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방송의 사회적 책임 방기하는 것

[인터뷰] 최태환 언론노조 선전홍보국장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 통보 이후 가장 긴장한 곳이 방송 미디어 진영 아닐까. 바로 다음 수순으로 거명 된 것을 비롯해 한-미FTA협상 개시에 앞서 미 무역대표부(USTR)가 ‘세계무역장벽보고서’를 통해 수년간 한국의 영화, 방송 산업에 대한 무역장벽을 언급해 왔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의 기조가 한-미FTA 협상 테이블로 고스란히 옮겨질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에 그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7일 ‘한미FTA가 방송분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긴급 토론회를 연다. 노동조합, 언론 사회운동 진영 등 방송 영역이 머리와 뜻을 모아야 할 시기가 절박했음에 대한 첫 발을 내딛는 자리이도 하다. 16일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는 최태환 언론노조 선전홍보 국장을 만나 'FTA 협상과 방송미디어 시장의 개방'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모든 것이 무역장벽이 되는 상황

미 무역대표부(USTR)의 ‘세계무역장벽보고서’는 방송법 시행령 제 57조 ‘국내제작 방송프로그램의 편성’에 따라 방송위원회가 매년 고시하는 ‘방송프로그램 등의 편성 비율 개정 고시’가 무역장벽 이기 때문에 철폐되어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규정에는 각종 방송의 쿼터제가 명문화 되어 있다. 또한 보고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 참여 규제를 풀어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방송은 엄격한 쿼터제로 규제하고 있다. TV의 경우 국민들에게 일상적으로 직접 닿는 생활미디어 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방송은 지상파방송, 케이블TV, 그리고 위성방송 3개 사업부문으로 나뉜다. 지상파 방송으로는 공영방송인 KBS와 MBC가 있고 민영방송으로는 SBS와 지역 지방 민영방송들이 있다.

이하는 최태환 선전홍보 국장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의 ‘세계무역장벽보고서’가 한국의 영화, 방송 산업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부분들이 무엇인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소유지배 제한 규정을 풀어달라는 것 둘째는 한국광고공사(코바코; KOBAKO) 체계를 해체하고 광고시장을 개방해 달라는 것 셋째는 방송쿼터제를 낮춰 달라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케이블 방송 중 외국 사업자들이 직접들어와 있는 방송에 제한되어 있는 규제 규정을 풀어달라는 것이다.

현재 케이블TV에는 외국인 지분을 49%로 제한하고 있고, 위성방송의 경우는 외국인 지분 참여율을 33%로 제한하고 있다. 이런 비율 규정을 낮춰 외국인들의 참여의 길을 열어달라는 것이다. 이런 지분제한의 규제가 풀어졌을 경우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 방송의 경우 안테나 달고 직접 보는 직접수신율이 많이 떨어진다. 80%정도가 위성이나 케이블TV에 가입해서 지상파를 보고 있다. 한국방송도 한국 사회의 메커니즘이 만들어지는 기간 산업인데 바로 지상파의 소유제한 규제를 직접 풀지 않더라도 위성방송이나 케이블TV의 제한 규제가 풀림으로 인해 같은 아니 더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방송이라는 기간 산업을 외국자본에게 내주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소유지배구조의 규제 완화는 외국자본들이 한국사회의 네트워크을 장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최근 하나로통신텔레콤, 오리온 전기, 외환은행 등 인수 후 발전, 육성시키는 투자는 고사하고 오히려 구조조정으로 기업 가치만 올려 놓고 곶감 빼먹듯 차익만 남기고 빼가는 외국자본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외국자본이 케이블이나 위성방송을 장악해 대주주가 됐을 경우 한국 방송이 외국자본에 의해 좌지 우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런 기업사례들에서도 드러나지 않는가. 설령 지상파에 직접적으로 안들어온다 하더라도.

