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변혁을 촉진하는 세계화 운동, 미디어도 함께”

[참세상포럼] 홍석만 참세상 사무처장 인터뷰

“자유무역체제나 신자유주의적인 삶의 방식이 아닌 다른 형태의 삶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당장 신자유주의 세계화 공세도 막아야 하고 전쟁도 막아야 한다. 그래서 세계화 반대투쟁이 사회변혁을 촉진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는데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진보적 담론을 생산하기 위해 설립된 ‘참세상’은 오는 31일부터 이틀 동안 미국, 스페인, 홍콩 등 대륙별, 언어권별, 매체별 진보언론들을 초청해 국제포럼을 개최한다. 이름하야 ‘미디어, 민중의 꿈을 품다’, 주제는 ‘변혁의 세계화와 대안미디어’다.

반세계화, 대안세계화,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등 이른바 미국식 세계화에 맞선 운동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참세상이 국제포럼에서 메인테마로 꼽은 ‘변혁의 세계화’는 남달리 낯설다.

“도대체 변혁의 세계화라는 것은 무엇인지” 국제포럼 기획과 관련 세부 질문에 앞서 '변혁의 세계화'에 대한 궁금증이 우선한 것은 낯설은 용어에 대한 일종의 예의, 이번 국제포럼의 기획을 맡은 홍석만 참세상 사무처장은 “최근 볼리비아는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정부가 선출되면서 단순한 반세계화나 대안세계화 보다는 사회변혁을 촉진하는 세계화 운동에 대한 고민이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보았다”며 “미디어 영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회변혁을 촉진하는 세계화 운동에 대한 고민에 미디어도 빠질 수 없다. 그러한 점에서 ‘참세상’은 ‘민중언론 참세상’이라는 매체를 통해 담론을 전달하는 역할 외에도 담론 생산을 목표로 수요포럼과 같은 형태의 토론회를 개최, 홍석만 사무처장은 “담론 생산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변혁의 세계화와 대안 미디어 국제포럼’은 오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참세상 주최로 개최된다. 이번 국제포럼에는 미국의 Znet의 마이클 앨버트 편집국장과 스페인 최초의 대안언론 Rebelion의 까를로스 마르티네스 공동편집장, 홍콩의 Inmedia 오이완 공동편집자, 미국의 독립미디어운동의 대표격인 Indymediacenter 등이 패널로 참석한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행사 제목이 변혁의 세계화와 대안 미디어인데, 왜 변혁의 세계화라 하였는가?

WTO와 IMF, APEC과 같이 자본의 초국적 기구들 반대투쟁을 많이 진행해 왔다. 그러는 동안 대안적인 사회에 대한 고민을 사람들이 같이 하게 되었다. 저쪽에서는 ‘대안은 없다(TINA, There Is No Alternative)’고 했지만 우리는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세계사회포럼도 만들어지고 자유무역체제나 신자유주의적인 삶의 방식이 아닌 다른 형태의 삶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좀 먼 미래가 아닌가? 당장 신자유주의 세계화 공세도 막아야 하고 전쟁도 막아야 한다. 그래서 세계화 반대투쟁이 사회변혁을 촉진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는데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남미에서는 좌파정부가 등장하면서 이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물론 모든 남미 정부가 그런 것은 아니다.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처럼 경제적으로 시장주의를 더 강조하는 정부도 있다. 하지만 사회적 공공성을 위해서 의료와 교육 시스템을 바꿔 나가는 베네수엘라도 있고 쿠바의 농업혁명은 기적에 가까울만큼 경이롭다고 본다. 최근 볼리비아는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정부가 선출되면서 단순한 반세계화나 대안세계화 보다는 사회변혁을 촉진하는 세계화 운동에 대한 고민이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보았다. 미디어 영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해외에서 초청되어 오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어떤 사람들인가?

대륙별, 언어권별, 매체별로 사람을 선정해서 초청하는 문제가 쉽지는 않았다. 기획단계에서 수차례 변경되기도 했고 섭외가 잘 안된 경우도 있었다. 아무튼 이번 초청자들은 여러 가지 고려 속에서 초청되었는데, 먼저 Znet과 Zmagazine으로 잘 알려져 있는 마이클 앨버트 씨가 초청되었다. 영어권 진보저널이며 나름대로 미국적 시각을 대표한다고 보았다.

두 번째로는 리벨리온(Rebelion)이라는 스페인어로 된 진보저널이 있는데 이 쪽을 초청했다. 사실 우리가 스페인어와는 별로 친하지 않아서 잘 모르는데, 스페인어권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웹싸이트이고 유럽좌파와 남미쪽을 주 독자층으로 삼고 있는 곳이다. 영어권 지식인들도 글을 보내지만 스페인어권의 진보적 지식인들의 분석적 글도 매우 많은 곳이다. 리벨리온 공동편집장인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씨를 초청하였다.

세 번째로 인미디어(Inmedia)라고 홍콩의 시민미디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쪽은 아예 상근자로 없이 시스템만 갖춰져 있고 실제로 시민기자들이 기사를 올리고 운영하는 곳이다. 인미디어는 작년 홍콩 WTO반대투쟁 과정에서 한국 측과 매우 긴밀히 연대하였던 곳으로 이번에 아시아지역의 진보적 공동웹싸이트 구축을 제안하려고 한다.

