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 2일차 KTX지부, 철도유통-철도공사 항의방문

이철 사장은 면담 않고 자리 피해, 오후 6시 집단 해고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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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X지부가 농성중인 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 철문과 담장에는 조합원들이 매단 노란 천이 나부끼고 있다.

3월 9일 한국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농성을 시작한 KTX지부가 9일 밤에는 서울지역본부의 시멘트 바닥 위에서 잠을 자고, 10일에는 서울역 주변에 위치한 철도유통과 철도공사(구) 건물 항의방문을 가졌다.

농성 2일차를 맞이한 KTX승무원들은 김밥과 컵라면으로 아침 식사를 한 후, 이철 사장에게 보내는 엽서 쓰기, 대자보 등 선전물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가졌다. 또한 한국여성민우회, 한국YWCA 등을 방문해 지원을 호소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철도공사과 철도유통의 탄압 실태를 호소하기도 했다.

'우리 소관 아니'라는 철도공사, 문 걸어잠근 철도유통

  문자메세지로 해고 통보를 보내고 있는 철도유통에 항의방문했지만 출입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오후 2시 30분 경에는 50여 명의 승무원들이 농성장을 나와 철도유통까지 행진, 항의방문을 가졌다. 철도유통 건물은 출입구가 모두 잠겨 있는 상황이었고 철도유통 관계자들은 유리문 너머로 조합원들을 바라보기만 할 뿐 대화 요구를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조합원들은 뿔피리를 불고 구호를 외치는 등 항의를 표시한 후 철수했다.

이어 서울열차승무사무소를 방문했다. 이곳은 KTX승무원들이 열차 시각을 확인하고, 제복을 갈아입고, 승무 대기하며 노동조합 사무실이 있기도 한 곳으로, 최근 파업 대오에서 이탈한 소수의 승무원들에게 아르바이트생 등 투입할 대체인력에 대한 교육을 맡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항의차 찾아간 것이다.

오랫만에 찾아간 일터에 반가와할 새도 없이, 조합원들은 노동조합 게시판에 사측의 보도자료가 붙어있는 것에 분노해야 했고 개인 라커룸까지 사측에서 손댄 흔적이 있는 것에 격렬히 항의했다.

'승무부'에 있던 세 명의 직원은 "몇 명이 복귀했으며 복귀자에게 어떤 일을 시키고 있느냐"는 조합원들의 물음에 "모른다"는 말로 일관했다. "'코세아'(승무원 지망생 교육원)에서 아르바이트를 데려온다는 말이 사실이냐", "복귀자들 급여는 어떻게 지급하는가", "월 200만원 임금에 판매는 시키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며 회유한다는 말을 복귀자로부터 들었다" 등등 조합원들의 질문이 터져나왔지만 해당 관리자는 "아는 바 없다"는 말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KTX승무본부를 찾아가 복귀 회유와 협박에 대해 항의하고 있는 조합원들

  KTX승무본부 사무실에 비치되어 있는 '업무복귀신고서'

"우리는 어디에 가서 누구와 대화하란 말인가"

민세원 지부장은 "이미 복귀자들이 괴로워하면서 다 실토하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냐"면서 항의한 후 직접 복귀한 조합원들을 찾아 나섰지만 만나지 못했다. 민세원 지부장은 기자들을 향해 "복귀자들은 사측의 온갖 회유와 협박 때문에 복귀한 불쌍한 사람들이다"라면서 "지금 사측은 복귀자 50명이 채워지면 일을 시켜준다는 야비한 제안을 복귀자들에게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어 "어제 철도공사 여객사업본부장과 통화했더니 '우리 소관이 아니니 철도유통에 가서 말하라'고 해서 철도유통에도 갔지만 보다시피 문 걸어잠그고 외면당했다. 우리는 어디에 가서 무슨 얘기를 해야 하나. 이런 것이 위탁의 현실이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50여 명의 조합원들이 서울열차승무사무소를 항의방문하던 중, 한국철도공사 옛 건물에 이철 사장이 있다는 급보가 들어왔다. 이에 긴급히 자리를 이동, 구 철도청 로비에서 30여 분간 연좌농성을 벌였지만 이철 사장은 긴급히 자리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 사장이 왔다는 소식을 들은 KTX지부 조합원들이 구 철도청사 로비에서 연좌하고 대화를 요구했다.

  이철 사장이 자리를 피한 관계로 만남이 불발에 그친 후, 조합원들이 철도공사 건물을 나와 농성장으로 돌아가고 있다.

KTX지부 방문에 이철 사장 '긴급 피신'

민세원 지부장은 "이철 사장은 대전과 서울, 양쪽에 사장실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도 하면서 어떻게 우리 승무원들에게 한번도 얼굴을 보이지 않을 수가 있었나"라고 규탄하면서 "이철 사장은 파업에서 복귀하면 만나주겠다고, 지금은 불법적 행동을 하고 있으므로 만날 수 없다고 하는데 지금 누가 '불법'을 운운하나"라고 항의했다.

이후 KTX지부는 농성장인 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 앞마당에서 오후 5시에 투쟁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철도공사가 제시한 직위해제자 70명의 복귀 시한인 오후 6시가 가까워지고 있어 집단 해고 사태를 앞두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은 10일 오후 3시부터 해고철회와 KTX관광레저 위탁 철회를 요구하는 교섭을 용산역에서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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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파업 , 철도 , 민세원 , 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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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비한 넘

    이철, 돌아온 사형수라고 강북에서 국회의원으로 데뷔할 때가 있었는데, 권력의 맛도 보고, 사장의 맛도 보니 이제 야비한 넘이 되었구나! 직권중재라는 악법도 법이니까 불법 상태라서 대화를 못 하겠다고 했다는데, 너의 사면복권이 당시 군부독재자들이 법을 잘 지켜서 해 준 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겠지. 민중들의 민주화를 향한 가열찬 투쟁이 있었기 때문이었지. 과거를 돌아 보고 현재를 성찰하라. 이제 살 날들도 남지 않고, 다들 늙어 가는 처진인데, 남은 인생을 더 더럽히지 말거라! 불쌍한 넘 같으니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