이렇게 들어온 자본들의 경우는 수익을 내기 위해 혈안일 수밖에 없다. 결국 지금의 방송 생산도 프로덕션 형태의 외주가 많은 상황에서 경영효율화를 얘기 하며 구조조정을 단행 할 경우 방송 노동자, 언론 노동자들의 경우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의 방송시장 규모가 중국에 비하면 턱없이 작을 수 있다. 그러나 외국자본들의 경우 한국은 네트워크 사업이 되는, 잠재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기 때문에 지분제한을 풀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현재 케이블TV의 채널이 방송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전화 및 인터넷 서비스 지원도 가능해 진다. 한국이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 물적 조건 속에서 이런 기술적인 기반이 한국 시장을 탐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미국 컨텐츠 사업자들의 경우 미국내 내수 시장에서 성장이 어려우니 외국으로 나가자는 주의가 있는데 한국의 물적 토대와 홈네트워크나 아이피TV 등 방송 통신이 하나의 TV 라는 단말기로 이뤄질 수 있는 기술적 토대가 있으니 앞으로 차세대 방송 서비스 산업의 비중과 국제적인 시험판으로의 가능성을 고려해 잠재적인 시장 가치를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해외 자본이냐 국내자본이냐 구분할 필요도 없겠지만 이런 자본들의 경우는 방송영역에서 지켜져야 할 공공성과 방송의 의무를 방기할 가능성이 높다. 방송은 사회적 합의 속에 진행되는데 쉽게 돈 벌러 들어오는 자본들이 그런 책임감을 느낄지도 의문이다. 결국 방송의 상업화, 이윤추구가 가속화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영효율화를 말하는 외국자본에게 사회 공공적 책임이 먹히겠는가

다른 측면에서 이들이 보기에는 한국광고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광고시장이 미개척된 시장인 셈이다. 현재는 한국광고공사(코바코)가 광고 영업을 대행해 주며 방송사, 지상파, 케이블 등을 조절해 광고의 균형을 맞춰 주고 있다. 물론 코바코의 탄생이 방송사 장악을 위한 군부 정치의 산물이라는 역사적 한계도 있지만, 광고독점을 조절해 방송이 자본으로부터 독립될 수 있도록 한 순기능의 역할도 해 왔다.

바로 이 공사 형태의 국영기업을 해체하라는 요구가 있는데, 이는 결국 광고시장을 풀어라는 요구다. 이렇게 되면 방송이 말 그대로 광고를 따내기 위한 방송이 되게 될 것이다. 모든 방송이 광고를 받기 위해 광고주를 의식할 수밖에 없고, 광고를 많이 받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편성하게 될 것이다. 또한 광고 단가도 가격 조율 없이 천차 만별이 되게 될 것이다.

물론 광고시장을 코바코 중심의 독점 체제로 놔둘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이견이 있는데 충격을 최소화할 방안들이 현재 논의가 진행중이기도 하다. 이는 한-미FTA협상과 별개의 논의다.

쿼터제, 풀리다 보면 거스를 수 없게 된다

그간 가장 많이 알려진 사실이 방송쿼터제 비율을 조절에 대한 요구인데, 지상파의 경우 외국 프로그램이 20% 넘을 수 없게 규정되어 있다. 80%이상을 국내 제작된 프로그램으로 방영해야 한다. 이는 국내 생산 프로그램을 제작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다. 현재 외국 프로그램이 실제 20% 규정에도 못미치고 있어 당장은 위협적이지 않을지 모르나, 외국의 예를 보면 쿼터가 정당함에도 불구하고 풀리다 보면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뉴질랜드나 대만의 예를 통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케이블이나 위성 채널 중에는 외국 사업자들이 방송위원회의 허가를 득해 외국 방송을 직접 방송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CNN 뉴스 채널이나 디즈니 채널들이 이 같은 경우라 할 수 있다. 현재는 직접 전송을 하더라도 더빙을 못하게 하거나 편집을 못하게 하는 등의 규제 규정이 있다. 한-미FTA 협상에서는 이런 방송에서 더빙해 방송할 수 있게, 한국 사람들이 좀 더 볼 수 있는 방송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방송은 사회 공공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송을 해야 한다. 말초적 감각만 자극하는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 제공, 사회감시 기능 등 사회 공익적 담론을 생산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 받고 있다. 또한 방송위원회라는 기구나 사회단체들을 통해 사회적으로 감시를 받으며 규율과 통제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공공성과 공익성이 추구되는 것이다.