네 번째로 인디미디어센터(IndyMedia Center)를 초청했다. 이곳은 반세계화 동원투쟁 과정 속에서 탄생한 독립적 미디어 운동가들의 연합체로 보면 된다. 여러 나라에서 투쟁이 진행될 경우 자발적으로 인디미디어 싸이트에 글과 기사 사진과 동영상 등을 알리고 여러 투쟁의 진행과정을 상세히 알려줘왔다. 그야말로 독립미디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텔레수르(teleSur)를 초청하려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패했는데, 섭외하는 과정이 무척 힘들었다. 말도 잘 안통하고 전화나 메일도 잘 되지 않았다. 아무튼 이쪽은 중남미 국가의 연합위성방송으로 보면 된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이 주도하여 중남미 국가들이 출자하여 공동으로 만든 위성방송인데, 미국의 CNN에 맞서기 위해서 만들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스페인어로 방송하고 각국에서 컨텐츠를 제공받고 있다. 아무튼 이번에 오지 못해서 대단히 아쉽다.

이번 포럼을 통해 남기고 싶은 것은

이번 포럼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아무래도 참세상이 인터넷 언론이기 때문에 인터넷 언론의 국제연대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다른 매체들 보다 인터넷 언론 쪽의 연대가 약하다. 공동체 라디오의 경우 국제적인 조직도 있고, 영상 매체의 경우 주로 인디미디어센터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인터넷 언론이나 저널 쪽은 별로 연대도 없다. 여러 사안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을 이쪽에서 담당해 줘야 하는데 각자 개별적으로 하다 보니 아쉬움이 많이 남게 되었다. 게다가 언어도 서로 달라서 소통하는데도 심각한 장애를 갖고 있어서 더욱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올해 각 대륙별 사회포럼이 열리는데 최대한 집중해 보고 내년 초 세계사회포럼에서 인터넷 언론들의 국제연대에 대한 워크샵을 열어 봤으면 한다.

이를 위한 한국 측에서도 준비를 해야 하는데, 예전에 base21이라고 한국 사회운동 소식을 영어로 알려줬던 공동 싸이트가 있었는데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이런 형태의 사회운동 공동싸이트를 보다 책임있게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우리도 최소한의 것들을 할 수 있고 해외의 주요한 글들과 교류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FTA 대응을 얘기할 수밖에 없는데 한-미간 국제연대를 확장해 보는 계기로 삼고 싶다. 특히 미디어 분야 자체의 대응도 필요한 만큼 대안 미디어 진영에서 공동의 과제를 삼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참세상에서 하고자 하는 일은?

참세상은 진보적 담론의 생산하기 위해서 설립되었다. 그런 점에서 민중언론 참세상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기사나 영상, 방송 등을 통해 분석하고 전달하는 것 외에도 담론 생산 자체가 목표가 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앞으로 수요포럼 같은 토론회를 통해 담론 생산에 주력할 예정이다. 그리고 어차피 참세상은 사회운동의 자산을 깔아주기 위해 만들어 졌다. 여러 운동이 활성화되기 위한 인프라, 새로운 사회운동의 실험들을 지원하고 이와 관련된 협력체계를 잡아 나가는데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국제포럼에서 다루는 주제는 어떤 것들인가?

사실 이틀간의 짧은 포럼이지만 다루는 주제는 대단히 방대하다. 먼저 그동안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운동의 한계들을 점검하고 그 속에서 대안 미디어 운동의 과제를 뽑아 보고자 한다. 이건 개막토론에서 다룰 건데 첫째, 반세계화 운동의 이념적 지향을 구체화 하는 문제 둘째, FTA 등 양자간 협정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자간 또는 역내(대륙간) 대응에서 양국간 협정 체계에 대한 대응을 확대하는 문제 셋째, FTA 국면 속에서 대안 미디어 진영의 역할을 구체화 하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집중토론으로 3개의 워크샵을 준비했다. 첫 번째로는 독립미디어 운동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투쟁 속에서의 독립미디어와 지역공동체와 결합된 독립미디어, 그리고 계급대중 속에서 대안적 미디어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을 모아볼 것이다. 두 번째로는 방송 영역이다. 방송영역에 대한 급진적 개입이 무엇인지 살펴보려고 하는데, 위성방송, 공동체라디오, 퍼블릭액세스 채널 등 방송영역에 대한 포괄적인 점검을 해 볼 생각이다. 그런데, 텔레수르가 오지 않게 되어서 남미 쪽 사례를 다루지 못해 조금 아쉽다. 세 번째로는 인터넷 과 뉴미디어 영역을 다루고자 한다. 리벨리온의 사례, 홍콩의 인미디어, 한국에서는 민중언론 참세상과 BASE21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인터넷 대안언론의 과제를 뽑아보려고 한다.
마지막은 종합토론을 진행하는데 앞서 얘기한대로 인터넷 언론의 국제연대, 아시아 사회운동의 공동매체 발행, FTA 대응 문제 등을 심도깊게 논의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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