퇴시킨일
부임후 제일 안된 일 : 2001년 중부지점 부임후 2명의 노조를 가입된 일(1명 탈퇴) (반드시 탈퇴시키겠습니다.)
향후 3개월간 영업소, 영업실 운영계획 : 3개월안에 노조원 탈퇴케 함
본인의 진로 : 노조원의 노조탈퇴로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겠음.
부임후 잘한 것 : ......... 노조원이 처음 18명에서 현재 5명 탈퇴 퇴사 3명.......
부인후 못한 것 : ......... 현재 10명의 조합원을 더 탈퇴를 시켜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못했던 것이 소극적인 저의 업무였다고 생각합니다.


대우자판은 98년 만든 전발협에 대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노조와 임단협 협약시 마치 전발협과 교섭을 하여 합의한 것처럼 직원들을 속이기도 했다. 대우자판은 노조와의 임단협 교섭시 관련정보를 계속 전발협 측에 알려주면서 노조와의 조인식이 있을 시점이 되면, 전발협이 "회사와 합의되었음" 등의 선전물을 내면서 마치 회사와 노조가 아닌, 회사와 전발협이 임단협을 진행하는 것처럼 속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입사원 교육기간 중 전발협 교육을 실시하고 전발협 가입을 강요하며 노조가입을 방해했으며, 조직적으로 신입사원들의 전발협, 노조가입현황을 보고해왔다. 또한 '노사관련 지점장 회의'를 열어 관리자에게 노조의 공청회, 유인물 부착, 팩스사용 등을 불법행위라고 교육하고, "리본 착용시 주동자 체크, 경고, 당직 제외, 머리띠 착용시 시간공제, 식대, 교통비 공제, 경고장 발송" 등 노조활동시 업무적인 불이익을 주도록 교육해왔다.

SR동의서를 강요했던 2002년에는 "조합원이 근무하는 영업소를 폐쇄시켜 전시장도 없는 시골어촌의 가정집 2층에 마련한 영업소로 이동시키고 이를 다시 폐쇄해 조합원 전원을 퇴직시킨다"는 등의 조합원 퇴직계획이 본사차원의 지시에 의해 전국적으로 진행되었다. 대우자판은 이에 따라 현재까지도 조합원의 정상영업을 방해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우자판은 조합원이 근무하던 영업소 43개 중 37개를 폐쇄하고, 전시장도 없는 골목길 슈퍼, 통닭집 2,3층으로 조합원을 인사발령냈으며, 조합원은 당직, 인센티브 지급에서 제외해 이중 상당부분이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조합 간부 등을 무차별적으로 고소고발해 이중 10명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돼 4명이 구속되고, 대우자판노조 위원장은 11개월째 인천답동성당에서 농성을 진행중이며, 노조 및 노조간부에 대한 손해배상 및 가압류로 13억 9천여만원의 가압류가 진행중이다.

현재는 조합원의 퇴직을 유도하기 위해 거액의 위로금을 지급해 조합원에게만 퇴직위로금으로 5천만원 이상을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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