그러나 방송의 소유지배 구조가 풀려 외자들이 들어오고 안정적으로 방송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닌 경영효율화만을 주창하고, 광고시장 개방을 통해 상업적 이윤 추구를 용인하게 되면 방송의 견제와 균형은 무너지는 것이다. 이는 시청자 국민들에게도 영향을 끼치지만, 종사 노동자들에게도 불안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또한 일부 방송들이 이렇게 할 경우 방송의 경쟁 구조 때문에 급속도로 상업화 되는 경향이 확산, 가속화 될 것이다. 결국 상품, 광고를 쫓는 방송이 생산되고 그것을 볼 수 밖에 없는 시청자, 그것을 생산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비극이 시작되는 것이다.

영화인들이 지금 스크린쿼터 축소 때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문화다양성협약이 영화에만 해당되는 규정이 아니다. 이 협상은 국제 통상과정에서 문화 상품의 예외 인정한 것으로 영화, 시청각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아직은 자료나 외국사례들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다양성 협약을 바탕으로 외국 사례들을 모아가며 한-미FTA협상 진행과정 내내 계속 공론화 시켜가야 할 것 같다. 지금 부터가 시작인 셈이다.

방송프로그램등의 편성비율 개정고시 제 2005 - 2호

1. 국내제작 방송프로그램의 경우

가. 지상파방송 사업자
1) 교육방송(EBS): 해당 채널의 매 분기 전체 텔레비전방송 프로그램 또는 라디오방송 프로그램 방송 시간의 100분의 70 이상.
2) 교육방송(EBS)을 제외한 지상파방송 사업자: 해당 채널의 매 분기 전체 텔레비전방송 프로그램 또는 라디오방송 프로그램 방송 시간의 100분의 80 이상.
나. 종합유선방송 사업자 및 위성방송 사업자
: 해당 채널의 매 분기 전체 텔레비전방송 프로그램 또는 라디오방송 프로그램 방송 시간의 100분의 50 이상.
다. 방송채널 사용 사업자(지상파방송채널 사용 사업자 제외, 이하 동일)
: 해당 채널의 매 분기 전체 텔레비전방송 프로그램이나 라디오방송 프로그램 방송 시간의 100분의 40 이상.

2. 국내제작 영화의 경우

가. 지상파방송 사업자: 해당 채널의 연간 전체 영화 방송 시간의 100분의 25 이상.
나. 종합유선방송 사업자·위성방송 사업자 및 방송채널 사용 사업자: 해당 채널의 연간 전체 영화 방송 시간의 100분의 25 이상. 다만, 종교를 전문으로 편성하는 방송 사업자의 경우는 해당 채널의 연간 전체 영화 방송 시간의 100분의 4 이상.

3. 국내제작 애니메이션의 경우

가. 지상파방송 사업자: 해당 채널의 연간 전체 애니메이션 방송 시간의 100분의 45 이상.
나. 종합유선방송 사업자·위성방송 사업자 및 방송채널 사용 사업자: 해당 채널의 연간 전체 애니메이션 방송 시간의 100분의 35 이상.
다. 교육 또는 종교를 전문으로 편성하는 방송 사업자는 가호와 나호의 규정과관계없이, 다음의 규정에 따른다.
1) 교육을 전문으로 편성하는 방송 사업자: 해당 채널의 연간 전체 애니메이션 방송 시간의 100분의 8 이상.
2) 종교를 전문으로 편성하는 방송 사업자: 해당 채널의 연간 전체 애니메이션 방송 시간의 100분의 4 이상.

4. 국내제작 대중음악
해당 채널의 연간 전체 대중음악 방송 시간의 100분의 60 이상.

5. 수입한 외국의 영화, 애니메이션, 대중음악 중 한 나라에서 제작된 영화, 애니메이션, 대중음악: 해당 채널의 매 분기 전체 영화, 애니메이션, 대중음악 방송 시간의 100분의 60 이내.
태그

방송 , 한-미FTA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라은영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